서이초 사건 2년…‘교권 보호’ 약속 유명무실
입력 2025.07.18 (21:44)
수정 2025.07.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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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서울 서이초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오늘(18일)로 꼭 2년이 됐습니다.
이 사건 이후 교권 5법이 개정됐지만, 교사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미합니다.
지난 5월엔 제주에서 중학교 교사가, 지난해에는 인천에서 특수 교사가 학부모 민원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학부모 민원이 많은 이른바 '학군지'에선 교사들이 근무를 기피해 신규 교사들을 주로 배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요.
서이초 사건 2년, 교권 보호는 왜 제자리걸음인지,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인 A 씨, 최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와의 잇따른 갈등 때문입니다.
조퇴하는 학생을 교문까지 혼자 내보냈다는 이유로, 학생들 앞에서 학부모로부터 삿대질을 당하고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아버지가 감정적으로 굉장히 격해 있으셔서…. 아이가 내려오다가 1초 만에 죽으면 그거 볼 사람 아무도 없다는 거잖아(라고)."]
며칠간 고민하다 학급 소통망을 통해 폭언 등을 삼가달라는 글을 올리자, 학부모가 또 찾아왔습니다.
이번엔 집기를 집어던지면서 폭언 수위가 더 높아졌습니다.
[A 씨-학부모/지난 8일 : "(너무 힘이 들어서 더 이상 자리를….) 이거 봐 또 자기 얘기하니까 또 이러네! (아버님!) 못 나가. 못 나가. 이래놓고 나보고 얌전하게 존중하라고요?"]
서이초 사건 2년이 지났지만, 교사들은 교권 침해를 당해도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악성 민원을 대응하는 교내 '전담팀'도 결국 동료 교사들로 구성되다 보니 같은 가해자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민원 대응팀이라는 걸 꾸리라는 종이만 받았지. 실무적인 훈련이나 이런 과정은 받은 적이 없거든요."]
한국교총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9명꼴로 현재 학교 민원 대응 시스템이 교원 보호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정영화/경기초등교사협회 회장 : "교사들이 바로 1대 1로 민원인을 응대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된다."]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선 교사 개인 연락처 공개를 금지하고 학교 대표 전화로 민원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박미주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서울 서이초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오늘(18일)로 꼭 2년이 됐습니다.
이 사건 이후 교권 5법이 개정됐지만, 교사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미합니다.
지난 5월엔 제주에서 중학교 교사가, 지난해에는 인천에서 특수 교사가 학부모 민원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학부모 민원이 많은 이른바 '학군지'에선 교사들이 근무를 기피해 신규 교사들을 주로 배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요.
서이초 사건 2년, 교권 보호는 왜 제자리걸음인지,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인 A 씨, 최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와의 잇따른 갈등 때문입니다.
조퇴하는 학생을 교문까지 혼자 내보냈다는 이유로, 학생들 앞에서 학부모로부터 삿대질을 당하고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아버지가 감정적으로 굉장히 격해 있으셔서…. 아이가 내려오다가 1초 만에 죽으면 그거 볼 사람 아무도 없다는 거잖아(라고)."]
며칠간 고민하다 학급 소통망을 통해 폭언 등을 삼가달라는 글을 올리자, 학부모가 또 찾아왔습니다.
이번엔 집기를 집어던지면서 폭언 수위가 더 높아졌습니다.
[A 씨-학부모/지난 8일 : "(너무 힘이 들어서 더 이상 자리를….) 이거 봐 또 자기 얘기하니까 또 이러네! (아버님!) 못 나가. 못 나가. 이래놓고 나보고 얌전하게 존중하라고요?"]
서이초 사건 2년이 지났지만, 교사들은 교권 침해를 당해도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악성 민원을 대응하는 교내 '전담팀'도 결국 동료 교사들로 구성되다 보니 같은 가해자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민원 대응팀이라는 걸 꾸리라는 종이만 받았지. 실무적인 훈련이나 이런 과정은 받은 적이 없거든요."]
한국교총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9명꼴로 현재 학교 민원 대응 시스템이 교원 보호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정영화/경기초등교사협회 회장 : "교사들이 바로 1대 1로 민원인을 응대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된다."]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선 교사 개인 연락처 공개를 금지하고 학교 대표 전화로 민원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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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7-18 21: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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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서울 서이초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오늘(18일)로 꼭 2년이 됐습니다.
이 사건 이후 교권 5법이 개정됐지만, 교사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미합니다.
지난 5월엔 제주에서 중학교 교사가, 지난해에는 인천에서 특수 교사가 학부모 민원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학부모 민원이 많은 이른바 '학군지'에선 교사들이 근무를 기피해 신규 교사들을 주로 배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요.
서이초 사건 2년, 교권 보호는 왜 제자리걸음인지,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인 A 씨, 최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와의 잇따른 갈등 때문입니다.
조퇴하는 학생을 교문까지 혼자 내보냈다는 이유로, 학생들 앞에서 학부모로부터 삿대질을 당하고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아버지가 감정적으로 굉장히 격해 있으셔서…. 아이가 내려오다가 1초 만에 죽으면 그거 볼 사람 아무도 없다는 거잖아(라고)."]
며칠간 고민하다 학급 소통망을 통해 폭언 등을 삼가달라는 글을 올리자, 학부모가 또 찾아왔습니다.
이번엔 집기를 집어던지면서 폭언 수위가 더 높아졌습니다.
[A 씨-학부모/지난 8일 : "(너무 힘이 들어서 더 이상 자리를….) 이거 봐 또 자기 얘기하니까 또 이러네! (아버님!) 못 나가. 못 나가. 이래놓고 나보고 얌전하게 존중하라고요?"]
서이초 사건 2년이 지났지만, 교사들은 교권 침해를 당해도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악성 민원을 대응하는 교내 '전담팀'도 결국 동료 교사들로 구성되다 보니 같은 가해자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민원 대응팀이라는 걸 꾸리라는 종이만 받았지. 실무적인 훈련이나 이런 과정은 받은 적이 없거든요."]
한국교총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9명꼴로 현재 학교 민원 대응 시스템이 교원 보호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정영화/경기초등교사협회 회장 : "교사들이 바로 1대 1로 민원인을 응대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된다."]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선 교사 개인 연락처 공개를 금지하고 학교 대표 전화로 민원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박미주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서울 서이초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오늘(18일)로 꼭 2년이 됐습니다.
이 사건 이후 교권 5법이 개정됐지만, 교사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미합니다.
지난 5월엔 제주에서 중학교 교사가, 지난해에는 인천에서 특수 교사가 학부모 민원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학부모 민원이 많은 이른바 '학군지'에선 교사들이 근무를 기피해 신규 교사들을 주로 배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요.
서이초 사건 2년, 교권 보호는 왜 제자리걸음인지,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인 A 씨, 최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와의 잇따른 갈등 때문입니다.
조퇴하는 학생을 교문까지 혼자 내보냈다는 이유로, 학생들 앞에서 학부모로부터 삿대질을 당하고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아버지가 감정적으로 굉장히 격해 있으셔서…. 아이가 내려오다가 1초 만에 죽으면 그거 볼 사람 아무도 없다는 거잖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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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집기를 집어던지면서 폭언 수위가 더 높아졌습니다.
[A 씨-학부모/지난 8일 : "(너무 힘이 들어서 더 이상 자리를….) 이거 봐 또 자기 얘기하니까 또 이러네! (아버님!) 못 나가. 못 나가. 이래놓고 나보고 얌전하게 존중하라고요?"]
서이초 사건 2년이 지났지만, 교사들은 교권 침해를 당해도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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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A 씨/음성변조 : "민원 대응팀이라는 걸 꾸리라는 종이만 받았지. 실무적인 훈련이나 이런 과정은 받은 적이 없거든요."]
한국교총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9명꼴로 현재 학교 민원 대응 시스템이 교원 보호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정영화/경기초등교사협회 회장 : "교사들이 바로 1대 1로 민원인을 응대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된다."]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선 교사 개인 연락처 공개를 금지하고 학교 대표 전화로 민원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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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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