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부터 ‘북한 핵보유국’ 언급 파장…비핵화 목표 흔들리나

입력 2025.01.21 (21:24) 수정 2025.01.2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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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 미국은 많은 위협을 갖고 있지만, 북한은 괜찮아졌습니다.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북한이 엄청난 위협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그는(북한은) '핵보유국(nuclear power)'입니다."]

지난주 미 국방장관 지명자도 북한을 '핵보유국 지위'라고 칭했는데, 같은 표현을 쓴 겁니다.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은 5개 나라뿐입니다.

공인되진 않았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불리는데요.

그동안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선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란 용어도 자제해 왔습니다.

자칫 핵 개발을 용인하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겁니다.

그 배경과 파장을 양민철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은 핵보유국 발언을 하면서 여러 차례 김정은 위원장을 언급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와 아주 친했습니다. 그는 저를 좋아했고 저는 그를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아주 잘 지냈고, 제 생각에 그는 제가 돌아온 것을 기뻐할 겁니다."]

주한미군과의 영상통화에선 김 위원장과 잘 지냈다면서도, '매우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 '터프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잇따라 김 위원장에게 관심을 드러낸 건데, 우선 대화를 시작하자는 신호를 보낸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역대 미국 정부의 '완전한 비핵화' 대신 핵 보유를 일부 용인하고 군축 협상을 하는 이른바 '스몰딜'에 나설 수 있단 우려가 커지는 대목입니다.

이 과정에서 제재 완화 등을 제시할 수 있는데, '북한의 많은 해안선과 엄청난 콘도 개발 잠재력'을 언급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SOC 및 여러 가지 시설을 건설하는 보상 방안을 제공할 수 있다라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김정은 위원장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평가됩니다."]

정부는 북한은 절대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며, 비핵화를 위해 미국 새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지속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외교부 장관 방미 등 고위급 소통도 추진중입니다.

하지만 정치 위기로 대미 외교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어서, 북핵 문제의 중대 국면에서 미국 새 행정부와 소통을 위한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고석훈 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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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임 첫날부터 ‘북한 핵보유국’ 언급 파장…비핵화 목표 흔들리나
    • 입력 2025-01-21 21:24:53
    • 수정2025-01-22 07: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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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 미국은 많은 위협을 갖고 있지만, 북한은 괜찮아졌습니다.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북한이 엄청난 위협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그는(북한은) '핵보유국(nuclear power)'입니다."]

지난주 미 국방장관 지명자도 북한을 '핵보유국 지위'라고 칭했는데, 같은 표현을 쓴 겁니다.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은 5개 나라뿐입니다.

공인되진 않았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불리는데요.

그동안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선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란 용어도 자제해 왔습니다.

자칫 핵 개발을 용인하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겁니다.

그 배경과 파장을 양민철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은 핵보유국 발언을 하면서 여러 차례 김정은 위원장을 언급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와 아주 친했습니다. 그는 저를 좋아했고 저는 그를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아주 잘 지냈고, 제 생각에 그는 제가 돌아온 것을 기뻐할 겁니다."]

주한미군과의 영상통화에선 김 위원장과 잘 지냈다면서도, '매우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 '터프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잇따라 김 위원장에게 관심을 드러낸 건데, 우선 대화를 시작하자는 신호를 보낸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역대 미국 정부의 '완전한 비핵화' 대신 핵 보유를 일부 용인하고 군축 협상을 하는 이른바 '스몰딜'에 나설 수 있단 우려가 커지는 대목입니다.

이 과정에서 제재 완화 등을 제시할 수 있는데, '북한의 많은 해안선과 엄청난 콘도 개발 잠재력'을 언급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SOC 및 여러 가지 시설을 건설하는 보상 방안을 제공할 수 있다라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김정은 위원장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평가됩니다."]

정부는 북한은 절대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며, 비핵화를 위해 미국 새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지속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외교부 장관 방미 등 고위급 소통도 추진중입니다.

하지만 정치 위기로 대미 외교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어서, 북핵 문제의 중대 국면에서 미국 새 행정부와 소통을 위한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고석훈 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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