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열파의 습격…유럽, 6월 폭염 공포

입력 2019.06.27 (18:08) 수정 2019.06.2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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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 초입부터 기세가 맹렬했던 더위가 장맛비로 조금 누그러졌는데요,

유럽에도 때이른 6월 폭염이 덮치면서 프랑스와 스페인 등 곳곳에 폭염 경보가 발령됐고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파리 양민효 특파원 연결합니다.

먼저 폭염 상황부터 알아보죠, 체감하기에 얼마나 덥습니까?

[기자]

이곳 파리는 지금 오전 11시를 넘은 시각인데요. 벌써 기온이 30도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어제 파리 최고기온이 33도였고 오늘도 34도가 예보됐는데요.

프랑스 전국적으로는 39도를 기록한 곳도 있었고요.

최대 40도 이상, 체감온도는 최대 47도에 이르는 더위가 이번 주말까지 계속될 걸로 예상됩니다.

현재 프랑스엔 폭염 경보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황색 경보가 내려졌고, 경보 지역도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비단 프랑스 상황만이 아닌거죠?

유럽 주로 어느 지역에 폭염이 집중된 겁니까?

[기자]

남, 서부 유럽뿐 아니라 거의 유럽 대륙 전역에 걸쳐 폭염의 습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프랑스를 비롯해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선 히트 웨이브, 즉 열파 주의보가 내려졌고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선 기온이 42도까지 치솟으면서 비상에 걸렸습니다.

북유럽도 예외가 아닌데요.

한여름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는 일이 드문 스웨덴을 비롯해 덴마크 일부 지역도 30도 가까이 수은주가 올랐습니다.

6월 기준으로는 프랑스의 경우 1947년이래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될 전망이고, 각국의 기상당국도 6월 최고기온 기록을 갱신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때이른 폭염때문에 각종 피해가 예상되는데, 특히 인명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무엇보다 인명 피해 우려가 가장 큽니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선 노인 3명이 숨졌고요 최악의 경우 올여름 5천 명이 사망할 위험이 있단 경고도 나옵니다.

2003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유럽 전역에 7만 명이 숨지고 그중 만 5천 명의 사망자 피해가 있었던 프랑스에선 당시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며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아녜스 부쟁/프랑스 보건부 장관 : "우리는 (더위를)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정부가 예방조치를 취하더라도 극심한 열기는 노약자나 취약 계층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파리를 비롯한 유럽에는 대중교통이나 학교, 회사 건물에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 많지 않은데요.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오다보면 더위에 기절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조치를 위해 운행이 잠시 중단되는 경우가 이번주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파리 근교와 남부지역 학교에서도 일부 학생들이 단체로 실신하면서 당초 오늘 예정됐던 중학교 졸업시험도 다음달로 연기됐고요.

전국 학교 수백여 곳이 휴교했습니다 직장에서도 재택 근무를 권장하고 있고요.

노약자나 야외 근로자, 노숙자들이 열사병같은 온열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에 비상 점검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곳곳에 분수대나 물안개 시설을 가동해서 도심 열기를 조금이라도 식히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앵커]

산업 분야를 비롯해서 경제 사회적 피해도 상당할 듯 한데, 구체적인 현황이 나왔습니까?

[기자]

경제 사회 부문의 폭염 피해 규모가 아직 구체적으로 산출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3년 폭염 당시 경제적 피해를 보자면 당시 프랑스 국내 총생산이 0.1에서 0.2%P 감소하면서 폭염 여파로 최대 3백억 유로, 우리돈 39조 원대 손실이 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세일기간 유통업계 매출이 전체 9% 감소했고 농작물 피해도 상당해 가격이 20% 넘게 급등했었는데요,

올해는 특히 6월말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고 피해도 늘 전망입니다.

항공과 철도 등 운송분야도 차질이 예상되는데, 여기에 오존 농도가 급증하고 대기 오염물질이 축적되면서 파리와 리옹 등 대도시에 대대적인 차량 운행 제한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파리에선 노후 경유차 뿐만 아니라 3등급 이상 차량들까지 도심 진입이 처음으로 금지됐습니다.

이탈리아 남부 시실리에서는 가뭄에 폭염이 겹치면서 차량 수십 대가 불탔고요,

독일 북부지역엔 고온에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유럽 전역에 때이른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중서부 유럽에 걸친 고기압 여파로 북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엄청나게 뜨거운 열파가 끌어올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달과 8월 기온도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구촌 기후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급격한 기상 이변에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는데요.

유럽연합이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감축안 합의에 실패하면서 지난주엔 독일 탄광 지역에서 시민단체와 환경운동가 등 2천 명이 모여 극렬한 점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기후 변화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거센 폭염 만큼이나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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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열파의 습격…유럽, 6월 폭염 공포
    • 입력 2019-06-27 18:13:04
    • 수정2019-06-27 19: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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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 초입부터 기세가 맹렬했던 더위가 장맛비로 조금 누그러졌는데요,

유럽에도 때이른 6월 폭염이 덮치면서 프랑스와 스페인 등 곳곳에 폭염 경보가 발령됐고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파리 양민효 특파원 연결합니다.

먼저 폭염 상황부터 알아보죠, 체감하기에 얼마나 덥습니까?

[기자]

이곳 파리는 지금 오전 11시를 넘은 시각인데요. 벌써 기온이 30도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어제 파리 최고기온이 33도였고 오늘도 34도가 예보됐는데요.

프랑스 전국적으로는 39도를 기록한 곳도 있었고요.

최대 40도 이상, 체감온도는 최대 47도에 이르는 더위가 이번 주말까지 계속될 걸로 예상됩니다.

현재 프랑스엔 폭염 경보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황색 경보가 내려졌고, 경보 지역도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비단 프랑스 상황만이 아닌거죠?

유럽 주로 어느 지역에 폭염이 집중된 겁니까?

[기자]

남, 서부 유럽뿐 아니라 거의 유럽 대륙 전역에 걸쳐 폭염의 습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프랑스를 비롯해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선 히트 웨이브, 즉 열파 주의보가 내려졌고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선 기온이 42도까지 치솟으면서 비상에 걸렸습니다.

북유럽도 예외가 아닌데요.

한여름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는 일이 드문 스웨덴을 비롯해 덴마크 일부 지역도 30도 가까이 수은주가 올랐습니다.

6월 기준으로는 프랑스의 경우 1947년이래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될 전망이고, 각국의 기상당국도 6월 최고기온 기록을 갱신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때이른 폭염때문에 각종 피해가 예상되는데, 특히 인명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무엇보다 인명 피해 우려가 가장 큽니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선 노인 3명이 숨졌고요 최악의 경우 올여름 5천 명이 사망할 위험이 있단 경고도 나옵니다.

2003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유럽 전역에 7만 명이 숨지고 그중 만 5천 명의 사망자 피해가 있었던 프랑스에선 당시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며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아녜스 부쟁/프랑스 보건부 장관 : "우리는 (더위를)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정부가 예방조치를 취하더라도 극심한 열기는 노약자나 취약 계층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파리를 비롯한 유럽에는 대중교통이나 학교, 회사 건물에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 많지 않은데요.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오다보면 더위에 기절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조치를 위해 운행이 잠시 중단되는 경우가 이번주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파리 근교와 남부지역 학교에서도 일부 학생들이 단체로 실신하면서 당초 오늘 예정됐던 중학교 졸업시험도 다음달로 연기됐고요.

전국 학교 수백여 곳이 휴교했습니다 직장에서도 재택 근무를 권장하고 있고요.

노약자나 야외 근로자, 노숙자들이 열사병같은 온열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에 비상 점검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곳곳에 분수대나 물안개 시설을 가동해서 도심 열기를 조금이라도 식히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앵커]

산업 분야를 비롯해서 경제 사회적 피해도 상당할 듯 한데, 구체적인 현황이 나왔습니까?

[기자]

경제 사회 부문의 폭염 피해 규모가 아직 구체적으로 산출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3년 폭염 당시 경제적 피해를 보자면 당시 프랑스 국내 총생산이 0.1에서 0.2%P 감소하면서 폭염 여파로 최대 3백억 유로, 우리돈 39조 원대 손실이 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세일기간 유통업계 매출이 전체 9% 감소했고 농작물 피해도 상당해 가격이 20% 넘게 급등했었는데요,

올해는 특히 6월말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고 피해도 늘 전망입니다.

항공과 철도 등 운송분야도 차질이 예상되는데, 여기에 오존 농도가 급증하고 대기 오염물질이 축적되면서 파리와 리옹 등 대도시에 대대적인 차량 운행 제한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파리에선 노후 경유차 뿐만 아니라 3등급 이상 차량들까지 도심 진입이 처음으로 금지됐습니다.

이탈리아 남부 시실리에서는 가뭄에 폭염이 겹치면서 차량 수십 대가 불탔고요,

독일 북부지역엔 고온에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유럽 전역에 때이른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중서부 유럽에 걸친 고기압 여파로 북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엄청나게 뜨거운 열파가 끌어올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달과 8월 기온도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구촌 기후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급격한 기상 이변에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는데요.

유럽연합이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감축안 합의에 실패하면서 지난주엔 독일 탄광 지역에서 시민단체와 환경운동가 등 2천 명이 모여 극렬한 점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기후 변화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거센 폭염 만큼이나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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