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무덤에서 약을 했습니다”…중독자, 그리고 회복자

입력 2019.06.27 (06:35) 수정 2019.06.2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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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마약 사범에 대해선 투약과 공급에 관계없이 '구속과 징역'이라는 처벌 일변도의 정책을 펴왔습니다.

하지만, 이 정책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마약의 강한 중독성 때문에 재범이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독의 수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는 한 마약 전과자를 김수연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11명과 운반한 1명 등 모두 13명을 붙잡아 작은 비닐봉투 안에는 5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도 들어 있어..."]

그는 뉴스 속 '마약 사범'이었습니다.

["태국을 아예 살려고 들어갔다가 필로폰을 접하게 되었죠. 그때는 약물이 저를 온통 사로잡았죠."]

2014년 처음 투옥된 후 4번을 더 감옥을 드나드는 사이 그는 마약 판매상이 됐습니다.

["매번 투옥하면서 새로운 마약 '선'을 땄어요. 새로운 마약 하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리고 나중에는 내가 판매자로 가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갈수록 중독의 늪은 깊어졌습니다.

["내하고 투약자들 비슷한 경험 많을 거예요.구속됐을 때는 잠시 잠깐 두려움이 있었지만, 항상 머릿 속에선 그게(마약이) 떠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셔가꼬 그 안에서 처절한 눈물 피눈물을 흘리고 다시 무덤에 찾아가는 데도 내가 그걸 했는데. 자기 자식이 출산을 하는 데도 그걸 못 가고 투약하는 사람 많아예."]

가족도 돈도,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마침내 병원을 찾았습니다.

["처음으로 병원 의사 선생님한테 제가 함 도와주십시오, 정말 인간적으로, 내 힘으론 할 수 없습니다. 저한테는 삶의 정말 생명과 같은 기회였습니다."]

석 달 동안 마약을 끊는데 성공했지만, 이전에 저지른 범죄가 드러나 또다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잡혔는데 경찰이 뭐 그때 사실 좀 두려웠습니다만은 받아들여지더라고요. (형사) 팀장님이 옆에서 지켜보시고 계시다가 아 정말 저보고 하는 말이, 아 정말 중독자 안 같다, 카시더라고요. 자기가 검사님한테 자기가 불구속 그 지휘를 받겠다면서 탄원서까지 써주셨더라고요."]

수 차례 검거됐지만 처음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단약'을 이어온 지 2년 8개월째, 이제 그는 평범한 생활을 꿈꿉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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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 무덤에서 약을 했습니다”…중독자, 그리고 회복자
    • 입력 2019-06-27 06:37:53
    • 수정2019-06-27 06:49:04
    뉴스광장 1부
[앵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마약 사범에 대해선 투약과 공급에 관계없이 '구속과 징역'이라는 처벌 일변도의 정책을 펴왔습니다.

하지만, 이 정책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마약의 강한 중독성 때문에 재범이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독의 수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는 한 마약 전과자를 김수연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11명과 운반한 1명 등 모두 13명을 붙잡아 작은 비닐봉투 안에는 5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도 들어 있어..."]

그는 뉴스 속 '마약 사범'이었습니다.

["태국을 아예 살려고 들어갔다가 필로폰을 접하게 되었죠. 그때는 약물이 저를 온통 사로잡았죠."]

2014년 처음 투옥된 후 4번을 더 감옥을 드나드는 사이 그는 마약 판매상이 됐습니다.

["매번 투옥하면서 새로운 마약 '선'을 땄어요. 새로운 마약 하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리고 나중에는 내가 판매자로 가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갈수록 중독의 늪은 깊어졌습니다.

["내하고 투약자들 비슷한 경험 많을 거예요.구속됐을 때는 잠시 잠깐 두려움이 있었지만, 항상 머릿 속에선 그게(마약이) 떠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셔가꼬 그 안에서 처절한 눈물 피눈물을 흘리고 다시 무덤에 찾아가는 데도 내가 그걸 했는데. 자기 자식이 출산을 하는 데도 그걸 못 가고 투약하는 사람 많아예."]

가족도 돈도,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마침내 병원을 찾았습니다.

["처음으로 병원 의사 선생님한테 제가 함 도와주십시오, 정말 인간적으로, 내 힘으론 할 수 없습니다. 저한테는 삶의 정말 생명과 같은 기회였습니다."]

석 달 동안 마약을 끊는데 성공했지만, 이전에 저지른 범죄가 드러나 또다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잡혔는데 경찰이 뭐 그때 사실 좀 두려웠습니다만은 받아들여지더라고요. (형사) 팀장님이 옆에서 지켜보시고 계시다가 아 정말 저보고 하는 말이, 아 정말 중독자 안 같다, 카시더라고요. 자기가 검사님한테 자기가 불구속 그 지휘를 받겠다면서 탄원서까지 써주셨더라고요."]

수 차례 검거됐지만 처음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단약'을 이어온 지 2년 8개월째, 이제 그는 평범한 생활을 꿈꿉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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