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갈등의 1년…“살려달라” 절절한 호소 [의료대란]①
입력 2025.02.04 (21:40)
수정 2025.02.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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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정 갈등 1년을 맞아 위기에 빠진 의료 현실, 연속 보도로 짚어보겠습니다.
마침, 오늘(4일)은 세계 암의 날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평균 287명이 암에 걸려 77명이 사망합니다.
암은 여전히 부동의 사망 원인 1위인데요.
암 정복을 꿈꾼다지만 지금 우리 의료계 현실은 참담합니다.
1년 전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을 2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의료계와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만 2천여 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고 있고, 의대생들 역시 휴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왔습니다.
암 환자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결국 숨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 실태,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송정아 씨는 지난해 9월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었습니다.
폐 결절이 커지면서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신규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A 대학병원 상담 직원/지난해 6월/음성변조 : "전공의 파업 때문에 기존의 재진 환자분만 진료를 보고 있으시고요. 새롭게 예약을 안 받으세요."]
다른 병원을 예약했지만 다섯 달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수술 시기를 놓친 겁니다.
[송정아/폐암 사망 환자 가족 : "빨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하면 그렇게 갑자기 아버지 본인도 준비 못 하고, 우리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보내 드릴 일은 없었겠죠."]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의 암 수술 건수는 전공의들이 떠난 이후 16% 줄면서 신규 환자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난치성 통증 질환을 앓는 이 30대 남성은 하루에 먹는 약이 40알이 넘습니다.
2주에 한 번 받던 통증 완화 시술도 1년 가까이 못 받았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 "교수님이 지금 입원, 외래, 응급실, 수술 다 보다 보니 그 주사를 놔줄 시간이 없는 거예요. 뼈를 그냥 잘라내는 통증들이 계속 오니까 이게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수술 건수가 의료대란 전의 79%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최종범/아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집에서) 잠이라도 좀 편하게 자고 오자 하다가 새벽 2시 반에서 3시에 콜(전화) 받고 새벽에 오는 거예요. 많게는 한 대여섯 명이 보던 일을 그냥 혼자 하는 거예요."]
지난 1년, 하루하루 불안에 떨던 희귀 질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의정 갈등은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김정애/희귀질환자 부모 : "제가 머리 깎고 그냥 우리 딸 살려달라고 해도 소용없는 걸 많이 느꼈어요. 엄마가 최선을 다하고 우리 최선을 다해서 안 되면 그냥 하나님 곁으로 가자 그러고선 마음먹고 지내요. 그냥."]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 심규일/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박미주
의정 갈등 1년을 맞아 위기에 빠진 의료 현실, 연속 보도로 짚어보겠습니다.
마침, 오늘(4일)은 세계 암의 날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평균 287명이 암에 걸려 77명이 사망합니다.
암은 여전히 부동의 사망 원인 1위인데요.
암 정복을 꿈꾼다지만 지금 우리 의료계 현실은 참담합니다.
1년 전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을 2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의료계와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만 2천여 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고 있고, 의대생들 역시 휴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왔습니다.
암 환자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결국 숨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 실태,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송정아 씨는 지난해 9월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었습니다.
폐 결절이 커지면서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신규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A 대학병원 상담 직원/지난해 6월/음성변조 : "전공의 파업 때문에 기존의 재진 환자분만 진료를 보고 있으시고요. 새롭게 예약을 안 받으세요."]
다른 병원을 예약했지만 다섯 달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수술 시기를 놓친 겁니다.
[송정아/폐암 사망 환자 가족 : "빨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하면 그렇게 갑자기 아버지 본인도 준비 못 하고, 우리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보내 드릴 일은 없었겠죠."]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의 암 수술 건수는 전공의들이 떠난 이후 16% 줄면서 신규 환자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난치성 통증 질환을 앓는 이 30대 남성은 하루에 먹는 약이 40알이 넘습니다.
2주에 한 번 받던 통증 완화 시술도 1년 가까이 못 받았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 "교수님이 지금 입원, 외래, 응급실, 수술 다 보다 보니 그 주사를 놔줄 시간이 없는 거예요. 뼈를 그냥 잘라내는 통증들이 계속 오니까 이게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수술 건수가 의료대란 전의 79%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최종범/아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집에서) 잠이라도 좀 편하게 자고 오자 하다가 새벽 2시 반에서 3시에 콜(전화) 받고 새벽에 오는 거예요. 많게는 한 대여섯 명이 보던 일을 그냥 혼자 하는 거예요."]
지난 1년, 하루하루 불안에 떨던 희귀 질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의정 갈등은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김정애/희귀질환자 부모 : "제가 머리 깎고 그냥 우리 딸 살려달라고 해도 소용없는 걸 많이 느꼈어요. 엄마가 최선을 다하고 우리 최선을 다해서 안 되면 그냥 하나님 곁으로 가자 그러고선 마음먹고 지내요. 그냥."]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 심규일/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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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04 21:40:28
- 수정2025-02-05 00:05:58
[앵커]
의정 갈등 1년을 맞아 위기에 빠진 의료 현실, 연속 보도로 짚어보겠습니다.
마침, 오늘(4일)은 세계 암의 날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평균 287명이 암에 걸려 77명이 사망합니다.
암은 여전히 부동의 사망 원인 1위인데요.
암 정복을 꿈꾼다지만 지금 우리 의료계 현실은 참담합니다.
1년 전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을 2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의료계와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만 2천여 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고 있고, 의대생들 역시 휴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왔습니다.
암 환자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결국 숨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 실태,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송정아 씨는 지난해 9월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었습니다.
폐 결절이 커지면서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신규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A 대학병원 상담 직원/지난해 6월/음성변조 : "전공의 파업 때문에 기존의 재진 환자분만 진료를 보고 있으시고요. 새롭게 예약을 안 받으세요."]
다른 병원을 예약했지만 다섯 달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수술 시기를 놓친 겁니다.
[송정아/폐암 사망 환자 가족 : "빨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하면 그렇게 갑자기 아버지 본인도 준비 못 하고, 우리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보내 드릴 일은 없었겠죠."]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의 암 수술 건수는 전공의들이 떠난 이후 16% 줄면서 신규 환자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난치성 통증 질환을 앓는 이 30대 남성은 하루에 먹는 약이 40알이 넘습니다.
2주에 한 번 받던 통증 완화 시술도 1년 가까이 못 받았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 "교수님이 지금 입원, 외래, 응급실, 수술 다 보다 보니 그 주사를 놔줄 시간이 없는 거예요. 뼈를 그냥 잘라내는 통증들이 계속 오니까 이게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수술 건수가 의료대란 전의 79%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최종범/아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집에서) 잠이라도 좀 편하게 자고 오자 하다가 새벽 2시 반에서 3시에 콜(전화) 받고 새벽에 오는 거예요. 많게는 한 대여섯 명이 보던 일을 그냥 혼자 하는 거예요."]
지난 1년, 하루하루 불안에 떨던 희귀 질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의정 갈등은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김정애/희귀질환자 부모 : "제가 머리 깎고 그냥 우리 딸 살려달라고 해도 소용없는 걸 많이 느꼈어요. 엄마가 최선을 다하고 우리 최선을 다해서 안 되면 그냥 하나님 곁으로 가자 그러고선 마음먹고 지내요. 그냥."]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 심규일/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박미주
의정 갈등 1년을 맞아 위기에 빠진 의료 현실, 연속 보도로 짚어보겠습니다.
마침, 오늘(4일)은 세계 암의 날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평균 287명이 암에 걸려 77명이 사망합니다.
암은 여전히 부동의 사망 원인 1위인데요.
암 정복을 꿈꾼다지만 지금 우리 의료계 현실은 참담합니다.
1년 전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을 2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의료계와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만 2천여 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고 있고, 의대생들 역시 휴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왔습니다.
암 환자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결국 숨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 실태,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송정아 씨는 지난해 9월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었습니다.
폐 결절이 커지면서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신규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A 대학병원 상담 직원/지난해 6월/음성변조 : "전공의 파업 때문에 기존의 재진 환자분만 진료를 보고 있으시고요. 새롭게 예약을 안 받으세요."]
다른 병원을 예약했지만 다섯 달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수술 시기를 놓친 겁니다.
[송정아/폐암 사망 환자 가족 : "빨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하면 그렇게 갑자기 아버지 본인도 준비 못 하고, 우리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보내 드릴 일은 없었겠죠."]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의 암 수술 건수는 전공의들이 떠난 이후 16% 줄면서 신규 환자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난치성 통증 질환을 앓는 이 30대 남성은 하루에 먹는 약이 40알이 넘습니다.
2주에 한 번 받던 통증 완화 시술도 1년 가까이 못 받았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 "교수님이 지금 입원, 외래, 응급실, 수술 다 보다 보니 그 주사를 놔줄 시간이 없는 거예요. 뼈를 그냥 잘라내는 통증들이 계속 오니까 이게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수술 건수가 의료대란 전의 79%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최종범/아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집에서) 잠이라도 좀 편하게 자고 오자 하다가 새벽 2시 반에서 3시에 콜(전화) 받고 새벽에 오는 거예요. 많게는 한 대여섯 명이 보던 일을 그냥 혼자 하는 거예요."]
지난 1년, 하루하루 불안에 떨던 희귀 질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의정 갈등은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김정애/희귀질환자 부모 : "제가 머리 깎고 그냥 우리 딸 살려달라고 해도 소용없는 걸 많이 느꼈어요. 엄마가 최선을 다하고 우리 최선을 다해서 안 되면 그냥 하나님 곁으로 가자 그러고선 마음먹고 지내요.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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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기자:김정은 심규일/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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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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