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테니스협회 관리 단체 지정에 테니스계 반발 “이기흥 회장 독단적 결정”

입력 2024.05.02 (12: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대한체육회, 7일 테니스협회 관리 단체 지정 관련 심의위원회 개최
테니스협회 "관리 단체 지정 받아들일 수 없다"…3일 임시 대의원총회 소집
테니스인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독단적 결정 유감"


수십억 빚더미에 놓여 있는 대한테니스협회가 관리 단체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테니스계의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테니스협회 손영자 회장 직무 대행은 2일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 단체 지정 심의와 관련해 협회 출석 통보를 받았다. 오는 7일 테니스협회 실무진과 함께 참석해 관리 단체 지정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체육회가 테니스협회를 관리 단체로 지정하는 사유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정상적인 협회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테니스협회는 육군사관학교 테니스 코트 운영 문제로 미디어 기업인 미디어윌로부터 현재 약 4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체육회 정관 제12조 1항에는 가맹 단체의 관리 단체 지정 요건으로 5가지 사유가 제시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5번째 '재정 악화 등 기타 사유로 정상적인 사업 수행 불가'가 적용된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30일 테니스협회에 관리 단체 지정 심의위원회 참석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대한체육회는 지난달 30일 테니스협회에 관리 단체 지정 심의위원회 참석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테니스협회 측은 관리 단체 지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자 회장 직무 대행은 "미디어윌과 채무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각급 대표팀 운영과 협회 살림살이에 큰 문제는 없다. 재정적인 문제로 관리 단체로 지정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테니스인들 "이기흥 체육회장의 독단적 결정"

테니스계에서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테니스협회는 지난해 10월 정희균 회장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 된 협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다. 예종석 대한테니스협회 부회장과 곽용운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3명이 후보로 출마했다. 그런데 이기흥 체육회장이 선거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거 중단'을 선언해 버렸다.

당시 일부 국회의원들이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자격을 문제 삼자, 이기흥 회장은 "스포츠 윤리 센터가 과거 3명의 테니스협회장을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가 완결돼 모든 것이 소명될 때까지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발언했다. 이기흥 회장의 발언 이후, 체육회는 즉각 테니스협회에 공문을 보내 선거를 중단시켰다.

이기흥 체육회장이 지난해 10월 24일 국정감사에서 테니스협회 선거와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이기흥 체육회장이 지난해 10월 24일 국정감사에서 테니스협회 선거와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스포츠 윤리센터는 과거 3명의 테니스협회장을 모두 조사한 것이 아닌, 27대 정희균 회장 개인의 비위 사안을 접수해 조사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기흥 회장이 국감장에서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발언을 한 것이다.

선거를 재개할 사유가 발생했으나, 체육회는 이번에는 감사원 감사를 이유로 선거를 또 중단시켰다. 감사 결과를 지켜본 뒤 선거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 결과 또한 지난달 8일 발표됐는데 '실익 없음'으로 종결됐다. 감사원은 "주원홍 전 회장의 비위 혐의에 대해 각종 조사와 제재 절차가 이미 종료됐고, 추가적으로 조치할 근거 대상과 실익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종결 처리했다. 또 곽용운 전 회장과 관련해서도 협회 채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미디어윌의 요구에 대한 미흡한 대응을 조치할 방법이 규정상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의견을 고려해 처분의 실익이 없다고 봤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테니스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3명의 후보들지난해 10월 테니스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3명의 후보들

이기흥 회장이 처음 제기한 스포츠 윤리센터의 조사는 사실 무근이었고, 감사원의 감사 결과조차 실익 없음으로 종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체육회는 선거 재개를 허락하지 않았다. 무려 6개월 넘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선거를 중단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체육회가 아예 관리 단체 지정을 위한 수순으로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김두환 대한테니스협회 정상화 대책 위원장은 "체육회가 선거 재개 사유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중단시켰고, 이번에는 관리 단체 지정으로 몰아가고 있다. 테니스계의 총의를 모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테니스협회는 내일(3일) 오후 2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임시 대의원 총회를 소집해 관리 단체 지정과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대한테니스협회 관리 단체 지정에 테니스계 반발 “이기흥 회장 독단적 결정”
    • 입력 2024-05-02 12:56:39
    단독
<strong>대한체육회, 7일 테니스협회 관리 단체 지정 관련 심의위원회 개최<br /></strong><strong>테니스협회 "관리 단체 지정 받아들일 수 없다"…3일 임시 대의원총회 소집<br /></strong><strong>테니스인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독단적 결정 유감" </strong>

수십억 빚더미에 놓여 있는 대한테니스협회가 관리 단체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테니스계의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테니스협회 손영자 회장 직무 대행은 2일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 단체 지정 심의와 관련해 협회 출석 통보를 받았다. 오는 7일 테니스협회 실무진과 함께 참석해 관리 단체 지정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체육회가 테니스협회를 관리 단체로 지정하는 사유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정상적인 협회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테니스협회는 육군사관학교 테니스 코트 운영 문제로 미디어 기업인 미디어윌로부터 현재 약 4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체육회 정관 제12조 1항에는 가맹 단체의 관리 단체 지정 요건으로 5가지 사유가 제시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5번째 '재정 악화 등 기타 사유로 정상적인 사업 수행 불가'가 적용된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30일 테니스협회에 관리 단체 지정 심의위원회 참석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테니스협회 측은 관리 단체 지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자 회장 직무 대행은 "미디어윌과 채무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각급 대표팀 운영과 협회 살림살이에 큰 문제는 없다. 재정적인 문제로 관리 단체로 지정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테니스인들 "이기흥 체육회장의 독단적 결정"

테니스계에서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테니스협회는 지난해 10월 정희균 회장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 된 협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다. 예종석 대한테니스협회 부회장과 곽용운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3명이 후보로 출마했다. 그런데 이기흥 체육회장이 선거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거 중단'을 선언해 버렸다.

당시 일부 국회의원들이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자격을 문제 삼자, 이기흥 회장은 "스포츠 윤리 센터가 과거 3명의 테니스협회장을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가 완결돼 모든 것이 소명될 때까지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발언했다. 이기흥 회장의 발언 이후, 체육회는 즉각 테니스협회에 공문을 보내 선거를 중단시켰다.

이기흥 체육회장이 지난해 10월 24일 국정감사에서 테니스협회 선거와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스포츠 윤리센터는 과거 3명의 테니스협회장을 모두 조사한 것이 아닌, 27대 정희균 회장 개인의 비위 사안을 접수해 조사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기흥 회장이 국감장에서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발언을 한 것이다.

선거를 재개할 사유가 발생했으나, 체육회는 이번에는 감사원 감사를 이유로 선거를 또 중단시켰다. 감사 결과를 지켜본 뒤 선거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 결과 또한 지난달 8일 발표됐는데 '실익 없음'으로 종결됐다. 감사원은 "주원홍 전 회장의 비위 혐의에 대해 각종 조사와 제재 절차가 이미 종료됐고, 추가적으로 조치할 근거 대상과 실익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종결 처리했다. 또 곽용운 전 회장과 관련해서도 협회 채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미디어윌의 요구에 대한 미흡한 대응을 조치할 방법이 규정상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의견을 고려해 처분의 실익이 없다고 봤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테니스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3명의 후보들
이기흥 회장이 처음 제기한 스포츠 윤리센터의 조사는 사실 무근이었고, 감사원의 감사 결과조차 실익 없음으로 종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체육회는 선거 재개를 허락하지 않았다. 무려 6개월 넘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선거를 중단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체육회가 아예 관리 단체 지정을 위한 수순으로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김두환 대한테니스협회 정상화 대책 위원장은 "체육회가 선거 재개 사유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중단시켰고, 이번에는 관리 단체 지정으로 몰아가고 있다. 테니스계의 총의를 모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테니스협회는 내일(3일) 오후 2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임시 대의원 총회를 소집해 관리 단체 지정과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