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보호용이라더니…‘배우자 외도 적발’ 불법 감청 앱이었다

입력 2025.07.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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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자녀 보호를 위해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앱을 사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능을 악용해 배우자나 연인의 위치 추적은 물론 통화와 문자 내용까지 실시간으로 불법 감청·감시할 수 있는 '악성 앱'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 3명이 적발돼 50대 업체 대표 1명이 구속됐습니다.

일당은 불법 감청이 가능한 악성 앱을 만들어 ‘자녀 보호용’으로 홍보했다. (자료 : 부산경찰청)일당은 불법 감청이 가능한 악성 앱을 만들어 ‘자녀 보호용’으로 홍보했다. (자료 : 부산경찰청)

■ 자녀 보호용? 배우자 외도 감시용!…이혼소송 카페 등에 홍보

악성 앱을 만들고 판매한 50대 업체 대표와 직원 2명은 2019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직접 판매사이트를 운영했습니다.

이들은 '자녀 보호용 위치추적 앱'이라며 합법적인 프로그램인 것처럼 광고하고 영업을 해 왔지만, 이 앱에는 불법 감청이 가능한 기능도 탑재돼 있었습니다.

업체는 판매사이트의 광고와는 달리 실제로는 이혼소송 카페 등을 통해 배우자나 연인의 외도를 감시할 수 있다며 이 '악성 앱'을 홍보하고 고객을 끌어모았습니다.

'악성 앱'을 상대방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그 즉시 실시간 통화와 문자 내용이 별도의 서버에 저장됐고 앱 구매자는 언제든 내려받아 통화 내용을 듣고 문자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이 업체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 등 증거품들 (자료 : 부산경찰청)경찰이 업체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 등 증거품들 (자료 : 부산경찰청)

■ 휴대전화 보호망도 무용지물…거액 이용료 받고 영업

문제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불법으로 감청·감시가 가능한 악성 앱이 설치됐는데도 피해자는 이를 알아차릴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일당은 앱이 설치됐는지 확인할 수 없도록 휴대전화 화면에 '앱 아이콘'이 보이지 않도록 제작했고 백신 프로그램에 탐지가 되지 않게 설치하는 방법까지 구매자들에게 알려줬습니다.

이런 기능을 홍보한 일당은 앱 구매자에게 석 달에 150만 원에서 200만 원을 받고 앱 이용권을 판매했는데 6년 동안 일당이 벌어들인 수익만 27억 원에 달합니다.


■ 불법 수집된 자료만 200만 개…앱 이용자 12명도 불구속 입건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일당이 운영하며 불법으로 수집된 통화와 문자 내용을 저장한 서버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서버에 저장된 위치 정보는 200만 개에 통화 녹음 파일도 12만 개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용자에 대한 수사도 진행해 남성 2명과 여성 10명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수년에 걸쳐 배우자 또는 연인의 통화와 문자 내용을 불법으로 감시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경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어떤 사유로든 타인의 통화 내용을 감청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악성 앱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프로그램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무엇보다 타인이 휴대전화에 저급하지 못하도록 잠금 기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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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보호용이라더니…‘배우자 외도 적발’ 불법 감청 앱이었다
    • 입력 2025-07-22 11: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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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자녀 보호를 위해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앱을 사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능을 악용해 배우자나 연인의 위치 추적은 물론 통화와 문자 내용까지 실시간으로 불법 감청·감시할 수 있는 '악성 앱'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 3명이 적발돼 50대 업체 대표 1명이 구속됐습니다.</strong><br />
일당은 불법 감청이 가능한 악성 앱을 만들어 ‘자녀 보호용’으로 홍보했다. (자료 : 부산경찰청)
■ 자녀 보호용? 배우자 외도 감시용!…이혼소송 카페 등에 홍보

악성 앱을 만들고 판매한 50대 업체 대표와 직원 2명은 2019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직접 판매사이트를 운영했습니다.

이들은 '자녀 보호용 위치추적 앱'이라며 합법적인 프로그램인 것처럼 광고하고 영업을 해 왔지만, 이 앱에는 불법 감청이 가능한 기능도 탑재돼 있었습니다.

업체는 판매사이트의 광고와는 달리 실제로는 이혼소송 카페 등을 통해 배우자나 연인의 외도를 감시할 수 있다며 이 '악성 앱'을 홍보하고 고객을 끌어모았습니다.

'악성 앱'을 상대방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그 즉시 실시간 통화와 문자 내용이 별도의 서버에 저장됐고 앱 구매자는 언제든 내려받아 통화 내용을 듣고 문자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이 업체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 등 증거품들 (자료 : 부산경찰청)
■ 휴대전화 보호망도 무용지물…거액 이용료 받고 영업

문제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불법으로 감청·감시가 가능한 악성 앱이 설치됐는데도 피해자는 이를 알아차릴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일당은 앱이 설치됐는지 확인할 수 없도록 휴대전화 화면에 '앱 아이콘'이 보이지 않도록 제작했고 백신 프로그램에 탐지가 되지 않게 설치하는 방법까지 구매자들에게 알려줬습니다.

이런 기능을 홍보한 일당은 앱 구매자에게 석 달에 150만 원에서 200만 원을 받고 앱 이용권을 판매했는데 6년 동안 일당이 벌어들인 수익만 27억 원에 달합니다.


■ 불법 수집된 자료만 200만 개…앱 이용자 12명도 불구속 입건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일당이 운영하며 불법으로 수집된 통화와 문자 내용을 저장한 서버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서버에 저장된 위치 정보는 200만 개에 통화 녹음 파일도 12만 개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용자에 대한 수사도 진행해 남성 2명과 여성 10명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수년에 걸쳐 배우자 또는 연인의 통화와 문자 내용을 불법으로 감시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경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어떤 사유로든 타인의 통화 내용을 감청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악성 앱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프로그램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무엇보다 타인이 휴대전화에 저급하지 못하도록 잠금 기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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