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는 죽은 엡스타인의 유령이 산 트럼프를 흔들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인신매매와 성착취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2019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 트럼프의 이름이 일명 '엡스타인 파일'에 있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어섭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했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입니다. 제프리 엡스타인이 여는 파티에는 트럼프뿐 아니라 빌 클린턴 대통령, 영국 앤드류 왕자 등 민주당과 공화당은 물론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참석해 왔다는 것은 새삼 새롭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이 갑자기 공론화되는 상황에 대해 " 제프리 엡스타인이 관심을 끌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지루하고 지저분한 일이에요."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엡스타인 사건은 실제로 지저분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을 뒤흔들고 있는 이 사건이 절대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생일을 맞아 보낸 '음란한 편지'를 확인했다며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맞아 만들어진 '특별한 선물'에는 엡스타인 친구들이 보낸 음란한 편지들을 모아서 만든 앨범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도널드 트럼프라는 겁니다.
2006년 제작된 가죽 표지의 앨범에는 나체 여성의 윤곽 안에 여성의 신체 부위를 손으로 그려놓고, 여성의 허리 아래에 도널드라고 사인이 되어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내용은 “생일 축하합니다 — 그리고 매일매일 또 다른 멋진 비밀이 되길 바랍니다.”
트럼프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그림을 그린 적이 없습니다. 여성의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것은 제 언어가 아닙니다. 제 말이 아닙니다.”
이 문서는 민주당이 만든 허위 문서라고 주장하며 즉각 소송을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미 법무부 관계자들은 생일 앨범에 담긴 트럼프 편지와 다른 유명 인사들의 편지가 사건 검토 대상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FBI도 의견을 거부했습니다.

엡스타인과 트럼프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함께 어울렸고,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참석한 사회 행사에서 사진에 찍히기도 했습니다. NBC 아카이브에 보관된 1992년 영상에는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마라라고 별장에서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트럼프가 여성 한 명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고 그녀의 엉덩이를 두드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2002년 뉴욕 매거진에서 트럼프는 “제프와 15년 동안 알고 지냈습니다. 훌륭한 사람이에요,” "그와 함께 있는 것은 정말 재미있어요. 그가 아름다운 여성들을 저만큼이나 좋아한다는 말도 있고, 그중 많은 이들은 젊은 편이에요. 의심의 여지 없이—제프리는 사회적 생활을 즐깁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후 트럼프는 엡스타인이 2008년 미성년자를 성매매에 이용하는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플로리다 교도소에서 복역하며 성범죄자 등록을 하기 전에 그들의 우정이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오래된 음모론에 불을 지핀 것은 오히려 트럼프 법무부의 발표입니다.
미 법무부가 “엡스타인 사건에 대한 추가 자료 공개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자 트럼프의 지지층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주장대로 결백하다면, 사건을 왜 공개하지 못하냐는 여론이 들끓으며 정치권은 폭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는 “음모론자는 입을 다물라는 식의 반응은 충격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사건을 덮으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미 하원의 마이크 존슨 의장 또한 보수 팟캐스트에서 “팸 본디 법무장관이 엡스타인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공화당 내 강성 친트럼프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역시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을 공개하라"고 썼습니다. 그린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비공개 결정을 누구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파일 공개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엡스타인 사건을 조사하던 뉴욕 남부 연방지검 모린 코미 검사는 최근 갑자기 면직을 통보받았다며 공개서한을 남겼습니다.
"예상치 못하게도 어제가 나의 마지막 근무일이었다"
"검찰은 두려움도 편애도 없어야 한다"(Without Fear or Favor)며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이유로, 보복의 두려움이 없이, 그리고 힘 있는 사람에 대한 편애 없이 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진실은 무엇일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마가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 마가 모자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는 동영상을 잇달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조만간 다른 폭탄을 던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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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들 성착취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있나?…요동치는 미국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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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7-18 12:00:20

미국에서는 죽은 엡스타인의 유령이 산 트럼프를 흔들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인신매매와 성착취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2019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 트럼프의 이름이 일명 '엡스타인 파일'에 있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어섭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했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입니다. 제프리 엡스타인이 여는 파티에는 트럼프뿐 아니라 빌 클린턴 대통령, 영국 앤드류 왕자 등 민주당과 공화당은 물론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참석해 왔다는 것은 새삼 새롭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이 갑자기 공론화되는 상황에 대해 " 제프리 엡스타인이 관심을 끌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지루하고 지저분한 일이에요."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엡스타인 사건은 실제로 지저분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을 뒤흔들고 있는 이 사건이 절대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생일을 맞아 보낸 '음란한 편지'를 확인했다며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맞아 만들어진 '특별한 선물'에는 엡스타인 친구들이 보낸 음란한 편지들을 모아서 만든 앨범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도널드 트럼프라는 겁니다.
2006년 제작된 가죽 표지의 앨범에는 나체 여성의 윤곽 안에 여성의 신체 부위를 손으로 그려놓고, 여성의 허리 아래에 도널드라고 사인이 되어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내용은 “생일 축하합니다 — 그리고 매일매일 또 다른 멋진 비밀이 되길 바랍니다.”
트럼프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그림을 그린 적이 없습니다. 여성의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것은 제 언어가 아닙니다. 제 말이 아닙니다.”
이 문서는 민주당이 만든 허위 문서라고 주장하며 즉각 소송을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미 법무부 관계자들은 생일 앨범에 담긴 트럼프 편지와 다른 유명 인사들의 편지가 사건 검토 대상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FBI도 의견을 거부했습니다.

엡스타인과 트럼프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함께 어울렸고,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참석한 사회 행사에서 사진에 찍히기도 했습니다. NBC 아카이브에 보관된 1992년 영상에는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마라라고 별장에서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트럼프가 여성 한 명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고 그녀의 엉덩이를 두드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2002년 뉴욕 매거진에서 트럼프는 “제프와 15년 동안 알고 지냈습니다. 훌륭한 사람이에요,” "그와 함께 있는 것은 정말 재미있어요. 그가 아름다운 여성들을 저만큼이나 좋아한다는 말도 있고, 그중 많은 이들은 젊은 편이에요. 의심의 여지 없이—제프리는 사회적 생활을 즐깁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후 트럼프는 엡스타인이 2008년 미성년자를 성매매에 이용하는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플로리다 교도소에서 복역하며 성범죄자 등록을 하기 전에 그들의 우정이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오래된 음모론에 불을 지핀 것은 오히려 트럼프 법무부의 발표입니다.
미 법무부가 “엡스타인 사건에 대한 추가 자료 공개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자 트럼프의 지지층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주장대로 결백하다면, 사건을 왜 공개하지 못하냐는 여론이 들끓으며 정치권은 폭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는 “음모론자는 입을 다물라는 식의 반응은 충격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사건을 덮으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미 하원의 마이크 존슨 의장 또한 보수 팟캐스트에서 “팸 본디 법무장관이 엡스타인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공화당 내 강성 친트럼프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역시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을 공개하라"고 썼습니다. 그린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비공개 결정을 누구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파일 공개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엡스타인 사건을 조사하던 뉴욕 남부 연방지검 모린 코미 검사는 최근 갑자기 면직을 통보받았다며 공개서한을 남겼습니다.
"예상치 못하게도 어제가 나의 마지막 근무일이었다"
"검찰은 두려움도 편애도 없어야 한다"(Without Fear or Favor)며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이유로, 보복의 두려움이 없이, 그리고 힘 있는 사람에 대한 편애 없이 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진실은 무엇일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마가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 마가 모자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는 동영상을 잇달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조만간 다른 폭탄을 던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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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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