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아열대로 가고 있다

입력 2025.07.10 (17:00) 수정 2025.07.1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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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폭염…"한반도 기후 아열대화 전조"

이른 폭염이 기승이다. 밤낮없는 더위에 국지적인 폭우도 내리고 있다. 마치 동남아 같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되는 전조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지구의 기후는 일반적으로 쾨펜(Köppen) 기후 분류 체계에 따라 열대, 건조, 온대, 냉대, 한대 기후 등으로 나뉜다. 쾨펜의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온대 습윤기후(Cfa)와 냉대기후(Dfa, Dfb) 사이에 위치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많은 지역이 온대에서 아열대 습윤기후(Cfa)로 바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통상적으로 아열대 기후는 월 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인 기후를 뜻한다.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에게 익숙한 사계절의 모습이 크게 달라진다. 국립기상과학원의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2021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1991~2020) 한국의 평균기온은 약 1.6도 상승했다. 특히 겨울철의 최저기온은 3.1도나 높아졌다. 여름은 20일 더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기상청의 기후변화 예상 정보를 보면, 우리나라 국토에서 온대 내륙성 기후형(Dca)에 속했던 3개 지점이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온대 해양성 기후형(Doa)로 바뀌었다. '온대 해양성'이 던 울산 지역은 이미 '아열대 습윤'이 됐다.

지금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가정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SSP 4.5 시나리오>대로 기후변화가 진행될 경우를 살펴봤다. 아열대 기후가 이번 세기 중반 경기 해안과 경상남도로 확장되며, 후반기에는 우리나라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 사회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이 후퇴하면서 탄소배출이 더 늘어나는 상황을 가정한 경우(SSP3-7.0 시나리오)는 더 비관적이다. 강원도를 제외한 남한 대부분의 지역이 이번 세기 후반, 아열대 습윤기후에 진입하는 걸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 억제 목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빈번하게 대발생하고 있는 동양하루살이최근 빈번하게 대발생하고 있는 동양하루살이

■생태계 치명적 영향… 멸종하거나 대발생하거나

아열대화는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립생태원은 온난화가 현재 추세로 진행된다면 산림 생태계에서만 237종의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담수 및 연안 생태계에서도 각각 71종과 4종이 멸종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온 상승에 적응하기 위해 일부 생물은 서식지 북상을 시도할 수 있지만, 온도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 상당수는 절멸할 것이란 게 생태원의 전망이다.

외래종의 유입으로 국내 생태계가 빠르게 교란될 우려도 크다. 이미 뉴트리아나 큰입배스와 같은 외래종들은 기존 토착종을 몰아내고 새로운 우점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국내의 추운 겨울 날씨는 아열대성 외래생물이 정착하는 데 있어 자연적인 장벽 역할을 해왔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겨울철 기온 상승은 이러한 장벽을 허문다.

반면, 특정 생물종은 대발생하는 상황도 찾아오게 된다. 과거에는 대발생 생물종이 주로 농업 분야의 병해충에 국한됐지만, 최근엔 도시 지역에서도 다양한 생물종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됐던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를 비롯해 미국선녀벌레, 동양하루살이, 대벌레 등이 국내에서 최근 대발생한 종이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열대성 전염병의 감염 우려도 나온다. 2024년 7월에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숲모기’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기도 했다. 제주 동백동 습지에서 처음 발견된 ‘숲모기’는 앞으로 더 많은 열대 곤충이 한반도로 유입될 수 있고, 이런 인한 감염병 발생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공심채 김치 (출처 : 만개의 레시피, 요알남Mingstar)공심채 김치 (출처 : 만개의 레시피, 요알남Mingstar)

■사과 사라진 자리에 바나나가…공심채 김치 보급 가능성도

아열대화는 농업과 수산업 분야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이 2022년 발간한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보면 배추와 사과, 배와 같은 기존 작물의 재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사과는 과거 30년간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 제주도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었으나 2090년대에는 국내에서 고품질 사과 재배 가능지가 없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온대기후 과일이 사라지는 자리는 감귤과 망고, 바나나 같은 열대 과일이 채울 거로 보인다. 공심채와 삼채, 강황, 여주 등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아열대 채소의 재배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인의 식단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김치 재료인 배추 대신 아열대 기후에서 나는 공심채(모닝글로리)가 김치 재료로 쓰일 수도 있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일부 지역이나 가정에서는 공심채로 김치를 만드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배추김치에 대한 선호는 미래에도 여전하겠지만, 가격 차이가 상당할 경우 일부 소비자는 공심채 김치를 택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공심채 김치가 우리 밥상에 오르는 미래에는 온대 기후에서 구축된 농촌 경제와 농업 기반 시설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해양 생태계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국립생물자원관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울릉도 인근 해역 조사에서 발견된 어종의 절반 이상이 열대 및 아열대 어종으로 나타났다. 명태 같은 한류성 어종은 점차 사라지고, 고등어나 정어리류와 같은 난류성 어종이 주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해안을 중심으로 하는 해상 가두리 방식의 연안 양식업은 방어 등 일부 열대 어종을 제외하고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광어, 돌돔 등을 대상으로 하는 육상 수조식 양식업은 대상 어종과 규모가 더욱 확대되어 수산물 생산방식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남부와 태국 등에서 자생하는 아열대 식물 '홍가시나무' (출처 : 국립생물자원관)중국 남부와 태국 등에서 자생하는 아열대 식물 '홍가시나무' (출처 : 국립생물자원관)

■온대기후 '소나무' 고사…아파트 조경수도 아열대 나무로

아열대화는 주거 문화에도 변화를 갖고 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택은 햇볕을 잘 받을 수 있는 남향이 선호됐지만, 앞으로는 뜨거운 직사광선을 피하기 위한 단열 설계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단지를 설계할 때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해마다 강수량이 늘고 있어서 아파트의 침수를 예방하기 위한 배수시설의 성능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파트 조경도 변모한다. 조경에 가장 흔하게 쓰였던 소나무는 고온으로 인해 고사하는 경우가 최근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하자 신고가 빈번해지자 건설사들은 소나무 대신 고온 적응력이 강한 아열대 수목을 대신 심는 방안을 내놨다. 얼마 전 입주를 시작한 한 대형 아파트 단지에는 더위에 강한 아열대 식물인 '홍가시나무', '은목서', '만병초' 등가 식재되기도 했다.

사회경제적 갈등 역시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기후대응 시나리오별 분석」에 따르면 농산물 및 수산물의 생산량 감소는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엥겔지수가 높은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배출과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2100년까지 농업은 23.7%의 부가가치 감소를 겪게 된다. 식료품 물가는 2100년 기준으로 9.6%의 생산자 물가 상승이 추가 발생하게 된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비슷한 기후 영향을 겪는 국가 안에서도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기후 피해에 노출되는 정도와 민감성이 다르다"면서 "예전에는 취약계층들이 추위로 겪는 피해가 컸지만,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더위로 인한 점점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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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7-10 18: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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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폭염…"한반도 기후 아열대화 전조"

이른 폭염이 기승이다. 밤낮없는 더위에 국지적인 폭우도 내리고 있다. 마치 동남아 같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되는 전조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지구의 기후는 일반적으로 쾨펜(Köppen) 기후 분류 체계에 따라 열대, 건조, 온대, 냉대, 한대 기후 등으로 나뉜다. 쾨펜의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온대 습윤기후(Cfa)와 냉대기후(Dfa, Dfb) 사이에 위치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많은 지역이 온대에서 아열대 습윤기후(Cfa)로 바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통상적으로 아열대 기후는 월 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인 기후를 뜻한다.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에게 익숙한 사계절의 모습이 크게 달라진다. 국립기상과학원의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2021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1991~2020) 한국의 평균기온은 약 1.6도 상승했다. 특히 겨울철의 최저기온은 3.1도나 높아졌다. 여름은 20일 더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기상청의 기후변화 예상 정보를 보면, 우리나라 국토에서 온대 내륙성 기후형(Dca)에 속했던 3개 지점이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온대 해양성 기후형(Doa)로 바뀌었다. '온대 해양성'이 던 울산 지역은 이미 '아열대 습윤'이 됐다.

지금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가정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SSP 4.5 시나리오>대로 기후변화가 진행될 경우를 살펴봤다. 아열대 기후가 이번 세기 중반 경기 해안과 경상남도로 확장되며, 후반기에는 우리나라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 사회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이 후퇴하면서 탄소배출이 더 늘어나는 상황을 가정한 경우(SSP3-7.0 시나리오)는 더 비관적이다. 강원도를 제외한 남한 대부분의 지역이 이번 세기 후반, 아열대 습윤기후에 진입하는 걸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 억제 목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빈번하게 대발생하고 있는 동양하루살이
■생태계 치명적 영향… 멸종하거나 대발생하거나

아열대화는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립생태원은 온난화가 현재 추세로 진행된다면 산림 생태계에서만 237종의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담수 및 연안 생태계에서도 각각 71종과 4종이 멸종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온 상승에 적응하기 위해 일부 생물은 서식지 북상을 시도할 수 있지만, 온도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 상당수는 절멸할 것이란 게 생태원의 전망이다.

외래종의 유입으로 국내 생태계가 빠르게 교란될 우려도 크다. 이미 뉴트리아나 큰입배스와 같은 외래종들은 기존 토착종을 몰아내고 새로운 우점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국내의 추운 겨울 날씨는 아열대성 외래생물이 정착하는 데 있어 자연적인 장벽 역할을 해왔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겨울철 기온 상승은 이러한 장벽을 허문다.

반면, 특정 생물종은 대발생하는 상황도 찾아오게 된다. 과거에는 대발생 생물종이 주로 농업 분야의 병해충에 국한됐지만, 최근엔 도시 지역에서도 다양한 생물종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됐던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를 비롯해 미국선녀벌레, 동양하루살이, 대벌레 등이 국내에서 최근 대발생한 종이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열대성 전염병의 감염 우려도 나온다. 2024년 7월에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숲모기’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기도 했다. 제주 동백동 습지에서 처음 발견된 ‘숲모기’는 앞으로 더 많은 열대 곤충이 한반도로 유입될 수 있고, 이런 인한 감염병 발생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공심채 김치 (출처 : 만개의 레시피, 요알남Mingstar)
■사과 사라진 자리에 바나나가…공심채 김치 보급 가능성도

아열대화는 농업과 수산업 분야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이 2022년 발간한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보면 배추와 사과, 배와 같은 기존 작물의 재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사과는 과거 30년간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 제주도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었으나 2090년대에는 국내에서 고품질 사과 재배 가능지가 없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온대기후 과일이 사라지는 자리는 감귤과 망고, 바나나 같은 열대 과일이 채울 거로 보인다. 공심채와 삼채, 강황, 여주 등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아열대 채소의 재배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인의 식단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김치 재료인 배추 대신 아열대 기후에서 나는 공심채(모닝글로리)가 김치 재료로 쓰일 수도 있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일부 지역이나 가정에서는 공심채로 김치를 만드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배추김치에 대한 선호는 미래에도 여전하겠지만, 가격 차이가 상당할 경우 일부 소비자는 공심채 김치를 택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공심채 김치가 우리 밥상에 오르는 미래에는 온대 기후에서 구축된 농촌 경제와 농업 기반 시설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해양 생태계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국립생물자원관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울릉도 인근 해역 조사에서 발견된 어종의 절반 이상이 열대 및 아열대 어종으로 나타났다. 명태 같은 한류성 어종은 점차 사라지고, 고등어나 정어리류와 같은 난류성 어종이 주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해안을 중심으로 하는 해상 가두리 방식의 연안 양식업은 방어 등 일부 열대 어종을 제외하고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광어, 돌돔 등을 대상으로 하는 육상 수조식 양식업은 대상 어종과 규모가 더욱 확대되어 수산물 생산방식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남부와 태국 등에서 자생하는 아열대 식물 '홍가시나무' (출처 : 국립생물자원관)
■온대기후 '소나무' 고사…아파트 조경수도 아열대 나무로

아열대화는 주거 문화에도 변화를 갖고 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택은 햇볕을 잘 받을 수 있는 남향이 선호됐지만, 앞으로는 뜨거운 직사광선을 피하기 위한 단열 설계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단지를 설계할 때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해마다 강수량이 늘고 있어서 아파트의 침수를 예방하기 위한 배수시설의 성능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파트 조경도 변모한다. 조경에 가장 흔하게 쓰였던 소나무는 고온으로 인해 고사하는 경우가 최근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하자 신고가 빈번해지자 건설사들은 소나무 대신 고온 적응력이 강한 아열대 수목을 대신 심는 방안을 내놨다. 얼마 전 입주를 시작한 한 대형 아파트 단지에는 더위에 강한 아열대 식물인 '홍가시나무', '은목서', '만병초' 등가 식재되기도 했다.

사회경제적 갈등 역시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기후대응 시나리오별 분석」에 따르면 농산물 및 수산물의 생산량 감소는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엥겔지수가 높은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배출과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2100년까지 농업은 23.7%의 부가가치 감소를 겪게 된다. 식료품 물가는 2100년 기준으로 9.6%의 생산자 물가 상승이 추가 발생하게 된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비슷한 기후 영향을 겪는 국가 안에서도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기후 피해에 노출되는 정도와 민감성이 다르다"면서 "예전에는 취약계층들이 추위로 겪는 피해가 컸지만,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더위로 인한 점점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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