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주면 과태료 100만 원”…서울시, ‘닭둘기’ 와의 전쟁 선포 [이슈픽]

입력 2025.07.03 (18:24) 수정 2025.07.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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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늘도 마주치셨겠죠.

비둘기입니다.

그런데 이 비둘기, 몸값이 상상 이상입니다.

5년 전, 벨기에의 한 경매에서 우리 돈 약 21억 원에 팔린 아주 특별한 비둘긴데요.

유럽과 중화권에서 성행하는 '비둘기 경주'에서 수차례 우승한 챔피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심 비둘기는 사정이 다르죠.

보행로를 점령하고, 배설물로 곳곳을 오염시키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지 오래입니다.

덩치가 크다고 '닭둘기', 쓰레기를 뒤진다고 '쥐둘기'.

조롱 섞인 별명도 많습니다.

급기야 2009년 털 날림과 분변 피해 등을 이유로 유해 야생 동물로 지정됐습니다.

최근엔 배설물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이 검출되기도 했는데요.

[최가회/광주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KBS 뉴스/지난 2월 : "신발이라든지 이런 데 묻어서 사람에게 올 수 있으니까요. 균이 있는 배설물과 접촉을 하면 사람에게도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보는 건 '집비둘기'로 유럽에서 들어온 외래종인데요.

어떻게 들어오게 된 걸까요?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하늘을 수놓은 비둘기 떼.

당시만 해도 평화의 상징이었죠.

하지만, 그 무렵 스포츠 행사 때마다 '집비둘기'를 대거 수입해 방생했고, 그 비둘기들이 천적 없는 한국의 도심에서 빠르게 번식한 겁니다.

실제 '집비둘기'는 서울에만 2019년 7천여 마리에서 4년 새 9천여 마리로 급증했습니다.

관련 민원도 지난해 기준 1400여 건으로 6년 새 3배 넘게 늘었는데요.

서울시가 이달부터 특단의 조치를 꺼내 들었습니다.

광화문광장, 한강공원 등 서울 시내 공공장소 38곳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특히, 쌀 포대 등을 이용한 상습 급여 행위는 집중 단속 대상입니다.

[김원식/광주시 봉선동/KBS 뉴스/지난 2월 : "운동하면서 자주 다니다 보니 먹이 주는 분들이 가끔 있더라고요. 먹이를 안 줘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굶겨 죽이는 방식'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들은 피임 효과가 있는 이른바 '불임 모이'를 줌으로써 자연 감소를 유도하자는 대안도 제시하고 있는데요.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인위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 도심 속 비둘기.

단속과 함께 공존을 위한 해법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최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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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이 주면 과태료 100만 원”…서울시, ‘닭둘기’ 와의 전쟁 선포 [이슈픽]
    • 입력 2025-07-03 18:24:01
    • 수정2025-07-03 18: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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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늘도 마주치셨겠죠.

비둘기입니다.

그런데 이 비둘기, 몸값이 상상 이상입니다.

5년 전, 벨기에의 한 경매에서 우리 돈 약 21억 원에 팔린 아주 특별한 비둘긴데요.

유럽과 중화권에서 성행하는 '비둘기 경주'에서 수차례 우승한 챔피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심 비둘기는 사정이 다르죠.

보행로를 점령하고, 배설물로 곳곳을 오염시키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지 오래입니다.

덩치가 크다고 '닭둘기', 쓰레기를 뒤진다고 '쥐둘기'.

조롱 섞인 별명도 많습니다.

급기야 2009년 털 날림과 분변 피해 등을 이유로 유해 야생 동물로 지정됐습니다.

최근엔 배설물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이 검출되기도 했는데요.

[최가회/광주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KBS 뉴스/지난 2월 : "신발이라든지 이런 데 묻어서 사람에게 올 수 있으니까요. 균이 있는 배설물과 접촉을 하면 사람에게도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보는 건 '집비둘기'로 유럽에서 들어온 외래종인데요.

어떻게 들어오게 된 걸까요?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하늘을 수놓은 비둘기 떼.

당시만 해도 평화의 상징이었죠.

하지만, 그 무렵 스포츠 행사 때마다 '집비둘기'를 대거 수입해 방생했고, 그 비둘기들이 천적 없는 한국의 도심에서 빠르게 번식한 겁니다.

실제 '집비둘기'는 서울에만 2019년 7천여 마리에서 4년 새 9천여 마리로 급증했습니다.

관련 민원도 지난해 기준 1400여 건으로 6년 새 3배 넘게 늘었는데요.

서울시가 이달부터 특단의 조치를 꺼내 들었습니다.

광화문광장, 한강공원 등 서울 시내 공공장소 38곳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특히, 쌀 포대 등을 이용한 상습 급여 행위는 집중 단속 대상입니다.

[김원식/광주시 봉선동/KBS 뉴스/지난 2월 : "운동하면서 자주 다니다 보니 먹이 주는 분들이 가끔 있더라고요. 먹이를 안 줘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굶겨 죽이는 방식'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들은 피임 효과가 있는 이른바 '불임 모이'를 줌으로써 자연 감소를 유도하자는 대안도 제시하고 있는데요.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인위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 도심 속 비둘기.

단속과 함께 공존을 위한 해법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최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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