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이번 전쟁, 주인공은 나야 나!”…전격 휴전 이뤄낸 트럼프
입력 2025.06.25 (15:21)
수정 2025.06.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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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격적인 휴전 합의에서 승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12일 만에 갑작스럽게 봉합됐습니다.
휴전 소식을 발표한 건 또, 트럼프 대통령이었어요?
[기자]
네, 이스라엘도, 이란도 아닌 깜짝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의 손끝에서 나왔습니다.
휴전 합의 소식을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에 제일 먼저 공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영어 대문자로 "모두 축하합니다"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기로 하는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는데요.
그야말로 통념을 벗어난 깜짝 발표이자, 사실상 이스라엘과 이란을 향한 통보에 가깝습니다.
직전까지 미국 주요 언론은 물론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란 측 그 어디에서도, 양국이 물밑에서 휴전하려고 의견을 교환한다, 이런 흐름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또 대면 협상이나 휴전 합의서 공개도 없었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정말 그동안의 통념과는 많이 다른 거 같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깜짝 발표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거 아닐까요?
[기자]
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휴전 발표에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이게 다 내 덕분이다' 이렇게 공을 내세우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서 "양국이 거의 동시에 내게 다가와서는 '평화'를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이 (휴전 및 종전에) 적기임을 알았다"고 썼는데요.
들여다보면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컸냐를 부각하고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현지 시각 21일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는데요.
미군이 공격에 나선 뒤에 휴전 합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결국은 미국이 해냈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휴전 발표 자체가 이스라엘과 이란에게 즉각 화해에 나서라는 일종의 압박이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서로 갈등을 멈추려는 분위기를 읽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발표하고, 양측이 이걸 따르는, 이런 모양새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휴전 합의 발표와 달리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휴전을 마지못해 수용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을 향해 "휴전은 이제 발표됐다. 위반하지 마라!"며 은근한 압박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트럼프의 자화자찬, 사실 아주 근거가 없진 않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수십 년간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갈등을 지속해 온 두 나라가, 어찌 됐든 트럼프 대통령의 강권적인 중재를 받아들였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더욱이 이번 휴전안에 따라 양국이 휴전하고, 두 시간 전쯤 공식적으로 종전을 이루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중동에 '평화의 시기'가 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중동의 최대 앙숙 간의 싸움에 마침표를 찍은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된 건데요.
먼저 외교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재를 붙이거나 또는 직접 설득에 나서서 이번 휴전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직접 설득에 나섰고, 이란에 대해선 중재자로 카타르를 내세우는 외교적 수완을 발휘했는데요.
'갈등 조정자'라는 존재감을 뽐낸 건 물론 집권 2기 취임 5개월여 만에 이뤄낸 역사적 성과라는 자랑거리도 생긴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그동안 자신이 내세워온 '힘을 통한 평화'의 위력을 과시했는데요.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외교 정책 기조인데, 이란을 상대로 이걸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이란이 최후의 보루로 여기던 핵무기 개발에 타격을 입히면 결국 휴전을 선택할 것이라는 걸 간파하고, 공습을 밀어붙인 겁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 "이제 이란은 보유한 장비로는 핵무기를 개발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부숴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12일간의 전쟁은 지역 전체에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동안의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보면 이란과 이스라엘이 이대로 잠자코 평화를 유지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대 변수는 뭐니 뭐니 해도 이란일 텐데요.
이란이 휴전을 받아들인 것이 궁지에서 일단 벗어나기 위한 전술적 후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군의 타격에도 실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이미 나왔습니다.
이란이 다시 핵 프로그램을 정비해 가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인데요.
또 이란과 이스라엘은 종교적·문화적으로 적대감이 아주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영원히'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이번 휴전, 여러모로 위태위태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 제작:김현갑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격적인 휴전 합의에서 승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12일 만에 갑작스럽게 봉합됐습니다.
휴전 소식을 발표한 건 또, 트럼프 대통령이었어요?
[기자]
네, 이스라엘도, 이란도 아닌 깜짝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의 손끝에서 나왔습니다.
휴전 합의 소식을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에 제일 먼저 공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영어 대문자로 "모두 축하합니다"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기로 하는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는데요.
그야말로 통념을 벗어난 깜짝 발표이자, 사실상 이스라엘과 이란을 향한 통보에 가깝습니다.
직전까지 미국 주요 언론은 물론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란 측 그 어디에서도, 양국이 물밑에서 휴전하려고 의견을 교환한다, 이런 흐름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또 대면 협상이나 휴전 합의서 공개도 없었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정말 그동안의 통념과는 많이 다른 거 같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깜짝 발표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거 아닐까요?
[기자]
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휴전 발표에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이게 다 내 덕분이다' 이렇게 공을 내세우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서 "양국이 거의 동시에 내게 다가와서는 '평화'를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이 (휴전 및 종전에) 적기임을 알았다"고 썼는데요.
들여다보면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컸냐를 부각하고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현지 시각 21일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는데요.
미군이 공격에 나선 뒤에 휴전 합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결국은 미국이 해냈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휴전 발표 자체가 이스라엘과 이란에게 즉각 화해에 나서라는 일종의 압박이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서로 갈등을 멈추려는 분위기를 읽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발표하고, 양측이 이걸 따르는, 이런 모양새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휴전 합의 발표와 달리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휴전을 마지못해 수용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을 향해 "휴전은 이제 발표됐다. 위반하지 마라!"며 은근한 압박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트럼프의 자화자찬, 사실 아주 근거가 없진 않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수십 년간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갈등을 지속해 온 두 나라가, 어찌 됐든 트럼프 대통령의 강권적인 중재를 받아들였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더욱이 이번 휴전안에 따라 양국이 휴전하고, 두 시간 전쯤 공식적으로 종전을 이루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중동에 '평화의 시기'가 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중동의 최대 앙숙 간의 싸움에 마침표를 찍은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된 건데요.
먼저 외교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재를 붙이거나 또는 직접 설득에 나서서 이번 휴전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직접 설득에 나섰고, 이란에 대해선 중재자로 카타르를 내세우는 외교적 수완을 발휘했는데요.
'갈등 조정자'라는 존재감을 뽐낸 건 물론 집권 2기 취임 5개월여 만에 이뤄낸 역사적 성과라는 자랑거리도 생긴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그동안 자신이 내세워온 '힘을 통한 평화'의 위력을 과시했는데요.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외교 정책 기조인데, 이란을 상대로 이걸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이란이 최후의 보루로 여기던 핵무기 개발에 타격을 입히면 결국 휴전을 선택할 것이라는 걸 간파하고, 공습을 밀어붙인 겁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 "이제 이란은 보유한 장비로는 핵무기를 개발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부숴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12일간의 전쟁은 지역 전체에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동안의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보면 이란과 이스라엘이 이대로 잠자코 평화를 유지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대 변수는 뭐니 뭐니 해도 이란일 텐데요.
이란이 휴전을 받아들인 것이 궁지에서 일단 벗어나기 위한 전술적 후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군의 타격에도 실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이미 나왔습니다.
이란이 다시 핵 프로그램을 정비해 가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인데요.
또 이란과 이스라엘은 종교적·문화적으로 적대감이 아주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영원히'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이번 휴전, 여러모로 위태위태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 제작: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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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6-25 15:21:50
- 수정2025-06-25 15: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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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의 전격적인 휴전 합의에서 승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12일 만에 갑작스럽게 봉합됐습니다.
휴전 소식을 발표한 건 또, 트럼프 대통령이었어요?
[기자]
네, 이스라엘도, 이란도 아닌 깜짝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의 손끝에서 나왔습니다.
휴전 합의 소식을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에 제일 먼저 공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영어 대문자로 "모두 축하합니다"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기로 하는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는데요.
그야말로 통념을 벗어난 깜짝 발표이자, 사실상 이스라엘과 이란을 향한 통보에 가깝습니다.
직전까지 미국 주요 언론은 물론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란 측 그 어디에서도, 양국이 물밑에서 휴전하려고 의견을 교환한다, 이런 흐름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또 대면 협상이나 휴전 합의서 공개도 없었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정말 그동안의 통념과는 많이 다른 거 같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깜짝 발표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거 아닐까요?
[기자]
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휴전 발표에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이게 다 내 덕분이다' 이렇게 공을 내세우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서 "양국이 거의 동시에 내게 다가와서는 '평화'를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이 (휴전 및 종전에) 적기임을 알았다"고 썼는데요.
들여다보면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컸냐를 부각하고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현지 시각 21일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는데요.
미군이 공격에 나선 뒤에 휴전 합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결국은 미국이 해냈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휴전 발표 자체가 이스라엘과 이란에게 즉각 화해에 나서라는 일종의 압박이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서로 갈등을 멈추려는 분위기를 읽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발표하고, 양측이 이걸 따르는, 이런 모양새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휴전 합의 발표와 달리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휴전을 마지못해 수용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을 향해 "휴전은 이제 발표됐다. 위반하지 마라!"며 은근한 압박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트럼프의 자화자찬, 사실 아주 근거가 없진 않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수십 년간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갈등을 지속해 온 두 나라가, 어찌 됐든 트럼프 대통령의 강권적인 중재를 받아들였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더욱이 이번 휴전안에 따라 양국이 휴전하고, 두 시간 전쯤 공식적으로 종전을 이루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중동에 '평화의 시기'가 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중동의 최대 앙숙 간의 싸움에 마침표를 찍은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된 건데요.
먼저 외교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재를 붙이거나 또는 직접 설득에 나서서 이번 휴전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직접 설득에 나섰고, 이란에 대해선 중재자로 카타르를 내세우는 외교적 수완을 발휘했는데요.
'갈등 조정자'라는 존재감을 뽐낸 건 물론 집권 2기 취임 5개월여 만에 이뤄낸 역사적 성과라는 자랑거리도 생긴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그동안 자신이 내세워온 '힘을 통한 평화'의 위력을 과시했는데요.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외교 정책 기조인데, 이란을 상대로 이걸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이란이 최후의 보루로 여기던 핵무기 개발에 타격을 입히면 결국 휴전을 선택할 것이라는 걸 간파하고, 공습을 밀어붙인 겁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 "이제 이란은 보유한 장비로는 핵무기를 개발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부숴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12일간의 전쟁은 지역 전체에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동안의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보면 이란과 이스라엘이 이대로 잠자코 평화를 유지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대 변수는 뭐니 뭐니 해도 이란일 텐데요.
이란이 휴전을 받아들인 것이 궁지에서 일단 벗어나기 위한 전술적 후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군의 타격에도 실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이미 나왔습니다.
이란이 다시 핵 프로그램을 정비해 가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인데요.
또 이란과 이스라엘은 종교적·문화적으로 적대감이 아주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영원히'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이번 휴전, 여러모로 위태위태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 제작:김현갑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격적인 휴전 합의에서 승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12일 만에 갑작스럽게 봉합됐습니다.
휴전 소식을 발표한 건 또, 트럼프 대통령이었어요?
[기자]
네, 이스라엘도, 이란도 아닌 깜짝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의 손끝에서 나왔습니다.
휴전 합의 소식을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에 제일 먼저 공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영어 대문자로 "모두 축하합니다"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기로 하는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는데요.
그야말로 통념을 벗어난 깜짝 발표이자, 사실상 이스라엘과 이란을 향한 통보에 가깝습니다.
직전까지 미국 주요 언론은 물론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란 측 그 어디에서도, 양국이 물밑에서 휴전하려고 의견을 교환한다, 이런 흐름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또 대면 협상이나 휴전 합의서 공개도 없었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정말 그동안의 통념과는 많이 다른 거 같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깜짝 발표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거 아닐까요?
[기자]
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휴전 발표에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이게 다 내 덕분이다' 이렇게 공을 내세우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서 "양국이 거의 동시에 내게 다가와서는 '평화'를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이 (휴전 및 종전에) 적기임을 알았다"고 썼는데요.
들여다보면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컸냐를 부각하고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현지 시각 21일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는데요.
미군이 공격에 나선 뒤에 휴전 합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결국은 미국이 해냈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휴전 발표 자체가 이스라엘과 이란에게 즉각 화해에 나서라는 일종의 압박이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서로 갈등을 멈추려는 분위기를 읽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발표하고, 양측이 이걸 따르는, 이런 모양새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휴전 합의 발표와 달리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휴전을 마지못해 수용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을 향해 "휴전은 이제 발표됐다. 위반하지 마라!"며 은근한 압박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트럼프의 자화자찬, 사실 아주 근거가 없진 않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수십 년간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갈등을 지속해 온 두 나라가, 어찌 됐든 트럼프 대통령의 강권적인 중재를 받아들였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더욱이 이번 휴전안에 따라 양국이 휴전하고, 두 시간 전쯤 공식적으로 종전을 이루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중동에 '평화의 시기'가 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중동의 최대 앙숙 간의 싸움에 마침표를 찍은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된 건데요.
먼저 외교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재를 붙이거나 또는 직접 설득에 나서서 이번 휴전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직접 설득에 나섰고, 이란에 대해선 중재자로 카타르를 내세우는 외교적 수완을 발휘했는데요.
'갈등 조정자'라는 존재감을 뽐낸 건 물론 집권 2기 취임 5개월여 만에 이뤄낸 역사적 성과라는 자랑거리도 생긴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그동안 자신이 내세워온 '힘을 통한 평화'의 위력을 과시했는데요.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외교 정책 기조인데, 이란을 상대로 이걸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이란이 최후의 보루로 여기던 핵무기 개발에 타격을 입히면 결국 휴전을 선택할 것이라는 걸 간파하고, 공습을 밀어붙인 겁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 "이제 이란은 보유한 장비로는 핵무기를 개발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부숴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12일간의 전쟁은 지역 전체에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동안의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보면 이란과 이스라엘이 이대로 잠자코 평화를 유지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대 변수는 뭐니 뭐니 해도 이란일 텐데요.
이란이 휴전을 받아들인 것이 궁지에서 일단 벗어나기 위한 전술적 후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군의 타격에도 실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이미 나왔습니다.
이란이 다시 핵 프로그램을 정비해 가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인데요.
또 이란과 이스라엘은 종교적·문화적으로 적대감이 아주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영원히'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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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김주은 추예빈/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 제작: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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