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지배자 ‘광섬유 드론’…러시아 진격의 비밀?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5.06.23 (16:42) 수정 2025.06.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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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으로 침입한 외계 드론을 피해 몸을 숨기고 드론이 나간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주인공. SF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는 일상이 됐습니다.

적군의 은신처까지 다가와 공격 대상을 찾을 때까지 주변을 맴도는 공포의 드론은 굵기 0.2 밀리미터의 가느다란 광섬유 케이블에 연결돼 있습니다. 무선 신호에 의존하지 않는 '광섬유 (fiber optic) 드론'입니다.

드론의 활용도를 극대화해 현대전의 개념을 바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요즘은 광섬유 드론이 새로운 전장의 지배자가 됐습니다.

■ 유선 '광섬유 드론' 위력은 어디서?

유선으로 제어돼 전파 방해 내성을 갖고 있다는 게 광섬유 드론의 최대 강점입니다. 전투 전력의 대세가 된 드론을 막기 위한 전자전(Electronic Warfare, EW)마저 무력화시킨 것입니다.

광섬유 케이블 외의 구성은 여느 공격 드론과 다르지 않습니다. 4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본체(Quadcopter)에 자폭 장치와 1인칭 시점(First Person View, FPV) 영상 송수신 장치가 장착돼 있고, 케이블은 출격할 때만 매달아 사용합니다.

케이블 하나 달았을 뿐인데 광섬유 드론의 전투력은 차원이 다릅니다. 케이블이 끊어지지 않는 한 전파 방해라는 장애물 없이 어디든 접근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이 길어 사정거리도 20킬로미터에 달합니다. 반면, 적은 이 드론을 총으로 사격하는 것 말고는 마땅한 방어 수단이 없습니다. 전파 방해도 소용없는 광섬유 드론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워져야 식별이 가능한데 그땐 이미 대응하기엔 늦습니다. 먼저 다가가 케이블을 끊기는 더더욱 어렵고 위험합니다.

최근 독일 매체 '벨트(Welt)' 취재진은 러시아 점령지인 도네츠크 전선에 들어가 광섬유 드론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화면으로 생생히 보여줬습니다. 전장에 도착하자마자 러시아군의 광섬유 드론을 맞닥뜨린 벨트 취재진은 극도의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이브라힘 나베르 / 벨트 기자
"비포장 길을 따라 걷던 중 우리를 이끌던 병사가 '드론! 드론!'이라고 소리쳤다. '윙윙' 거리는 소리가 다가왔다.
나도 군인들을 따라 숲으로 뛰어들었다. 무섭다. 드론이 나를 볼 수 있을까? '윙윙'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러시아 드론이 우리를 찾고 있었다.

바로 그때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 한대가 옆을 지나가자, 우리를 포위하던 드론 중 한대가 그쪽으로 따라붙었다.
얼마 후 차량이 공격받는 폭발음이 들렸고, 나머지 드론 한 대는 여전히 우리 위를 맴돌고 있었다.
들판으로 한 걸음만 내디뎌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우크라이나군과 벨트 취재진이 러시아군 광섬유 드론을 피해 숲속에서 촬영한 영상 캡처 (출처 : Welt)우크라이나군과 벨트 취재진이 러시아군 광섬유 드론을 피해 숲속에서 촬영한 영상 캡처 (출처 : Welt)

숲으로 피신한 이브라힘 나베르 벨트 기자  (출처 : Welt)숲으로 피신한 이브라힘 나베르 벨트 기자 (출처 : Welt)

우크라이나 최전선 취재가 처음이 아니라는 벨트 취재진은 전쟁의 양상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습니다. 광섬유 드론이 등장하면서 바뀐 상황을 경험한 것입니다.

광섬유 드론을 전쟁에 먼저 투입한 건 러시아였습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시험 운용한 광섬유 드론을 앞세워 몇 달 전부터 주요 전선에서 광범위한 파괴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군의 설명입니다.

■ 전술 체계 뒤바꿔…"쿠르스크 탈환에 결정적 역할"

적진 깊숙이 상시 출격이 가능한 광섬유 드론이란 존재로 인해 기갑여단이나 박격포 부대 같은 핵심 육군 전력도 임무 수행에 제약이 커졌습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군인들이 진격하는 기습 공격보다는 은폐하며 수시로 드론을 보내 상대를 지치게 하고 움직임이 감지되면 타격하는 쪽으로 전술이 바뀐 것으로 전해집니다.

군사 분석가 구스타프 그러셀은 벨트에 "드론과 드론 방어는 이제 모든 군부대의 전술적 행동을 좌우한다"고 말했습니다.

킷 / 우크라이나 루바트 여단 드론 팀
"광섬유 드론이 등장한 올해 드론 전쟁이 다시 격화됐습니다. 더는 누구도 탁 트인 들판에서 오래 있을 수 없습니다. 드론이 당신을 사냥할 겁니다."

토르스 / 우크라이나 루바트 여단 드론 팀
"이 전쟁에서 지금처럼 드론이 전선에 이렇게 많은 수와 밀도로 나타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빼앗겼던 쿠르스크를 북한 파병군 지원에 힘입어 탈환했다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광섬유 드론이 러시아군의 쿠르스크 진격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는 드론 전력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술 경쟁에서 러시아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면서 주요 전장의 전세를 뒤집는 데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광섬유 드론은 우크라이나로선 뼈아픈 부분입니다. 우크라이나 정예부대들도 광섬유 드론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기술에 뒤처져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남은 광섬유 드론 흔적들. 광섬유 케이블은 목표물 타격 후에야 끊어져 떨어지는데 전쟁터가 거대한 거미줄로 뒤덮인 듯 보이는 영상이 공개되자 환경오염 등 2차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출처 : 소셜미디어 X)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남은 광섬유 드론 흔적들. 광섬유 케이블은 목표물 타격 후에야 끊어져 떨어지는데 전쟁터가 거대한 거미줄로 뒤덮인 듯 보이는 영상이 공개되자 환경오염 등 2차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출처 : 소셜미디어 X)

최근에서야 광섬유 드론을 대량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우크라이나로선 여전히 러시아의 물량 공세가 버겁습니다. 광섬유 드론을 1대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500유로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광섬유 드론은 로켓이나 포탄 등 기타 여러 자원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진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비대칭 전력의 핵심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 장관은 자국 내 약 10개 업체가 개발하고 있다면서 "광섬유 드론이 올해 말까지는 전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기존 기술 접목한 진화…AI 없어도 강해진 드론

광섬유 드론에 고전 중인 우크라이나가 준비 중인 카드는 'AI 드론'입니다. 독일이 개발한 HX-2는 인공지능 기술로 표적을 선택하고 사람의 통제 없이도 작동합니다. 러-우 전쟁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적의 방공망을 피해 스스로 표적을 찾고 신호가 끊겨도 표적을 향해 계속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AI 드론 개발의 최종 목표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AI 드론 개발과 관련해 "올해 안에 작은 혁명을 일으킬 준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개발자들이 바라는 AI 드론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거나 시간이 꽤 걸린다는 회의론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독일 업체 헬싱(Helsing)이 개발한 AI 드론 HX-2. 100킬로미터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dpa)독일 업체 헬싱(Helsing)이 개발한 AI 드론 HX-2. 100킬로미터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dpa)

다만, 특기할 점은 광섬유처럼 기존에 쓰여온 기술을 접목한 드론의 진화가 실전 실험을 통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러시아 본토 공군 기지를 기습한 '거미줄 작전(Spider Web Operation )'에 투입된 드론에도 18년 전 취미용으로 개발된 특별한 것 없는 기술이 쓰였습니다. 거미줄 작전에 자신이 개발한 오픈 소스 드론 자동 조종 소프트웨어 '아두파일럿(ArduPilot)'이 사용됐다고 밝힌 호르디 무뇨스와 제이슨 숏은 "이런 결과는 100만 년이 지나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저 비행 로봇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3년 넘게 지속된 전쟁.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진 전쟁터에서는 값싸게 전쟁의 개념을 뒤바꾸는 무서운 기술의 진보가 말없이 이어져 왔고, 바로 이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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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장의 지배자 ‘광섬유 드론’…러시아 진격의 비밀? [특파원 리포트]
    • 입력 2025-06-23 16:42:48
    • 수정2025-06-23 16: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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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으로 침입한 외계 드론을 피해 몸을 숨기고 드론이 나간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주인공. SF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는 일상이 됐습니다.

적군의 은신처까지 다가와 공격 대상을 찾을 때까지 주변을 맴도는 공포의 드론은 굵기 0.2 밀리미터의 가느다란 광섬유 케이블에 연결돼 있습니다. 무선 신호에 의존하지 않는 '광섬유 (fiber optic) 드론'입니다.

드론의 활용도를 극대화해 현대전의 개념을 바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요즘은 광섬유 드론이 새로운 전장의 지배자가 됐습니다.

■ 유선 '광섬유 드론' 위력은 어디서?

유선으로 제어돼 전파 방해 내성을 갖고 있다는 게 광섬유 드론의 최대 강점입니다. 전투 전력의 대세가 된 드론을 막기 위한 전자전(Electronic Warfare, EW)마저 무력화시킨 것입니다.

광섬유 케이블 외의 구성은 여느 공격 드론과 다르지 않습니다. 4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본체(Quadcopter)에 자폭 장치와 1인칭 시점(First Person View, FPV) 영상 송수신 장치가 장착돼 있고, 케이블은 출격할 때만 매달아 사용합니다.

케이블 하나 달았을 뿐인데 광섬유 드론의 전투력은 차원이 다릅니다. 케이블이 끊어지지 않는 한 전파 방해라는 장애물 없이 어디든 접근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이 길어 사정거리도 20킬로미터에 달합니다. 반면, 적은 이 드론을 총으로 사격하는 것 말고는 마땅한 방어 수단이 없습니다. 전파 방해도 소용없는 광섬유 드론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워져야 식별이 가능한데 그땐 이미 대응하기엔 늦습니다. 먼저 다가가 케이블을 끊기는 더더욱 어렵고 위험합니다.

최근 독일 매체 '벨트(Welt)' 취재진은 러시아 점령지인 도네츠크 전선에 들어가 광섬유 드론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화면으로 생생히 보여줬습니다. 전장에 도착하자마자 러시아군의 광섬유 드론을 맞닥뜨린 벨트 취재진은 극도의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이브라힘 나베르 / 벨트 기자
"비포장 길을 따라 걷던 중 우리를 이끌던 병사가 '드론! 드론!'이라고 소리쳤다. '윙윙' 거리는 소리가 다가왔다.
나도 군인들을 따라 숲으로 뛰어들었다. 무섭다. 드론이 나를 볼 수 있을까? '윙윙'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러시아 드론이 우리를 찾고 있었다.

바로 그때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 한대가 옆을 지나가자, 우리를 포위하던 드론 중 한대가 그쪽으로 따라붙었다.
얼마 후 차량이 공격받는 폭발음이 들렸고, 나머지 드론 한 대는 여전히 우리 위를 맴돌고 있었다.
들판으로 한 걸음만 내디뎌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우크라이나군과 벨트 취재진이 러시아군 광섬유 드론을 피해 숲속에서 촬영한 영상 캡처 (출처 : Welt)
숲으로 피신한 이브라힘 나베르 벨트 기자  (출처 : Welt)
우크라이나 최전선 취재가 처음이 아니라는 벨트 취재진은 전쟁의 양상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습니다. 광섬유 드론이 등장하면서 바뀐 상황을 경험한 것입니다.

광섬유 드론을 전쟁에 먼저 투입한 건 러시아였습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시험 운용한 광섬유 드론을 앞세워 몇 달 전부터 주요 전선에서 광범위한 파괴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군의 설명입니다.

■ 전술 체계 뒤바꿔…"쿠르스크 탈환에 결정적 역할"

적진 깊숙이 상시 출격이 가능한 광섬유 드론이란 존재로 인해 기갑여단이나 박격포 부대 같은 핵심 육군 전력도 임무 수행에 제약이 커졌습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군인들이 진격하는 기습 공격보다는 은폐하며 수시로 드론을 보내 상대를 지치게 하고 움직임이 감지되면 타격하는 쪽으로 전술이 바뀐 것으로 전해집니다.

군사 분석가 구스타프 그러셀은 벨트에 "드론과 드론 방어는 이제 모든 군부대의 전술적 행동을 좌우한다"고 말했습니다.

킷 / 우크라이나 루바트 여단 드론 팀
"광섬유 드론이 등장한 올해 드론 전쟁이 다시 격화됐습니다. 더는 누구도 탁 트인 들판에서 오래 있을 수 없습니다. 드론이 당신을 사냥할 겁니다."

토르스 / 우크라이나 루바트 여단 드론 팀
"이 전쟁에서 지금처럼 드론이 전선에 이렇게 많은 수와 밀도로 나타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빼앗겼던 쿠르스크를 북한 파병군 지원에 힘입어 탈환했다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광섬유 드론이 러시아군의 쿠르스크 진격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는 드론 전력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술 경쟁에서 러시아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면서 주요 전장의 전세를 뒤집는 데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광섬유 드론은 우크라이나로선 뼈아픈 부분입니다. 우크라이나 정예부대들도 광섬유 드론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기술에 뒤처져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남은 광섬유 드론 흔적들. 광섬유 케이블은 목표물 타격 후에야 끊어져 떨어지는데 전쟁터가 거대한 거미줄로 뒤덮인 듯 보이는 영상이 공개되자 환경오염 등 2차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출처 : 소셜미디어 X)
최근에서야 광섬유 드론을 대량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우크라이나로선 여전히 러시아의 물량 공세가 버겁습니다. 광섬유 드론을 1대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500유로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광섬유 드론은 로켓이나 포탄 등 기타 여러 자원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진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비대칭 전력의 핵심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 장관은 자국 내 약 10개 업체가 개발하고 있다면서 "광섬유 드론이 올해 말까지는 전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기존 기술 접목한 진화…AI 없어도 강해진 드론

광섬유 드론에 고전 중인 우크라이나가 준비 중인 카드는 'AI 드론'입니다. 독일이 개발한 HX-2는 인공지능 기술로 표적을 선택하고 사람의 통제 없이도 작동합니다. 러-우 전쟁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적의 방공망을 피해 스스로 표적을 찾고 신호가 끊겨도 표적을 향해 계속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AI 드론 개발의 최종 목표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AI 드론 개발과 관련해 "올해 안에 작은 혁명을 일으킬 준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개발자들이 바라는 AI 드론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거나 시간이 꽤 걸린다는 회의론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독일 업체 헬싱(Helsing)이 개발한 AI 드론 HX-2. 100킬로미터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dpa)
다만, 특기할 점은 광섬유처럼 기존에 쓰여온 기술을 접목한 드론의 진화가 실전 실험을 통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러시아 본토 공군 기지를 기습한 '거미줄 작전(Spider Web Operation )'에 투입된 드론에도 18년 전 취미용으로 개발된 특별한 것 없는 기술이 쓰였습니다. 거미줄 작전에 자신이 개발한 오픈 소스 드론 자동 조종 소프트웨어 '아두파일럿(ArduPilot)'이 사용됐다고 밝힌 호르디 무뇨스와 제이슨 숏은 "이런 결과는 100만 년이 지나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저 비행 로봇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3년 넘게 지속된 전쟁.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진 전쟁터에서는 값싸게 전쟁의 개념을 뒤바꾸는 무서운 기술의 진보가 말없이 이어져 왔고, 바로 이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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