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루게릭병 환자들…“가족 돌봄 지원 확대해야”

입력 2025.06.19 (21:46) 수정 2025.06.1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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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유명 야구선수 루 게릭은 86년 전 오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진단을 받고 2년 만에 숨졌습니다.

근력이 약해져 온몸이 마비되고 호흡까지 어려워지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데요.

후에 그의 이름을 딴 루게릭병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환자도 4천7백여 명, 매년 3~4백 명이 신규 진단을 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3년간 루게릭병을 앓다 숨진 농구 선수 고 박승일 씨는 "가족까지 죽을 만큼 힘든 고통에 몰아넣는 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오늘(19일) '세계 루게릭병 환자의 날'을 맞아 환자와 가족들이 거리로 나와 돌봄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외쳤습니다.

진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6년 전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50대 여성.

인공호흡기 없인 숨을 쉴 수 없고...

눈동자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하루 24시간 돌봄이 필요해 낮에는 외부 활동지원사가, 밤에는 공공근로를 마친 남편이 맡습니다.

[오해용/루게릭병 환자 남편 : "이런 환자가 있으면요.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에요. 그냥 매일 고통에 시달리는 거예요."]

남편도 활동지원사 자격이 있지만 아내를 돌보더라도 정부가 주는 급여는 받을 수 없습니다.

가족 간 돌봄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중증 환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가족 간 돌봄에도 시급 5천 원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환자 가족들은 현실성 없는 제도라고 토로합니다.

가족 간 돌봄으로 급여를 받으면 외부 활동지원사는 아예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해용/루게릭병 환자 남편 : "죽을 때까지 내가 케어를 해줘야 되는 사람인데 24시간 이 방에 앉아서 여기서 뺑뺑 돌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런 선생님이 필요한 거예요."]

환자 가족들은 가족 간 돌봄으로 급여를 받더라도 외부 활동지원사도 같이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정준/한국루게릭병협회장 : "(지금은) 가족 활동 지원을 하든지 외부의 활동지원사 제도를 활용하든지 두 개 중에 하나를 택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병행해서 환자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복지부는 가족 간 돌봄 지원을 확대하려면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시범 운영을 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김영환/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고석훈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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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로 나온 루게릭병 환자들…“가족 돌봄 지원 확대해야”
    • 입력 2025-06-19 21:46:24
    • 수정2025-06-19 22:07:36
    뉴스 9
[앵커]

미국의 유명 야구선수 루 게릭은 86년 전 오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진단을 받고 2년 만에 숨졌습니다.

근력이 약해져 온몸이 마비되고 호흡까지 어려워지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데요.

후에 그의 이름을 딴 루게릭병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환자도 4천7백여 명, 매년 3~4백 명이 신규 진단을 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3년간 루게릭병을 앓다 숨진 농구 선수 고 박승일 씨는 "가족까지 죽을 만큼 힘든 고통에 몰아넣는 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오늘(19일) '세계 루게릭병 환자의 날'을 맞아 환자와 가족들이 거리로 나와 돌봄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외쳤습니다.

진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6년 전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50대 여성.

인공호흡기 없인 숨을 쉴 수 없고...

눈동자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하루 24시간 돌봄이 필요해 낮에는 외부 활동지원사가, 밤에는 공공근로를 마친 남편이 맡습니다.

[오해용/루게릭병 환자 남편 : "이런 환자가 있으면요.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에요. 그냥 매일 고통에 시달리는 거예요."]

남편도 활동지원사 자격이 있지만 아내를 돌보더라도 정부가 주는 급여는 받을 수 없습니다.

가족 간 돌봄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중증 환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가족 간 돌봄에도 시급 5천 원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환자 가족들은 현실성 없는 제도라고 토로합니다.

가족 간 돌봄으로 급여를 받으면 외부 활동지원사는 아예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해용/루게릭병 환자 남편 : "죽을 때까지 내가 케어를 해줘야 되는 사람인데 24시간 이 방에 앉아서 여기서 뺑뺑 돌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런 선생님이 필요한 거예요."]

환자 가족들은 가족 간 돌봄으로 급여를 받더라도 외부 활동지원사도 같이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정준/한국루게릭병협회장 : "(지금은) 가족 활동 지원을 하든지 외부의 활동지원사 제도를 활용하든지 두 개 중에 하나를 택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병행해서 환자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복지부는 가족 간 돌봄 지원을 확대하려면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시범 운영을 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김영환/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고석훈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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