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블랙리스트’ 첫 실형…“신상 유포 공포에 복귀 못해”

입력 2025.06.14 (06:58) 수정 2025.06.1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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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사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와 의대생 명단을 퍼뜨린 사직 전공의에게 실형이 처음으로 선고됐는데요.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온라인상에서 신상이 유포되는 공포 때문에 복귀하지 못한다고 호소합니다.

진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병원으로 돌아간 전공의들과 수업에 복귀한 의대생들의 명단이 온라인에 퍼졌습니다.

'감사한 의사, 의대생'으로 비꼬며 이름, 연락처, 출신 학교, 소속 병원 등 신상이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이 명단을 작성해 퍼뜨린 사직 전공의 류 모 씨에게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앞서, 류 씨는 21차례에 걸쳐 의사, 의대생 등 2천9백여 명의 명단을 해외 사이트에 게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 관련 첫 실형 판결입니다.

신상 유포에 대한 공포는 실제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를 막게끔 했습니다.

[사직 전공의/음성변조 : "복귀를 하냐 마냐의 선택을 전반적인 여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간접적인 압박 중에서는 (블랙리스트가) 가장 강력했죠. 돌아갈 수가 없죠. 그런 것 있으면."]

집단행동을 이탈한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게 두려워 돌아가지 못한다는 겁니다.

[의대생/음성변조 : "의대는 6년 아니면 10년을 같이 가야 되는데 수십 명, 수백 명한테 뒤에서 조리돌림 당하고 욕 먹으면서 (복귀)하기가 쉽지 않죠."]

신상 유포의 주된 창구는 의사 전용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게시글 23만 건이 삭제됐을 정도로 문제성 글이 많이 게시됐지만 모니터링 인력은 4명에 불과했습니다.

전공의 만여 명은 여전히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고 있고,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의대생 8천여 명은 유급이 확정됐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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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4 06:58:40
    • 수정2025-06-14 07: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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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사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와 의대생 명단을 퍼뜨린 사직 전공의에게 실형이 처음으로 선고됐는데요.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온라인상에서 신상이 유포되는 공포 때문에 복귀하지 못한다고 호소합니다.

진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병원으로 돌아간 전공의들과 수업에 복귀한 의대생들의 명단이 온라인에 퍼졌습니다.

'감사한 의사, 의대생'으로 비꼬며 이름, 연락처, 출신 학교, 소속 병원 등 신상이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이 명단을 작성해 퍼뜨린 사직 전공의 류 모 씨에게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앞서, 류 씨는 21차례에 걸쳐 의사, 의대생 등 2천9백여 명의 명단을 해외 사이트에 게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 관련 첫 실형 판결입니다.

신상 유포에 대한 공포는 실제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를 막게끔 했습니다.

[사직 전공의/음성변조 : "복귀를 하냐 마냐의 선택을 전반적인 여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간접적인 압박 중에서는 (블랙리스트가) 가장 강력했죠. 돌아갈 수가 없죠. 그런 것 있으면."]

집단행동을 이탈한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게 두려워 돌아가지 못한다는 겁니다.

[의대생/음성변조 : "의대는 6년 아니면 10년을 같이 가야 되는데 수십 명, 수백 명한테 뒤에서 조리돌림 당하고 욕 먹으면서 (복귀)하기가 쉽지 않죠."]

신상 유포의 주된 창구는 의사 전용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게시글 23만 건이 삭제됐을 정도로 문제성 글이 많이 게시됐지만 모니터링 인력은 4명에 불과했습니다.

전공의 만여 명은 여전히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고 있고,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의대생 8천여 명은 유급이 확정됐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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