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폭설에 쓰러졌던 ‘천연기념물’ 산양, 회복 마치고 다시 자연 품으로

입력 2025.05.14 (18:30) 수정 2025.05.1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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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산양입니다.

우리나라에 2천 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설악산 골짜기에도 봄기운이 퍼지던 이달초.

한때 죽음의 문턱에 섰던 산양 다섯 마리가 건강을 회복하고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문을 열겠습니다."]

방사장의 문이 열리자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내달리는 산양들.

사람들의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우와, 야아~."]

["잘 살아라."]

이 산양들은 지난해 초, 설악산국립공원 일대에서 구조됐습니다.

[정규송/최초 발견자/강원 인제군 : "처음엔 죽은 동물인 줄 알았는데 지나가다 보니까 팔딱거리고 움직여서, 체온이 떨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차 안에 담요 있는 거 갖고 와서 핫팩이랑 해서 잘 쓰다듬어 주고 그랬죠."]

세 마리는 폭설 속에 탈진한 상태로 두 마리는 폐건물 안에 고립된 채 발견됐는데요.

이후 1년 넘게 치료와 재활을 거쳐 지난 8일, 설악산에 방사됐습니다.

펑펑 내리는 눈은 누군가에겐 낭만이지만, 산속 생명들에겐 생존의 위협이기도 합니다.

산양은 바위 능선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산악 야생동물인데요.

낙과나 나무껍질을 먹으며 겨울을 나지만, 폭설에 먹이를 구하지 못하자 산 아래까지 내려온 거죠.

재작년 11월부터 작년 3월까지 설악산 일대의 적설량은 90cm가 넘었죠.

이전해보다 80% 가량 많았습니다.

이 기간, 전국에서 폐사 신고된 산양만 800마리 가까이 됐는데, 전체 개체 수의 3분의 1이 넘습니다.

다리가 짧은 산양은 눈이 많이 쌓이면, 배로 쓸면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고, 그만큼 탈진 위험도 높습니다.

마침 사람 눈에 띄어 구조된 산양들, 그나마 운이 좋았던 셈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들의 목에 무선 발신기를 부착해 서식지 정착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김홍철/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북부보전센터 책임연구원 : "(산양들이) 장마철이 되기 전에 서식지에 잘 자리를 잡아서 적응을 했으면 좋겠고요,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산양마다 위치 추적 장치를 다 부착을 해서 내보내기 때문에."]

구조는 마지막 수단일 뿐.

중요한 건, 이 생명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습니다.

그 책임은 우리 몫이겠죠.

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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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픽] 폭설에 쓰러졌던 ‘천연기념물’ 산양, 회복 마치고 다시 자연 품으로
    • 입력 2025-05-14 18:30:07
    • 수정2025-05-14 18:32:44
    경제콘서트
멸종위기종 산양입니다.

우리나라에 2천 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설악산 골짜기에도 봄기운이 퍼지던 이달초.

한때 죽음의 문턱에 섰던 산양 다섯 마리가 건강을 회복하고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문을 열겠습니다."]

방사장의 문이 열리자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내달리는 산양들.

사람들의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우와, 야아~."]

["잘 살아라."]

이 산양들은 지난해 초, 설악산국립공원 일대에서 구조됐습니다.

[정규송/최초 발견자/강원 인제군 : "처음엔 죽은 동물인 줄 알았는데 지나가다 보니까 팔딱거리고 움직여서, 체온이 떨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차 안에 담요 있는 거 갖고 와서 핫팩이랑 해서 잘 쓰다듬어 주고 그랬죠."]

세 마리는 폭설 속에 탈진한 상태로 두 마리는 폐건물 안에 고립된 채 발견됐는데요.

이후 1년 넘게 치료와 재활을 거쳐 지난 8일, 설악산에 방사됐습니다.

펑펑 내리는 눈은 누군가에겐 낭만이지만, 산속 생명들에겐 생존의 위협이기도 합니다.

산양은 바위 능선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산악 야생동물인데요.

낙과나 나무껍질을 먹으며 겨울을 나지만, 폭설에 먹이를 구하지 못하자 산 아래까지 내려온 거죠.

재작년 11월부터 작년 3월까지 설악산 일대의 적설량은 90cm가 넘었죠.

이전해보다 80% 가량 많았습니다.

이 기간, 전국에서 폐사 신고된 산양만 800마리 가까이 됐는데, 전체 개체 수의 3분의 1이 넘습니다.

다리가 짧은 산양은 눈이 많이 쌓이면, 배로 쓸면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고, 그만큼 탈진 위험도 높습니다.

마침 사람 눈에 띄어 구조된 산양들, 그나마 운이 좋았던 셈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들의 목에 무선 발신기를 부착해 서식지 정착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김홍철/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북부보전센터 책임연구원 : "(산양들이) 장마철이 되기 전에 서식지에 잘 자리를 잡아서 적응을 했으면 좋겠고요,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산양마다 위치 추적 장치를 다 부착을 해서 내보내기 때문에."]

구조는 마지막 수단일 뿐.

중요한 건, 이 생명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습니다.

그 책임은 우리 몫이겠죠.

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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