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도착하자마자 ‘계약 무산’…프랑스 ‘발목 잡기’

[앵커]

26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사업 최종 계약을 맺으러 간 우리 정부 대표단이,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사업자 선정에 탈락한 프랑스 측 이의 제기에 체코 법원이 '계약 중지' 결정을 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하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기로 한 원전 사업 최종 계약 서명식, 없던 일이 됐습니다.

원전 사업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 EDF가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행정소송을 내자, 체코 법원이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최종 계약 서명을 금지하라고 한 겁니다.

체코행 비행기에서야 소식을 들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계약식 대신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안덕근/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체코) 경쟁당국에서 두 차례나 명확하게 판정을 내린 것처럼, 이제 여태까지 끌어왔던 그 절차를 보시면 투명성이나 공정성이나 객관성에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을 여지가 없고…."]

체코 측도 한국 기자단과 만나 원전 사업을 계속할 것이고, 법원 결정에는 항고하겠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하지만, 소송이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앞서 3파전에서 밀려났던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우리 기술에 지식재산권을 문제 삼으며 법적 다툼으로 시간을 끈 상황이 또 벌어진 겁니다.

당시 우리 측은 웨스팅하우스에 '일감 나눠주기' 식 협의를 하고 사태를 매듭지었습니다.

프랑스 회사에도 뭔가 내주는 협의를 하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황주호/한국수력원자력 사장 : "(EDF에서 웨스팅하우스랑 그랬던 것처럼 좀 협의를 하거나 이럴 가능성이….) 그분들이 제기한 내용들에는 협의할 수 있는 그런 사항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계약 무산, 책임론도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프랑스 측이 지난 2일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알고도, 대규모 대표단이 체코로 향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측 관계자는 "체코 측이 문제가 없다고 보고 최종 계약을 진행했던 것 같다"면서도 "책임자 문책은 뒤따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정부 대표단은 체코 총리 회담 등 기존 일정은 모두 소화하고 돌아올 예정입니다.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영상편집:고응용/영상제공:프라하 산업부 공동취재단/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