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안 돼서?” 폭행 알고도 징계 미룬 체육회

입력 2025.04.09 (21:46) 수정 2025.04.1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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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감독에게 폭행당해 13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안타까운 청년의 이야기 이어갑니다.

해당 체육회는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여덟 달이 넘도록 감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는데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노동청 행정조치도 수 차례 연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대 초반 유망한 선수가 감독에게 가슴뼈가 골절될 정도로 폭행당한 것은 지난해 7월.

하지만, 선수 폭행 감독이 속한 경남의 한 체육회가 공정위를 연 건 사건 발생 여덟 달이 지나서였습니다.

'스포츠공정위'는 선수 폭행 지도자에게 제명 또는 자격 정지, 출전 정지 내릴 수 있습니다.

수사 중인 사안도 징계할 수 있는데도, 문제해결보다는 시간만 끌었습니다.

[체육회 관계자/음성변조 : "(가해자는) 나름대로 피해자하고 합의를 하려고 했는데 피해자 측에서 이제 좀 합의가 잘 안 되다 보니까 상황이 이제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

오히려, 체육회는 피해 선수에게 체전 출전을 요구했습니다.

[피해 선수/음성변조 : "한 달 안에 몸이 나을 거다. 그러니까 전국 체전을 계속 뛰면 안 되겠냐 이런 식으로 계속 요구를 하시더라고요."]

노동청의 지도도 제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접수한 노동청은 '직장 괴롭힘'을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하라는 시정 지도를 지난해 9월 내립니다.

하지만, 해당 체육회는 조사 기한을 2차례 연장했고, 괴롭힘이 맞다는 결론을 내고도 감독에 대한 징계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노동청이 지난 1월 '시정 지시'를 내리자, 체육회는 또 기한 연장만 요청했습니다.

노동청이 지시한 마감 하루 전 체육회가 감독에게 내린 인사상 징계는 정직 3개월이 전부였습니다.

[김현수/체육시민연대집행위원장 : "선수한테 1, 2년은 정말 긴 시간이거든요. 가해자가 무슨 사건이 터지면 버티면 된다 그런 메시지를 거기서 같이 훈련하는 선수들도 많이 배우게 되고요."]

취재가 시작되자 감독은 체육회에 사의를 표명했고, 오는 11일에서야 제대로 된 스포츠공정위가 열립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편집:김도원/그래픽: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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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의 안 돼서?” 폭행 알고도 징계 미룬 체육회
    • 입력 2025-04-09 21:46:26
    • 수정2025-04-10 15:04:23
    뉴스9(창원)
[앵커]

감독에게 폭행당해 13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안타까운 청년의 이야기 이어갑니다.

해당 체육회는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여덟 달이 넘도록 감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는데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노동청 행정조치도 수 차례 연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대 초반 유망한 선수가 감독에게 가슴뼈가 골절될 정도로 폭행당한 것은 지난해 7월.

하지만, 선수 폭행 감독이 속한 경남의 한 체육회가 공정위를 연 건 사건 발생 여덟 달이 지나서였습니다.

'스포츠공정위'는 선수 폭행 지도자에게 제명 또는 자격 정지, 출전 정지 내릴 수 있습니다.

수사 중인 사안도 징계할 수 있는데도, 문제해결보다는 시간만 끌었습니다.

[체육회 관계자/음성변조 : "(가해자는) 나름대로 피해자하고 합의를 하려고 했는데 피해자 측에서 이제 좀 합의가 잘 안 되다 보니까 상황이 이제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

오히려, 체육회는 피해 선수에게 체전 출전을 요구했습니다.

[피해 선수/음성변조 : "한 달 안에 몸이 나을 거다. 그러니까 전국 체전을 계속 뛰면 안 되겠냐 이런 식으로 계속 요구를 하시더라고요."]

노동청의 지도도 제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접수한 노동청은 '직장 괴롭힘'을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하라는 시정 지도를 지난해 9월 내립니다.

하지만, 해당 체육회는 조사 기한을 2차례 연장했고, 괴롭힘이 맞다는 결론을 내고도 감독에 대한 징계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노동청이 지난 1월 '시정 지시'를 내리자, 체육회는 또 기한 연장만 요청했습니다.

노동청이 지시한 마감 하루 전 체육회가 감독에게 내린 인사상 징계는 정직 3개월이 전부였습니다.

[김현수/체육시민연대집행위원장 : "선수한테 1, 2년은 정말 긴 시간이거든요. 가해자가 무슨 사건이 터지면 버티면 된다 그런 메시지를 거기서 같이 훈련하는 선수들도 많이 배우게 되고요."]

취재가 시작되자 감독은 체육회에 사의를 표명했고, 오는 11일에서야 제대로 된 스포츠공정위가 열립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편집:김도원/그래픽: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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