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맞은 듯’ 처참한 안동…꼬리 문 대피 행렬

입력 2025.03.26 (21:10) 수정 2025.03.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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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체 대피령이 내려졌던 안동시민들은 옷가지도 제대로 못 챙기고 긴 피난 행렬에 합류했습니다.

산불이 덮친 마을은 하룻밤 새 잿더미가 됐습니다.

긴박한 상황, 참담한 현장을 문예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도로를 덮칠 것 같은 시뻘건 불길 옆으로 대피 차량 행렬이 이어집니다.

["빨리 나가야 해. 빨리 나가는 수밖에 없어."]

밤사이 불길이 휩쓸고 간 마을.

하늘에는 여전히 붉고 탁한 공기로 가득합니다.

폭격을 맞은 듯 마을 곳곳엔 잔불이 남아 있고,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주민 대다수가 대피한 텅 빈 마을에는 소방관들이 지키며 허겁지겁 한 끼를 때웁니다.

몸을 피한 부모님 대신 집을 살피러 온 자식들은 무너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류미자/경북 안동시 운안동 : "저희가 살 때는 애들하고 여기 같이 다 차지하고 살았는데 저희 나가고 나서 아버님이 이제 서재로 (쓰던 곳입니다)."]

[권미숙/경북 안동시 : "아무것도 없는 빈집이지만 그래도 나한테는 추억이 있잖아요, 그렇죠?"]

어제(25일)까지도 가족들과 지내던 소중한 보금자리.

잿더미 속에서 그 흔적을 겨우 찾아봅니다.

[유규형/경북 안동시 임하면 : "안방은 여기 복판에, 거실, 여기 안방, 이쪽 방 하나도 있고 여기도 하나 있고…."]

무너진 집 잔해를 뒤져 찾아낸 건, 아내의 사진과 아들의 상장이 전부입니다.

안동 일대에선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는 재난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려댔고, 대피 차량 행렬도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일부 주민은 마지막 순간까지 필사적으로 집에 물을 뿌리며 버티고 있습니다.

[안동시 관계자 : "바람이 불면 순식간에 닥치거든요. 불 보고 내가 대피하는 게 아니고 그 시간을 놓치면 길이 막혀서 못 나와요."]

집을 떠나 대피소로 몸을 피한 주민들, 다치지 않은걸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불에 타버린 집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정재홍/경북 안동 남선면 : "나이 스무 살에 그 동네 와서 이때까지 살았으니… 살 일이 천리 같아."]

강풍을 탄 불길은 여전히 안동 곳곳을 태우고 있는 상황,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민들 속은 타들어 갑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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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격 맞은 듯’ 처참한 안동…꼬리 문 대피 행렬
    • 입력 2025-03-26 21:10:20
    • 수정2025-03-26 21:18:56
    뉴스 9
[앵커]

전체 대피령이 내려졌던 안동시민들은 옷가지도 제대로 못 챙기고 긴 피난 행렬에 합류했습니다.

산불이 덮친 마을은 하룻밤 새 잿더미가 됐습니다.

긴박한 상황, 참담한 현장을 문예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도로를 덮칠 것 같은 시뻘건 불길 옆으로 대피 차량 행렬이 이어집니다.

["빨리 나가야 해. 빨리 나가는 수밖에 없어."]

밤사이 불길이 휩쓸고 간 마을.

하늘에는 여전히 붉고 탁한 공기로 가득합니다.

폭격을 맞은 듯 마을 곳곳엔 잔불이 남아 있고,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주민 대다수가 대피한 텅 빈 마을에는 소방관들이 지키며 허겁지겁 한 끼를 때웁니다.

몸을 피한 부모님 대신 집을 살피러 온 자식들은 무너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류미자/경북 안동시 운안동 : "저희가 살 때는 애들하고 여기 같이 다 차지하고 살았는데 저희 나가고 나서 아버님이 이제 서재로 (쓰던 곳입니다)."]

[권미숙/경북 안동시 : "아무것도 없는 빈집이지만 그래도 나한테는 추억이 있잖아요, 그렇죠?"]

어제(25일)까지도 가족들과 지내던 소중한 보금자리.

잿더미 속에서 그 흔적을 겨우 찾아봅니다.

[유규형/경북 안동시 임하면 : "안방은 여기 복판에, 거실, 여기 안방, 이쪽 방 하나도 있고 여기도 하나 있고…."]

무너진 집 잔해를 뒤져 찾아낸 건, 아내의 사진과 아들의 상장이 전부입니다.

안동 일대에선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는 재난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려댔고, 대피 차량 행렬도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일부 주민은 마지막 순간까지 필사적으로 집에 물을 뿌리며 버티고 있습니다.

[안동시 관계자 : "바람이 불면 순식간에 닥치거든요. 불 보고 내가 대피하는 게 아니고 그 시간을 놓치면 길이 막혀서 못 나와요."]

집을 떠나 대피소로 몸을 피한 주민들, 다치지 않은걸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불에 타버린 집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정재홍/경북 안동 남선면 : "나이 스무 살에 그 동네 와서 이때까지 살았으니… 살 일이 천리 같아."]

강풍을 탄 불길은 여전히 안동 곳곳을 태우고 있는 상황,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민들 속은 타들어 갑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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