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심판정에서 소환된 ‘공자, 나치, 아리스토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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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전범, 공자, 칸트, 아리스토텔레스
어제(25일)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서 언급된 인물들입니다. 국회 측과 윤석열 대통령 측 모두 대리인단이 돌아가며 2시간씩 변론을 진행했는데, 철학자와 음악, 영화 등이 등장했습니다.
마지막 변론에 담긴 비유와 인용들만 모아 어떤 변론이 오갔는지 분석해 봤습니다.

■ (국회 측) '명령에 따랐을 뿐' 군사령관, 나치 전범에게 비유

국회 측 김선휴 변호사가 '대통령의 명령이기에 정당한 것으로 생각하고 따랐다'는 군사령관들에 대해 언급한 말입니다.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나치 전범들이 내세운 변명과 다르지 않다" |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범들을 처벌하는 국제군사재판(1945-1946)에서 아돌프 아이히만 등이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한 걸 인용한 겁니다.
김선휴 변호사는 사진 한 장을 제시하며 변론을 시작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2022년 6월 24일, 6·25 참전 용사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한 장면입니다.

김 변호사는 "참전용사의 목에 평화의 사도 메달을 걸어주던 피청구인은 2년 뒤, 군인들을 내란의 현장으로 내몰았다"며 "윤 대통령은 이 모든 행위의 최종 명령권자로, 이들을 내란의 도구로 동원했기에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 "국민을 위한 군대를 개인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된 사병으로 전락시켰다"며, 윤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하는 게 실추된 군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첫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 (국회 측) "헌법 회복해 평온한 일상 돌아가길"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장순욱 변호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라며, 시인과 촌장의 <풍경> 가사 일부를 읊었습니다.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는 뜻입니다.
장 변호사는 "그 첫 단추가 권력자가 오염시킨 '헌법의 말'을 원래의 숭고한 의미로 돌려놓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말한 걸 비판하는 취지였습니다.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비상계엄을 하면서 도리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말했다는 겁니다.
■ (국회 측) "국민 신뢰는 잃고…책임은 야당에 떠넘겨"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스승에게 정치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물었습니다. 공자(孔子)는 대답하 였습니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는 것, 군비를 넉넉히 하는 것, 백성들이 믿도록 하는 것이다." 자공이 다시 물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군대를 버린다." 자공은 또다시 묻습니다. "또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 "식량을 버린다. 예로부터 죽음은 모두에게 있는 것이지만,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존립하지 못한다." 논어 안연(顔淵)편 제7절 중 |
김이수 변호사는 '논어' 속 공자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살 수 없다'는 공자의 통찰이 지금 시대에도 적용된다는 겁니다.
김 변호사는 "피청구인은 모든 잘못을 야당과 전 정권에 대한 책임 전가로 일관했다"면서 김건희 여사 의혹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변론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은 계엄이 실패로 돌아가자, 자신의 책임 모면을 위해 부하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며 그들의 충성심을 배반했다"며 "이러한 윤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얻으려 했다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 (국회 측) "폭력 행사한 젊은이들 안타까워"…서부지법 사태 언급

"영화 제목처럼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과연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 |
김진한 변호사는 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를 지적하며 영화 <한국이 싫어서>를 언급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위기 속에서 우리가 지켜봐야 했던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경찰과 사법기관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일부 젊은이들의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을 비난하는 데 그치지 말고,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가 젊은이들에게 합당하고 공정한 희망을 나눠주었던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라고도 말했습니다.
헌법재판소를 흔드는 정치세력을 향해서는 "앞장서서 헌법 질서를 존중해야 할 이들이 오히려 헌법재판소에 대한 불신을 선동하고, 편견과 선입관을 조장해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결단을 기대한다"며,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습니다.
■ (윤 대통령 측) "야당 행위에 일관된 목적 있어"

"임마누엘 칸트는 '모든 인간은 목적에 따라 행동한다'고 했습니다." |
윤 대통령 측 이동찬 변호사는 칸트를 언급하며 "야당의 입법, 예산과 관련된 일련의 패악 행위에는 세 가지의 일관된 목적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이) 우리 국익을 침해하고, 반대로 중국과 북한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정 운영을 마비시켜 놓고 야당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 전에 대통령을 탄핵해서 끌어내리려는 목적에 부합하는 행동들을 해왔다"는 겁니다.
이 변호사는 "마침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야당이 이때다 싶어 내란 프레임을 적용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 (윤 대통령 측) "뜻하지 않게 정치로 떠밀려와 고뇌"

"아리스토텔레스께서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 즉 정치적인 동물'이라고 그랬습니다." |
이번에는 정상명 변호사의 말입니다. 검찰총장 출신의 정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의 30년 친분을 소개하며 재판관들을 향해 인간적으로 호소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검사'로 살다 '대통령'이 된 상황이 다소 힘들었을 거라는 건데, 아리스토텔레스의 말과 탄핵 기각 요청 사이에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어지는 정 변호사의 말입니다.
"(대통령은) 법 집행 기관인 검찰에서 법 규정에 따라 유무죄만 따지고 처벌하는 상황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국회의 미래를 설계하고 이를 실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검사로서의 평생을 살아오다가 뜻하지 않게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떠밀리다시피 해서 들어선 정치를 하면서 상당히 고민하고 힘들었다는 건 저는 가까이서 듣기도 했고…."
정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초임 검사 시절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자유민주주의 시장 질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헌법재판관들에게는 "비상계엄 선포 역시 평생 소신의 연장선상에서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 (윤 대통령 측) "실제 발생하지 않은 일"…계엄 '바구니'엔 아무것도 없다?

"계엄이라는 바구니에 담긴 실체를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
송진호 변호사는 현 사태를 '바구니'에 비유했습니다.
"실체도 없고, 실제로 발생하지도 않은 것을 예정해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건데요.
국회의 봉쇄도 없었고,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는 시도도 없었고, 정치인 체포를 시도한 사실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변론에서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빠진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송 변호사는 "국회 측은 계속 가정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 어떤 것도 계엄이라는 바구니에 담겨 있지 않은데 발생하지도 않은 사실을 가정해서 판단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며 탄핵 청구 기각을 요청했습니다.
■ "아는 답 다 쓰고 나와" vs "대통령만 위험 깨달아"
국회 측은 변론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저희는 그냥 아는 거는 답안지에 다 써놓고 나온 수험생 같은 심정"이라며,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 이제 발표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이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냄비 안의 개구리가 서서히 가열돼 죽는다는 우화처럼 대한민국 누구도 위험을 깨닫지 못했고, 유일하게 윤 대통령만이 그 사실을 깨닫고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관들에게 넘어갔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쯤 이뤄질 걸로 보입니다.
[연관 기사]
윤 측 “입법 폭거·줄탄핵”…계엄 정당성 강조(2025.02.25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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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 심판정에서 소환된 ‘공자, 나치, 아리스토텔레스’
-
- 입력 2025-02-26 09:50:39
- 수정2025-02-26 09: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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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측) '명령에 따랐을 뿐' 군사령관, 나치 전범에게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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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측 김선휴 변호사가 '대통령의 명령이기에 정당한 것으로 생각하고 따랐다'는 군사령관들에 대해 언급한 말입니다.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나치 전범들이 내세운 변명과 다르지 않다" |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범들을 처벌하는 국제군사재판(1945-1946)에서 아돌프 아이히만 등이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한 걸 인용한 겁니다.
김선휴 변호사는 사진 한 장을 제시하며 변론을 시작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2022년 6월 24일, 6·25 참전 용사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한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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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참전용사의 목에 평화의 사도 메달을 걸어주던 피청구인은 2년 뒤, 군인들을 내란의 현장으로 내몰았다"며 "윤 대통령은 이 모든 행위의 최종 명령권자로, 이들을 내란의 도구로 동원했기에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 "국민을 위한 군대를 개인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된 사병으로 전락시켰다"며, 윤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하는 게 실추된 군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첫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 (국회 측) "헌법 회복해 평온한 일상 돌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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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장순욱 변호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라며, 시인과 촌장의 <풍경> 가사 일부를 읊었습니다.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는 뜻입니다.
장 변호사는 "그 첫 단추가 권력자가 오염시킨 '헌법의 말'을 원래의 숭고한 의미로 돌려놓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말한 걸 비판하는 취지였습니다.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비상계엄을 하면서 도리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말했다는 겁니다.
■ (국회 측) "국민 신뢰는 잃고…책임은 야당에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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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스승에게 정치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물었습니다. 공자(孔子)는 대답하 였습니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는 것, 군비를 넉넉히 하는 것, 백성들이 믿도록 하는 것이다." 자공이 다시 물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군대를 버린다." 자공은 또다시 묻습니다. "또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 "식량을 버린다. 예로부터 죽음은 모두에게 있는 것이지만,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존립하지 못한다." 논어 안연(顔淵)편 제7절 중 |
김이수 변호사는 '논어' 속 공자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살 수 없다'는 공자의 통찰이 지금 시대에도 적용된다는 겁니다.
김 변호사는 "피청구인은 모든 잘못을 야당과 전 정권에 대한 책임 전가로 일관했다"면서 김건희 여사 의혹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변론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은 계엄이 실패로 돌아가자, 자신의 책임 모면을 위해 부하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며 그들의 충성심을 배반했다"며 "이러한 윤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얻으려 했다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 (국회 측) "폭력 행사한 젊은이들 안타까워"…서부지법 사태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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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처럼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과연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 |
김진한 변호사는 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를 지적하며 영화 <한국이 싫어서>를 언급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위기 속에서 우리가 지켜봐야 했던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경찰과 사법기관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일부 젊은이들의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을 비난하는 데 그치지 말고,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가 젊은이들에게 합당하고 공정한 희망을 나눠주었던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라고도 말했습니다.
헌법재판소를 흔드는 정치세력을 향해서는 "앞장서서 헌법 질서를 존중해야 할 이들이 오히려 헌법재판소에 대한 불신을 선동하고, 편견과 선입관을 조장해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결단을 기대한다"며,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습니다.
■ (윤 대통령 측) "야당 행위에 일관된 목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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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 이동찬 변호사는 칸트를 언급하며 "야당의 입법, 예산과 관련된 일련의 패악 행위에는 세 가지의 일관된 목적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이) 우리 국익을 침해하고, 반대로 중국과 북한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정 운영을 마비시켜 놓고 야당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 전에 대통령을 탄핵해서 끌어내리려는 목적에 부합하는 행동들을 해왔다"는 겁니다.
이 변호사는 "마침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야당이 이때다 싶어 내란 프레임을 적용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 (윤 대통령 측) "뜻하지 않게 정치로 떠밀려와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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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께서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 즉 정치적인 동물'이라고 그랬습니다." |
이번에는 정상명 변호사의 말입니다. 검찰총장 출신의 정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의 30년 친분을 소개하며 재판관들을 향해 인간적으로 호소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검사'로 살다 '대통령'이 된 상황이 다소 힘들었을 거라는 건데, 아리스토텔레스의 말과 탄핵 기각 요청 사이에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어지는 정 변호사의 말입니다.
"(대통령은) 법 집행 기관인 검찰에서 법 규정에 따라 유무죄만 따지고 처벌하는 상황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국회의 미래를 설계하고 이를 실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검사로서의 평생을 살아오다가 뜻하지 않게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떠밀리다시피 해서 들어선 정치를 하면서 상당히 고민하고 힘들었다는 건 저는 가까이서 듣기도 했고…."
정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초임 검사 시절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자유민주주의 시장 질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헌법재판관들에게는 "비상계엄 선포 역시 평생 소신의 연장선상에서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 (윤 대통령 측) "실제 발생하지 않은 일"…계엄 '바구니'엔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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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라는 바구니에 담긴 실체를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
송진호 변호사는 현 사태를 '바구니'에 비유했습니다.
"실체도 없고, 실제로 발생하지도 않은 것을 예정해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건데요.
국회의 봉쇄도 없었고,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는 시도도 없었고, 정치인 체포를 시도한 사실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변론에서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빠진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송 변호사는 "국회 측은 계속 가정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 어떤 것도 계엄이라는 바구니에 담겨 있지 않은데 발생하지도 않은 사실을 가정해서 판단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며 탄핵 청구 기각을 요청했습니다.
■ "아는 답 다 쓰고 나와" vs "대통령만 위험 깨달아"
국회 측은 변론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저희는 그냥 아는 거는 답안지에 다 써놓고 나온 수험생 같은 심정"이라며,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 이제 발표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이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냄비 안의 개구리가 서서히 가열돼 죽는다는 우화처럼 대한민국 누구도 위험을 깨닫지 못했고, 유일하게 윤 대통령만이 그 사실을 깨닫고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관들에게 넘어갔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쯤 이뤄질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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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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