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가난한 노인들 선릉역에 가득?…빅데이터로 찾아낸 ‘흔적’

입력 2024.10.30 (07:34) 수정 2024.10.3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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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노인 빈곤은 OECD에서 가장 심각합니다.

75살 이상 노인 반 이상이 여전히 빈곤선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KBS가 이 가난한 노인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빅데이터 분석을 해봤더니, 뜻밖에 강남 한복판 선릉역에 모이고 있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선릉역.

[노인/음성변조 : “저희 회사가 저쪽 5번 출구에서 이쪽으로 이사 왔어요.”]

두 노인은 자신들의 회사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노인/음성변조 : "지금 잘 나가는 회사예요. 글로벌 회사."]

[노인/음성변조 : "네트워크의 역사를, 혁명을 일으키는 회사예요. 세 가지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어. 블록체인과 전자상거래, 게임."]

한 건물 지하, 노인들이 단체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노인/음성변조 : "행운번호 나눠줄 거예요. 처음 오는 사람은 제품 나눠주고, 그다음에 주식, 현금도 봉투에 넣어서. 진짜 좋은 회사예요. 불법이 아냐. 떡도 주고 돈 벌어가라고 바닥에다 방석 깔아주는 거나 마찬가지야."]

지역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다단계'라고 말합니다.

[지역주민/음성변조 : "어른들 막 피해주고 그런 거 알고 싶어서 그러시는 거예요? 지하 1층에..."]

[직장인/음성변조 : "사무실로 다 들어가겠죠. 어르신들이. 다단계 이런 사무실."]

KBS는 가난한 노인들의 이동과 주거지를 파악하기 위해 KT가 제공한 빅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잘 알려진 탑골공원 일대 외에, 강남 한 복판에도 모인다는 것을 발견했고 현장을 확인한 것입니다.

사는 곳, 주거지 정보도 가로세로 250미터 단위로 살펴봤습니다.

우선은 도심 쪽방촌이 나왔습니다.

이곳 인구 70%가 60대 이상입니다.

[탁장한/사회복지학 박사 : "쪽방촌 내의 인구 중에 70%가 노인이라는 것은, 그 압도적인 비율은 사실상 노인 빈곤의 가장 비참한 현실이 바로 이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관악구의 고시촌이 꼽혔습니다.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서울에서 (주거급여로)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돈이 34만 원이기 때문에, 이 돈으로 갈 수 있는 곳은 고시원 아니면 쪽방, 지하, 단칸방 이렇게 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는 주거 급여, 주거비 지원을 이렇게 설계하지 않죠."]

OECD 최악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을 기록하는 우리나라, 더 늦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합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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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 가난한 노인들 선릉역에 가득?…빅데이터로 찾아낸 ‘흔적’
    • 입력 2024-10-30 07:34:16
    • 수정2024-10-30 07: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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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노인 빈곤은 OECD에서 가장 심각합니다.

75살 이상 노인 반 이상이 여전히 빈곤선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KBS가 이 가난한 노인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빅데이터 분석을 해봤더니, 뜻밖에 강남 한복판 선릉역에 모이고 있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선릉역.

[노인/음성변조 : “저희 회사가 저쪽 5번 출구에서 이쪽으로 이사 왔어요.”]

두 노인은 자신들의 회사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노인/음성변조 : "지금 잘 나가는 회사예요. 글로벌 회사."]

[노인/음성변조 : "네트워크의 역사를, 혁명을 일으키는 회사예요. 세 가지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어. 블록체인과 전자상거래, 게임."]

한 건물 지하, 노인들이 단체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노인/음성변조 : "행운번호 나눠줄 거예요. 처음 오는 사람은 제품 나눠주고, 그다음에 주식, 현금도 봉투에 넣어서. 진짜 좋은 회사예요. 불법이 아냐. 떡도 주고 돈 벌어가라고 바닥에다 방석 깔아주는 거나 마찬가지야."]

지역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다단계'라고 말합니다.

[지역주민/음성변조 : "어른들 막 피해주고 그런 거 알고 싶어서 그러시는 거예요? 지하 1층에..."]

[직장인/음성변조 : "사무실로 다 들어가겠죠. 어르신들이. 다단계 이런 사무실."]

KBS는 가난한 노인들의 이동과 주거지를 파악하기 위해 KT가 제공한 빅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잘 알려진 탑골공원 일대 외에, 강남 한 복판에도 모인다는 것을 발견했고 현장을 확인한 것입니다.

사는 곳, 주거지 정보도 가로세로 250미터 단위로 살펴봤습니다.

우선은 도심 쪽방촌이 나왔습니다.

이곳 인구 70%가 60대 이상입니다.

[탁장한/사회복지학 박사 : "쪽방촌 내의 인구 중에 70%가 노인이라는 것은, 그 압도적인 비율은 사실상 노인 빈곤의 가장 비참한 현실이 바로 이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관악구의 고시촌이 꼽혔습니다.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서울에서 (주거급여로)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돈이 34만 원이기 때문에, 이 돈으로 갈 수 있는 곳은 고시원 아니면 쪽방, 지하, 단칸방 이렇게 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는 주거 급여, 주거비 지원을 이렇게 설계하지 않죠."]

OECD 최악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을 기록하는 우리나라, 더 늦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합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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