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 방화로 3명 숨지게 한 40대 피의자 구속…“도주 우려”

[앵커]

자신이 장기 투숙했던 여관에 불을 질러 3명을 숨지게 한 40대가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피의자가 업주와 숙박비 문제로 갈등을 빚다 퇴실하게 되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관에 불을 질러 투숙자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김 모 씨가 영장 실질 심사를 위해 법원에 나왔습니다.

김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지만, 이들이 사망할 것을 알고 범행했는지와 숨진 이들과 불화가 있었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돌아가실 거 알고도 그러셨던 거예요?) …. (돌아가신 세분이랑 사이가 평소에 안 좋으셨나요?) …."]

청주지방법원은 김 씨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김 씨는 그제 새벽 1시 40분쯤, 1년 4개월가량 장기 거주한 청주시 남주동의 한 여관에 불을 낸 뒤 3시간여 만에 여관 근처에서 붙잡혔습니다.

김 씨는 범행 전날 오후 4시쯤 여관을 퇴실했는데, 27만 원의 월세를 내지 않으면 퇴거하기로 업주와 약속한 날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짐을 두고 여관에서 나간 뒤 갈 곳이 없었고 비 맞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돌아왔다 방문이 잠겨있자,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여관 1층 출입구와 또 다른 출입구 쪽 2층 화분에 소지한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곧바로 현장을 떠났습니다.

숨진 이들은 모두 일용직 노동자들로 김 씨와는 얼굴만 알고 교류는 없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3명 가운데 1명은 다른 층으로 방을 바꾼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화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김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김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