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 길이별로 인증해라?…‘인증총량제’ 제안까지

입력 2024.04.29 (07:49) 수정 2024.04.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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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각종 규제들을 개선하겠다고 어제(28일) 발표했습니다.

중복되거나 실효성 떨어지는 인증들을 폐지 또는 통합하는 내용도 담겼는데요.

하지만, 이미 생긴 인증을 없애는 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김진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생활 필수품인 화장지입니다.

품질 검사를 거쳤다는 인증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 회사가 만든 똑같은 재질의 화장지라도 길이와 너비가 달라질 때마다 매번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합니다.

[제지업체 관계자 : "200매 말았다가 180매 말았다가 소비자들 선호도나 가격대 때문에 신제품이 계속 나올 것 아닙니까. 치수가 바뀌면 (인증을) 또 따고 또 따고 하니까 (인증기관이) 뭐 장사하는 거냐…."]

이 문제가 불거진 건 이미 9년 전. 당시 정부가 개선을 추진하다 결국 무산됐는데, 이번에 '규제 개선 대상'으로 재등장했습니다.

[노용석/중기부 정책기획관 : "실질적으로 동일한 (화장지) 제품을 출시할 때는 환경표지 인증 심사를 추가로 받지 않도록 올해 12월까지 관련 고시를 개정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법정 인증제도는 257개로 유럽연합보다 6배, 일본보다는 18배나 많습니다.

정부는 실효성이 낮거나 유사한 인증은 통폐합하고, 새로운 인증 제도를 만들 땐 심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번 생긴 인증은 없애기 쉽지 않은 만큼 '인증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광호/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총량제를 도입하게 되면 그 인증의 해당부처가, 소관부처가 (필요성) 입증을 하고, 입증이 잘 안 되는 경우에는 법정(인증)에서 빼자는 거죠."]

또, 첨단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부처별로 인증을 늘릴 것이 아니라 탄탄한 표준을 제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진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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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지 길이별로 인증해라?…‘인증총량제’ 제안까지
    • 입력 2024-04-29 07:49:28
    • 수정2024-04-29 08: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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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각종 규제들을 개선하겠다고 어제(28일) 발표했습니다.

중복되거나 실효성 떨어지는 인증들을 폐지 또는 통합하는 내용도 담겼는데요.

하지만, 이미 생긴 인증을 없애는 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김진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생활 필수품인 화장지입니다.

품질 검사를 거쳤다는 인증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 회사가 만든 똑같은 재질의 화장지라도 길이와 너비가 달라질 때마다 매번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합니다.

[제지업체 관계자 : "200매 말았다가 180매 말았다가 소비자들 선호도나 가격대 때문에 신제품이 계속 나올 것 아닙니까. 치수가 바뀌면 (인증을) 또 따고 또 따고 하니까 (인증기관이) 뭐 장사하는 거냐…."]

이 문제가 불거진 건 이미 9년 전. 당시 정부가 개선을 추진하다 결국 무산됐는데, 이번에 '규제 개선 대상'으로 재등장했습니다.

[노용석/중기부 정책기획관 : "실질적으로 동일한 (화장지) 제품을 출시할 때는 환경표지 인증 심사를 추가로 받지 않도록 올해 12월까지 관련 고시를 개정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법정 인증제도는 257개로 유럽연합보다 6배, 일본보다는 18배나 많습니다.

정부는 실효성이 낮거나 유사한 인증은 통폐합하고, 새로운 인증 제도를 만들 땐 심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번 생긴 인증은 없애기 쉽지 않은 만큼 '인증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광호/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총량제를 도입하게 되면 그 인증의 해당부처가, 소관부처가 (필요성) 입증을 하고, 입증이 잘 안 되는 경우에는 법정(인증)에서 빼자는 거죠."]

또, 첨단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부처별로 인증을 늘릴 것이 아니라 탄탄한 표준을 제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진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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