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 투쟁’ 강산 2번 변했지만…“왜 아직도 쇠사슬 감냐고요?”
입력 2021.04.20 (21:05)
수정 2021.04.2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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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칸막이 없이 함께 잘 사는 문제입니다.
코로나 이후 장애인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건 '외출' 이었습니다.
외출을 전혀 안 한다는 답도 8.8% 였습니다.
최근 1년 동안 세 명 중 한 명은 병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게 해달라는 당연한 요구에 세상의 문턱은 20년째 높기만 합니다.
이어서 오대성 기잡니다.
[리포트]
[KBS 뉴스9/2001년 8월 29일: "장애인 이동권확보 연대회원 80여 명이 8-1번 시내버스를 점거한 뒤 버스에 휠체어를 쇠사슬로 묶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후 20년이 흐른 오늘(20일).
단체 이름도, 머리색도 변했지만 쇠사슬은 여전했습니다.
["헌법 제11조를 보면 '누구든지 차별해서는 안 된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 버스는 저를 태우지 못하기 때문에 '차별하는 버스'입니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사회 문제화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01년 70대 장애인이 오이도역에서 리프트 추락으로 숨진 이후부텁니다.
설을 맞아 역귀성 한 노부부가 승강장으로 내려가다 변을 당한 사연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비장애인은) 이동하는 데 이걸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죠,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런데 장애인들은 이걸 권리라고 얘기할 정도로 배제되고 소외되고 방치됐었기 때문에."]
정부는 2007년부터 저상버스 보급률을 올리는 계획을 5년 단위로 3차례 내놨지만 목표를 지킨 적은 없습니다.
중·소 도시의 보급률은 20%도 안 됩니다.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가 아닌 데다 지역별 도로상황이 다르고 정부 보조금 예산도 부족한 탓입니다.
[박경석 : "한 10년 정도 기다리면 되겠다, 그러면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국가가 한 건데, 민간단체가 그냥 목표로 제시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안 할 줄은 또 몰랐습니다."]
저상버스가 단순히 장애인용이라고 여겨지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최윤영/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 "(저상버스는) 교통약자들을 위한 보편적인 권리로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필요한 거구나. 우리 부모님에게 필요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거고요."]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한 미국은 약 20년 전, 영국은 5년 전에 완전 도입에 다다랐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쇠사슬을 감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한종헌 최민영
이번에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칸막이 없이 함께 잘 사는 문제입니다.
코로나 이후 장애인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건 '외출' 이었습니다.
외출을 전혀 안 한다는 답도 8.8% 였습니다.
최근 1년 동안 세 명 중 한 명은 병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게 해달라는 당연한 요구에 세상의 문턱은 20년째 높기만 합니다.
이어서 오대성 기잡니다.
[리포트]
[KBS 뉴스9/2001년 8월 29일: "장애인 이동권확보 연대회원 80여 명이 8-1번 시내버스를 점거한 뒤 버스에 휠체어를 쇠사슬로 묶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후 20년이 흐른 오늘(20일).
단체 이름도, 머리색도 변했지만 쇠사슬은 여전했습니다.
["헌법 제11조를 보면 '누구든지 차별해서는 안 된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 버스는 저를 태우지 못하기 때문에 '차별하는 버스'입니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사회 문제화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01년 70대 장애인이 오이도역에서 리프트 추락으로 숨진 이후부텁니다.
설을 맞아 역귀성 한 노부부가 승강장으로 내려가다 변을 당한 사연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비장애인은) 이동하는 데 이걸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죠,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런데 장애인들은 이걸 권리라고 얘기할 정도로 배제되고 소외되고 방치됐었기 때문에."]
정부는 2007년부터 저상버스 보급률을 올리는 계획을 5년 단위로 3차례 내놨지만 목표를 지킨 적은 없습니다.
중·소 도시의 보급률은 20%도 안 됩니다.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가 아닌 데다 지역별 도로상황이 다르고 정부 보조금 예산도 부족한 탓입니다.
[박경석 : "한 10년 정도 기다리면 되겠다, 그러면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국가가 한 건데, 민간단체가 그냥 목표로 제시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안 할 줄은 또 몰랐습니다."]
저상버스가 단순히 장애인용이라고 여겨지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최윤영/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 "(저상버스는) 교통약자들을 위한 보편적인 권리로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필요한 거구나. 우리 부모님에게 필요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거고요."]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한 미국은 약 20년 전, 영국은 5년 전에 완전 도입에 다다랐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쇠사슬을 감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한종헌 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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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4-20 21: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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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칸막이 없이 함께 잘 사는 문제입니다.
코로나 이후 장애인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건 '외출' 이었습니다.
외출을 전혀 안 한다는 답도 8.8% 였습니다.
최근 1년 동안 세 명 중 한 명은 병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게 해달라는 당연한 요구에 세상의 문턱은 20년째 높기만 합니다.
이어서 오대성 기잡니다.
[리포트]
[KBS 뉴스9/2001년 8월 29일: "장애인 이동권확보 연대회원 80여 명이 8-1번 시내버스를 점거한 뒤 버스에 휠체어를 쇠사슬로 묶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후 20년이 흐른 오늘(20일).
단체 이름도, 머리색도 변했지만 쇠사슬은 여전했습니다.
["헌법 제11조를 보면 '누구든지 차별해서는 안 된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 버스는 저를 태우지 못하기 때문에 '차별하는 버스'입니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사회 문제화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01년 70대 장애인이 오이도역에서 리프트 추락으로 숨진 이후부텁니다.
설을 맞아 역귀성 한 노부부가 승강장으로 내려가다 변을 당한 사연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비장애인은) 이동하는 데 이걸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죠,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런데 장애인들은 이걸 권리라고 얘기할 정도로 배제되고 소외되고 방치됐었기 때문에."]
정부는 2007년부터 저상버스 보급률을 올리는 계획을 5년 단위로 3차례 내놨지만 목표를 지킨 적은 없습니다.
중·소 도시의 보급률은 20%도 안 됩니다.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가 아닌 데다 지역별 도로상황이 다르고 정부 보조금 예산도 부족한 탓입니다.
[박경석 : "한 10년 정도 기다리면 되겠다, 그러면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국가가 한 건데, 민간단체가 그냥 목표로 제시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안 할 줄은 또 몰랐습니다."]
저상버스가 단순히 장애인용이라고 여겨지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최윤영/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 "(저상버스는) 교통약자들을 위한 보편적인 권리로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필요한 거구나. 우리 부모님에게 필요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거고요."]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한 미국은 약 20년 전, 영국은 5년 전에 완전 도입에 다다랐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쇠사슬을 감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한종헌 최민영
이번에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칸막이 없이 함께 잘 사는 문제입니다.
코로나 이후 장애인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건 '외출' 이었습니다.
외출을 전혀 안 한다는 답도 8.8% 였습니다.
최근 1년 동안 세 명 중 한 명은 병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게 해달라는 당연한 요구에 세상의 문턱은 20년째 높기만 합니다.
이어서 오대성 기잡니다.
[리포트]
[KBS 뉴스9/2001년 8월 29일: "장애인 이동권확보 연대회원 80여 명이 8-1번 시내버스를 점거한 뒤 버스에 휠체어를 쇠사슬로 묶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후 20년이 흐른 오늘(20일).
단체 이름도, 머리색도 변했지만 쇠사슬은 여전했습니다.
["헌법 제11조를 보면 '누구든지 차별해서는 안 된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 버스는 저를 태우지 못하기 때문에 '차별하는 버스'입니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사회 문제화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01년 70대 장애인이 오이도역에서 리프트 추락으로 숨진 이후부텁니다.
설을 맞아 역귀성 한 노부부가 승강장으로 내려가다 변을 당한 사연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비장애인은) 이동하는 데 이걸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죠,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런데 장애인들은 이걸 권리라고 얘기할 정도로 배제되고 소외되고 방치됐었기 때문에."]
정부는 2007년부터 저상버스 보급률을 올리는 계획을 5년 단위로 3차례 내놨지만 목표를 지킨 적은 없습니다.
중·소 도시의 보급률은 20%도 안 됩니다.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가 아닌 데다 지역별 도로상황이 다르고 정부 보조금 예산도 부족한 탓입니다.
[박경석 : "한 10년 정도 기다리면 되겠다, 그러면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국가가 한 건데, 민간단체가 그냥 목표로 제시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안 할 줄은 또 몰랐습니다."]
저상버스가 단순히 장애인용이라고 여겨지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최윤영/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 "(저상버스는) 교통약자들을 위한 보편적인 권리로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필요한 거구나. 우리 부모님에게 필요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거고요."]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한 미국은 약 20년 전, 영국은 5년 전에 완전 도입에 다다랐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쇠사슬을 감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한종헌 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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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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