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집집마다 음란물 차단 ‘비상’
입력 2008.05.06 (08:51)
수정 2008.05.0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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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구 초등생 집단 성폭력 사건, 그리고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린 전북 익산 중학교 성폭행 사건이 밝혀진 이후, 인터넷상의 음란물 수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쉽게, 자주 접하는 우리아이들이 별 다른 생각 없이 흉내를 일삼으면서 이런 사건들이 빈발하게 된다는 건데요.
최성원 기자, 지금 컴퓨터에서 음란물을 차단하느라 부모님들이 많이 바쁘시다죠?
<리포트>
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대구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집집마다 음란물 차단에 비상이 걸렸는데요.
많은 부모님들이 모여서 의논도 하시고 또 어떤 집에서는 자녀 방에 있던 컴퓨터를 아예 거실로 내놓는 등 자녀들을 음란물로부터 보 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음란물을 보면 휴대전화로 문자가 전송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고 하는데요...어린 자녀들이 부모 몰래 얼마나 쉽게 음란물을 구해보고 있는지, 또 음란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지난 3일 경기도 용인의 한 가정집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방에서 부모님이 컴퓨터를 거실로 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변경주(학부모): (아이가 혼자 방에서 컴퓨터를 하면 신경 쓰이나요?) "그럼요, 그런 거 있죠. (이상한) 느낌이 들 때가 있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공개된 장소에서, 혹은 방이라면 문이라도 열어 놓게 하고 싶어지죠. 정말..."
<녹취> (어떤 걸 음란물이라고 생각하니?) "야한 거..." (야한 거? 그리고 또?) "보면 안 되는 거" (보면 안 되는 거. 왜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 "자꾸 빠지게 되니까." (근데 이게 너희가 꼭 보려고 원해서가 아니라 볼 생각이 없었는데도 요즘엔 이런 거 많이 접하게 된다고 하잖아, 너도 그런 적 있니?) "있어요."
인천에 있는 또다른 가정집, 중학생 자녀를 둔 이 학부모는 컴퓨터에 유해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녹취> (너 몇 시간 쓸 거야?) "두 시간이요." (두 시간?) "숙제해야 돼요." (너 동영상 강의 듣잖아.) "네."
<인터뷰> 김혜옥(학부모): "유해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종류의 사이트라든지 동영상이면 동영상, 그리고 폭력적인 게임, 그런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제가 설치했거든요." (안심이 되세요?) "많이 편해요. 일단 시간관리가 분 단위로 되요. 그래서 시간 관리를 할 수가 있어요."
대구 초등생 성폭행 사건 이후 이처럼 부모님들이 직접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차단 하는 가정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음란물에 접속해 다운 받을 수 있다는 건 이미 많은 부모님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인터뷰> 이00 중학생: "(음란물을) 그냥 구한다고 생각하면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음란물 본적 있어?) "예, 저도 친구들이랑...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죠."
특히 인터넷의 파일공유 사이트는 음란물을 쉽게 검색하고 내려 받을 수 있어 아이 들이 음란물을 유통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00 중학생: "그냥 사이트에 접속만 하면요, 검색어 같은데..그냥 성인 관련 용어만 쳐도... 다른 검색만 해도요 그런 야한 동영상 같은 게 같이 뜨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은데. 드라마 제목을 입력하면은 거기에 같이 껴서 야한동영상이 같이 나오기도 하고 그래요."
일단 파일공유 사이트에 가입만하면 이용자들이 어떤 자료를 공유하는지, 또 이용 자들의 나이는 몇 살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이기덕(중학생): "요즘에 미성년자가 볼 수 있는 경로가 상당히 많아요. P2P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요 특별한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고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니까 상당히 문제가 되요." (성인물을 다운 받는데 아무런 걸림이 없는 거네?) "네. 그런 거죠. 아무것도 걸리는 게 없어요."
물론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성인인증을 거쳐야 하는데요. 대부분의 자녀들 이 부모 등 가족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도용해 접속하고 있기 때문사실상 있으 나 마나 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김승현(초등학생): "성인물 볼 거면 19세 미만 같은 건 안 되잖아요, 그러면 엄마 신분증 주민등록번호 쳐서 그걸로 보고..."
<인터뷰> 이은희(중학생):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를) 다 알죠. 의료보험증 같은데 쓰여 있잖아요. 그러니까 애들이 알 수 있죠."
음란물은 주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친구들끼리 모여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때문에 자녀가 친구집에 놀러간다고 하면 부모님이 집에 계신지 꼭 확인하고 보낸다 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최00 학부모 자기네들끼리는 서로 문자도 보내고, 야 이런 게 있는데 한번 보자. 우리 집에 모이자. 엄마가 오늘은 없다. 그런 거는 몇 번 들었어요.
이미 우리나라 청소년의 80%가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본 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있 는데요. 요즘 학부모들, 모이기만 하면 자녀들을 어떻게 음란물로부터 보호할지 걱 정이라고 합니다.
<녹취> "학교에서도 본데." "세상에..." "학교에서도 볼 때도 있고, 요즘은 워낙에 PC방도 많이 있고..." "PC방 같은데 가서 보는 거는 막을 수가 없잖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거는 안돼." "지금은 매체가 발달 됐으니까... 어느 정도 안다는 인지 하에 우리가 성교육을 시키는 거지. 애들이 전혀 모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성교육을 시켜서도 안 되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녀가 음란물을 본 걸 알았을 때 어떻게 아이에게 얘기하고 가 르칠지 막막해 하는 학부모들도 많습니다.
<인터뷰> 최00(학부모): "정말 초등학생이 그런 일을 한다는 거는 엄마들은 전혀 생각을 못하죠. 정말 애들을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해요."
<인터뷰> 김00(학부모): "우리 아이는 아닐 것이다, 아이들이 어리니까 아직까지는 안전하다가 아니라 이미 이 아이들은 알 거 다 알고...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런 범위를 벗어나서 아주 위험한 수준까지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교육 자체를..."
최근에는 좀더 세밀하게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 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연(차단 프로그램업체 관계자): "다운로드는 받을 수 있고 재생만 안 되게 되고 있고, 배포도 안 되게 되고 있고..또 편집도 안 되게 되어 있죠. 재생기록이라든지, 어떤 접근기록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다 기록이 남게 돼 있고요, 그것들을 월말에 문자 메세지로 (부모에게) 알려 드립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한국 교원단체 총연합회 대변인): "가장 필요한 부분은 정규 교과 시간 내에 성교육 부분이 반드시 편성이 되어야 한다는 부분을 대다수 교사들이 요구를 하고 있고요. 부모님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 법률체제 라던가 제한, 또 그러한 음란물을 유포하는 부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이런 체계적인 법적 정비 부분이 우선적으로 따라야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엄청난 양의 음란물이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지면서 어린 자녀들 또한 음란물의 유 혹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각 가정에서라도 자녀들에게 좀더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대구 초등생 집단 성폭력 사건, 그리고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린 전북 익산 중학교 성폭행 사건이 밝혀진 이후, 인터넷상의 음란물 수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쉽게, 자주 접하는 우리아이들이 별 다른 생각 없이 흉내를 일삼으면서 이런 사건들이 빈발하게 된다는 건데요.
최성원 기자, 지금 컴퓨터에서 음란물을 차단하느라 부모님들이 많이 바쁘시다죠?
<리포트>
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대구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집집마다 음란물 차단에 비상이 걸렸는데요.
많은 부모님들이 모여서 의논도 하시고 또 어떤 집에서는 자녀 방에 있던 컴퓨터를 아예 거실로 내놓는 등 자녀들을 음란물로부터 보 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음란물을 보면 휴대전화로 문자가 전송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고 하는데요...어린 자녀들이 부모 몰래 얼마나 쉽게 음란물을 구해보고 있는지, 또 음란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지난 3일 경기도 용인의 한 가정집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방에서 부모님이 컴퓨터를 거실로 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변경주(학부모): (아이가 혼자 방에서 컴퓨터를 하면 신경 쓰이나요?) "그럼요, 그런 거 있죠. (이상한) 느낌이 들 때가 있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공개된 장소에서, 혹은 방이라면 문이라도 열어 놓게 하고 싶어지죠. 정말..."
<녹취> (어떤 걸 음란물이라고 생각하니?) "야한 거..." (야한 거? 그리고 또?) "보면 안 되는 거" (보면 안 되는 거. 왜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 "자꾸 빠지게 되니까." (근데 이게 너희가 꼭 보려고 원해서가 아니라 볼 생각이 없었는데도 요즘엔 이런 거 많이 접하게 된다고 하잖아, 너도 그런 적 있니?) "있어요."
인천에 있는 또다른 가정집, 중학생 자녀를 둔 이 학부모는 컴퓨터에 유해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녹취> (너 몇 시간 쓸 거야?) "두 시간이요." (두 시간?) "숙제해야 돼요." (너 동영상 강의 듣잖아.) "네."
<인터뷰> 김혜옥(학부모): "유해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종류의 사이트라든지 동영상이면 동영상, 그리고 폭력적인 게임, 그런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제가 설치했거든요." (안심이 되세요?) "많이 편해요. 일단 시간관리가 분 단위로 되요. 그래서 시간 관리를 할 수가 있어요."
대구 초등생 성폭행 사건 이후 이처럼 부모님들이 직접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차단 하는 가정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음란물에 접속해 다운 받을 수 있다는 건 이미 많은 부모님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인터뷰> 이00 중학생: "(음란물을) 그냥 구한다고 생각하면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음란물 본적 있어?) "예, 저도 친구들이랑...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죠."
특히 인터넷의 파일공유 사이트는 음란물을 쉽게 검색하고 내려 받을 수 있어 아이 들이 음란물을 유통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00 중학생: "그냥 사이트에 접속만 하면요, 검색어 같은데..그냥 성인 관련 용어만 쳐도... 다른 검색만 해도요 그런 야한 동영상 같은 게 같이 뜨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은데. 드라마 제목을 입력하면은 거기에 같이 껴서 야한동영상이 같이 나오기도 하고 그래요."
일단 파일공유 사이트에 가입만하면 이용자들이 어떤 자료를 공유하는지, 또 이용 자들의 나이는 몇 살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이기덕(중학생): "요즘에 미성년자가 볼 수 있는 경로가 상당히 많아요. P2P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요 특별한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고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니까 상당히 문제가 되요." (성인물을 다운 받는데 아무런 걸림이 없는 거네?) "네. 그런 거죠. 아무것도 걸리는 게 없어요."
물론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성인인증을 거쳐야 하는데요. 대부분의 자녀들 이 부모 등 가족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도용해 접속하고 있기 때문사실상 있으 나 마나 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김승현(초등학생): "성인물 볼 거면 19세 미만 같은 건 안 되잖아요, 그러면 엄마 신분증 주민등록번호 쳐서 그걸로 보고..."
<인터뷰> 이은희(중학생):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를) 다 알죠. 의료보험증 같은데 쓰여 있잖아요. 그러니까 애들이 알 수 있죠."
음란물은 주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친구들끼리 모여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때문에 자녀가 친구집에 놀러간다고 하면 부모님이 집에 계신지 꼭 확인하고 보낸다 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최00 학부모 자기네들끼리는 서로 문자도 보내고, 야 이런 게 있는데 한번 보자. 우리 집에 모이자. 엄마가 오늘은 없다. 그런 거는 몇 번 들었어요.
이미 우리나라 청소년의 80%가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본 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있 는데요. 요즘 학부모들, 모이기만 하면 자녀들을 어떻게 음란물로부터 보호할지 걱 정이라고 합니다.
<녹취> "학교에서도 본데." "세상에..." "학교에서도 볼 때도 있고, 요즘은 워낙에 PC방도 많이 있고..." "PC방 같은데 가서 보는 거는 막을 수가 없잖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거는 안돼." "지금은 매체가 발달 됐으니까... 어느 정도 안다는 인지 하에 우리가 성교육을 시키는 거지. 애들이 전혀 모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성교육을 시켜서도 안 되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녀가 음란물을 본 걸 알았을 때 어떻게 아이에게 얘기하고 가 르칠지 막막해 하는 학부모들도 많습니다.
<인터뷰> 최00(학부모): "정말 초등학생이 그런 일을 한다는 거는 엄마들은 전혀 생각을 못하죠. 정말 애들을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해요."
<인터뷰> 김00(학부모): "우리 아이는 아닐 것이다, 아이들이 어리니까 아직까지는 안전하다가 아니라 이미 이 아이들은 알 거 다 알고...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런 범위를 벗어나서 아주 위험한 수준까지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교육 자체를..."
최근에는 좀더 세밀하게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 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연(차단 프로그램업체 관계자): "다운로드는 받을 수 있고 재생만 안 되게 되고 있고, 배포도 안 되게 되고 있고..또 편집도 안 되게 되어 있죠. 재생기록이라든지, 어떤 접근기록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다 기록이 남게 돼 있고요, 그것들을 월말에 문자 메세지로 (부모에게) 알려 드립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한국 교원단체 총연합회 대변인): "가장 필요한 부분은 정규 교과 시간 내에 성교육 부분이 반드시 편성이 되어야 한다는 부분을 대다수 교사들이 요구를 하고 있고요. 부모님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 법률체제 라던가 제한, 또 그러한 음란물을 유포하는 부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이런 체계적인 법적 정비 부분이 우선적으로 따라야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엄청난 양의 음란물이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지면서 어린 자녀들 또한 음란물의 유 혹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각 가정에서라도 자녀들에게 좀더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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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집집마다 음란물 차단 ‘비상’
-
- 입력 2008-05-06 08:28:22
- 수정2008-05-06 09:39:23

<앵커 멘트>
대구 초등생 집단 성폭력 사건, 그리고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린 전북 익산 중학교 성폭행 사건이 밝혀진 이후, 인터넷상의 음란물 수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쉽게, 자주 접하는 우리아이들이 별 다른 생각 없이 흉내를 일삼으면서 이런 사건들이 빈발하게 된다는 건데요.
최성원 기자, 지금 컴퓨터에서 음란물을 차단하느라 부모님들이 많이 바쁘시다죠?
<리포트>
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대구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집집마다 음란물 차단에 비상이 걸렸는데요.
많은 부모님들이 모여서 의논도 하시고 또 어떤 집에서는 자녀 방에 있던 컴퓨터를 아예 거실로 내놓는 등 자녀들을 음란물로부터 보 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음란물을 보면 휴대전화로 문자가 전송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고 하는데요...어린 자녀들이 부모 몰래 얼마나 쉽게 음란물을 구해보고 있는지, 또 음란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지난 3일 경기도 용인의 한 가정집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방에서 부모님이 컴퓨터를 거실로 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변경주(학부모): (아이가 혼자 방에서 컴퓨터를 하면 신경 쓰이나요?) "그럼요, 그런 거 있죠. (이상한) 느낌이 들 때가 있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공개된 장소에서, 혹은 방이라면 문이라도 열어 놓게 하고 싶어지죠. 정말..."
<녹취> (어떤 걸 음란물이라고 생각하니?) "야한 거..." (야한 거? 그리고 또?) "보면 안 되는 거" (보면 안 되는 거. 왜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 "자꾸 빠지게 되니까." (근데 이게 너희가 꼭 보려고 원해서가 아니라 볼 생각이 없었는데도 요즘엔 이런 거 많이 접하게 된다고 하잖아, 너도 그런 적 있니?) "있어요."
인천에 있는 또다른 가정집, 중학생 자녀를 둔 이 학부모는 컴퓨터에 유해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녹취> (너 몇 시간 쓸 거야?) "두 시간이요." (두 시간?) "숙제해야 돼요." (너 동영상 강의 듣잖아.) "네."
<인터뷰> 김혜옥(학부모): "유해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종류의 사이트라든지 동영상이면 동영상, 그리고 폭력적인 게임, 그런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제가 설치했거든요." (안심이 되세요?) "많이 편해요. 일단 시간관리가 분 단위로 되요. 그래서 시간 관리를 할 수가 있어요."
대구 초등생 성폭행 사건 이후 이처럼 부모님들이 직접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차단 하는 가정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음란물에 접속해 다운 받을 수 있다는 건 이미 많은 부모님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인터뷰> 이00 중학생: "(음란물을) 그냥 구한다고 생각하면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음란물 본적 있어?) "예, 저도 친구들이랑...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죠."
특히 인터넷의 파일공유 사이트는 음란물을 쉽게 검색하고 내려 받을 수 있어 아이 들이 음란물을 유통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00 중학생: "그냥 사이트에 접속만 하면요, 검색어 같은데..그냥 성인 관련 용어만 쳐도... 다른 검색만 해도요 그런 야한 동영상 같은 게 같이 뜨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은데. 드라마 제목을 입력하면은 거기에 같이 껴서 야한동영상이 같이 나오기도 하고 그래요."
일단 파일공유 사이트에 가입만하면 이용자들이 어떤 자료를 공유하는지, 또 이용 자들의 나이는 몇 살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이기덕(중학생): "요즘에 미성년자가 볼 수 있는 경로가 상당히 많아요. P2P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요 특별한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고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니까 상당히 문제가 되요." (성인물을 다운 받는데 아무런 걸림이 없는 거네?) "네. 그런 거죠. 아무것도 걸리는 게 없어요."
물론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성인인증을 거쳐야 하는데요. 대부분의 자녀들 이 부모 등 가족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도용해 접속하고 있기 때문사실상 있으 나 마나 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김승현(초등학생): "성인물 볼 거면 19세 미만 같은 건 안 되잖아요, 그러면 엄마 신분증 주민등록번호 쳐서 그걸로 보고..."
<인터뷰> 이은희(중학생):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를) 다 알죠. 의료보험증 같은데 쓰여 있잖아요. 그러니까 애들이 알 수 있죠."
음란물은 주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친구들끼리 모여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때문에 자녀가 친구집에 놀러간다고 하면 부모님이 집에 계신지 꼭 확인하고 보낸다 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최00 학부모 자기네들끼리는 서로 문자도 보내고, 야 이런 게 있는데 한번 보자. 우리 집에 모이자. 엄마가 오늘은 없다. 그런 거는 몇 번 들었어요.
이미 우리나라 청소년의 80%가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본 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있 는데요. 요즘 학부모들, 모이기만 하면 자녀들을 어떻게 음란물로부터 보호할지 걱 정이라고 합니다.
<녹취> "학교에서도 본데." "세상에..." "학교에서도 볼 때도 있고, 요즘은 워낙에 PC방도 많이 있고..." "PC방 같은데 가서 보는 거는 막을 수가 없잖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거는 안돼." "지금은 매체가 발달 됐으니까... 어느 정도 안다는 인지 하에 우리가 성교육을 시키는 거지. 애들이 전혀 모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성교육을 시켜서도 안 되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녀가 음란물을 본 걸 알았을 때 어떻게 아이에게 얘기하고 가 르칠지 막막해 하는 학부모들도 많습니다.
<인터뷰> 최00(학부모): "정말 초등학생이 그런 일을 한다는 거는 엄마들은 전혀 생각을 못하죠. 정말 애들을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해요."
<인터뷰> 김00(학부모): "우리 아이는 아닐 것이다, 아이들이 어리니까 아직까지는 안전하다가 아니라 이미 이 아이들은 알 거 다 알고...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런 범위를 벗어나서 아주 위험한 수준까지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교육 자체를..."
최근에는 좀더 세밀하게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 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연(차단 프로그램업체 관계자): "다운로드는 받을 수 있고 재생만 안 되게 되고 있고, 배포도 안 되게 되고 있고..또 편집도 안 되게 되어 있죠. 재생기록이라든지, 어떤 접근기록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다 기록이 남게 돼 있고요, 그것들을 월말에 문자 메세지로 (부모에게) 알려 드립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한국 교원단체 총연합회 대변인): "가장 필요한 부분은 정규 교과 시간 내에 성교육 부분이 반드시 편성이 되어야 한다는 부분을 대다수 교사들이 요구를 하고 있고요. 부모님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 법률체제 라던가 제한, 또 그러한 음란물을 유포하는 부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이런 체계적인 법적 정비 부분이 우선적으로 따라야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엄청난 양의 음란물이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지면서 어린 자녀들 또한 음란물의 유 혹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각 가정에서라도 자녀들에게 좀더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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