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22년째 험준한 설악산 곳곳에 편지를 전하는 집배원이 있습니다.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지만, 기다리는 이들이 있어 멈출 수 없습니다.
홍수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막 동이 튼 이른 아침, 집배원 정해만 씨가 택배 상자며 편지며 우편물을 챙깁니다.
사륜 오토바이를 몰아 도착한 곳은 그의 집배 구역인 설악산.
30kg나 되는 등짐을 메고 첫 배달지인 해발 600m, 금강굴로 향합니다.
시원스레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을 건너 가파른 기암괴석도 지납니다.
눈 덮인 대청봉이 가까워오고, 천불동 계곡이 멀어질수록 정 씨의 숨은 가빠옵니다.
숨이 턱에 차오르며 도착한 금강굴.
정씨는 하루 20통 남짓한 우편물을 전하러 금강굴에서 흔들바위, 비룡폭포 등 험하디 험한 산길 35km를 매일 8시간에 걸쳐 오갑니다.
<인터뷰>정해만(속초우체국) :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죠 눈이 왔을 때 여기는 녹지 않고 자꾸 5,6미터 쌓이는데 그럼 굉장히 무섭거든요."
올해 나이 예순인 정 씨, 전임자들은 하루도 못 버티고 포기했던 설악산 배달 일을 22년째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동우 스님(계조암 총무스님) : "여간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항상 갖다주니깐 고맙게 생각하고 있죠."
<인터뷰>정해만 : "힘들죠 그래도 보람이 있잖아요 돈내고도 운동하는데 저는 돈받고 운동하고..."
정 씨같은 특수지 집배원은 2백여 명...
세상과 떨어진 곳에 사는 외로운 사람들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기에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험한 길을 누빕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