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무분별한 하천 정비 공사 때문에 물고기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생태계 복원을 위해 다시 예산을 들여 인공 어초를 집어넣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양성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가을 가뭄에 강 바닥이 훤히 드러났습니다.
강바닥엔 모래와 돌멩이뿐, 물고기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온 바위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바위들은 2년 전, 하천 정비 과정에서 제방용 골재 등으로 반출됐습니다.
<인터뷰> 심재호(경남 산청군 생초면) : "예전엔 큰 돌 많았는데 하천 정비하면서 다 사라졌어요."
지름 30센티미터 이상의 돌은 반출을 금지한 규정이 공사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수해가 날 때마다 지리산 자락 곳곳에서 하천 정비가 이뤄졌기 때문에 하천 생태계는 상당부분 파괴됐습니다.
하천에 바위를 다시 넣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덤프트럭이 오가며 강 한가운데에 바위 100여 톤을 쏟아 붓습니다.
이번에 설치된 어초는 자연석으로 환경오염의 우려가 없고 직경이 1미터를 넘는, 물고기가 서식하기에 충분한 크기입니다.
바위를 넣은 지 1주일이 지나자, 벌써 피라미 등 어린 고기가 돌아온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진규(한국토속어보존회 회장) : "작은 돌보다는 큰 돌에 물고기가 알도 낳고 서식합니다."
재난을 막겠다는 하천 정비 사업이 생태계 파괴를 낳고, 이를 복원하기 위해 다시 예산을 들이는 악순환의 현장입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