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전통춤을 지키는데 80평생을 바쳐 온 남자 무용수가 있습니다.
우리 시대 마지막 춤꾼, 이매방 선생을 만나보시죠.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끊어질듯 이어지는 우아하고 절제된 동작, 섬세한 몸짓 손가락 끝 움직임 하나 하나에도 감정이 스며있습니다.
매혹적인 춤사위의 주인공은 팔순을 넘긴 남자 무용수입니다.
<인터뷰>이매방(인간문화재) : "요염하고 아름답고 거기에 슬픈 표현도 있고, 박력도 있고..."
전통무용의 백미, 승무와 살풀이춤의 대가인 '우봉 이매방' 선생.
창작무 일색인 한국 무용계에서 유일하게 전통춤의 원형을 지켜온 '민속춤의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춤꾼으로 살아온 지 올해로 76년, 어린 시절 고향 목포와 중국을 오가며 당대 내로라하는 춤꾼들을 사사해 젊은 나이에 최고의 반열에 올랐지만, 남자 무용수로서의 고뇌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아버지가) 나를 때리려고 무대까지 나온 분이야. 나 공연하는데 남자가 무슨 춤 추냐 그말이지."
몸은 노쇠해져 이젠 장구채를 잡는 시간이 더 많아졌지만, 그 옛날, 승무가 5백 년을 전해 내려온 것처럼, 선생의 마지막 바람은 자신이 간직해온 전통의 아름다움을 길이길이 남기는 것입니다.
<인터뷰> "죽을 때까지 결국 무대에서 춤추다 죽어야돼 여태껏 그렇게 살았고, 나는 내 일상생활이 춤 아니야?"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