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없다” vs “과세방침”…엇갈리는 정부 입장

입력 2021.04.23 (21:18) 수정 2021.04.2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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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상화폐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입장은 분명합니다.

실제 가치가 없어 투자 자산으로 인정 못 하겠다는 건데요.

그런데도 가상화폐를 팔아 이익을 내면 세금은 물리겠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서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3년 전,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에 대한 강력한 압박책을 제시했습니다.

[박상기/전 법무부 장관/2018년 :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하반기에 가상화폐 거래소 대부분이 문 닫을 수 있고, 투자자 보호도 못 해준다고 경고했습니다.

[은성수/금융위원장/어제 : "거래소가 폐쇄될 위험이 있으니까 본인 책임 하에 확인해주세요. 우리가 그걸 다 보호해야 될 대상이냐에 대해서 생각이 다르고요."]

거래를 옥죄는 조치도 속속 도입됩니다.

금융위와 경찰청 등이 당장 이번 달부터 석 달 동안 시세조작과 자금세탁을 단속합니다.

9월부터는 거래소 입출금 계좌에 대한 실명확인이 의무화되고, 내년부터는 250만 원이 넘는 이익에 대해 세금도 부과합니다.

그러나 '단속하고 과세하겠다'면서도 가상화폐 거래를 제도화하는 건 곤란하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모순 아니냐는 반발이 나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음성변조 : "이용자 보호를 안 하면서 단속은 하고, 위법도 아니고 합법도 아니고 탈법. 탈법을 10년 이상 방치하는 국가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정부 공인을 받으면 투기적 거래가 오히려 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오히려 커진다는 게 이유이지만, 이제 최소한의 제도가 필요한 때라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경제적 실질은 존재하고 다양한 범위에서 활용하게 되는 것은 분명한데,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자체는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투자 자산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규제의 사각지대를 방치만 할 수도 없는 정부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영상편집:사명환/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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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없다” vs “과세방침”…엇갈리는 정부 입장
    • 입력 2021-04-23 21:18:41
    • 수정2021-04-23 22:12:52
    뉴스 9
[앵커]

가상화폐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입장은 분명합니다.

실제 가치가 없어 투자 자산으로 인정 못 하겠다는 건데요.

그런데도 가상화폐를 팔아 이익을 내면 세금은 물리겠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서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3년 전,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에 대한 강력한 압박책을 제시했습니다.

[박상기/전 법무부 장관/2018년 :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하반기에 가상화폐 거래소 대부분이 문 닫을 수 있고, 투자자 보호도 못 해준다고 경고했습니다.

[은성수/금융위원장/어제 : "거래소가 폐쇄될 위험이 있으니까 본인 책임 하에 확인해주세요. 우리가 그걸 다 보호해야 될 대상이냐에 대해서 생각이 다르고요."]

거래를 옥죄는 조치도 속속 도입됩니다.

금융위와 경찰청 등이 당장 이번 달부터 석 달 동안 시세조작과 자금세탁을 단속합니다.

9월부터는 거래소 입출금 계좌에 대한 실명확인이 의무화되고, 내년부터는 250만 원이 넘는 이익에 대해 세금도 부과합니다.

그러나 '단속하고 과세하겠다'면서도 가상화폐 거래를 제도화하는 건 곤란하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모순 아니냐는 반발이 나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음성변조 : "이용자 보호를 안 하면서 단속은 하고, 위법도 아니고 합법도 아니고 탈법. 탈법을 10년 이상 방치하는 국가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정부 공인을 받으면 투기적 거래가 오히려 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오히려 커진다는 게 이유이지만, 이제 최소한의 제도가 필요한 때라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경제적 실질은 존재하고 다양한 범위에서 활용하게 되는 것은 분명한데,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자체는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투자 자산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규제의 사각지대를 방치만 할 수도 없는 정부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영상편집:사명환/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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