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딜러들 “145억 실체 밝히고 부당해고 철회하라”

입력 2021.01.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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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랜딩카지노 부당해고 철회 촉구 기자회견19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랜딩카지노 부당해고 철회 촉구 기자회견

'145억 원 행방불명 사건'이 발생한 제주 랜딩카지노 직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고용 유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사라진 돈의 실체를 밝히라며 투명한 경영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제주관광서비스 노동조합 LEK지부는 오늘(19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금고에 보관 중이던 145억 원이 사라져 도민사회가 경악한 가운데 4명의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기한 계약직을 채용해 놓고 경영상의 이유로 2년 만에 해고 통보했다"며 "돈이 없어 출퇴근 셔틀버스 하나도 해줄 수 없다고 하는데 그 많은 수익은 어디 간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20대 카지노 딜러는 "입사 2년이 되면 정규직으로 바뀔 거라는 말을 듣고 회사에 들어왔지만, 2년을 한 달 앞둔 지난 7일 코로나로 상황이 어려워 계약 연장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선배, 간부들 가운데 계약 연장이 안 된 사례가 없어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지노 딜러는 "사측이 카지노 오픈 당시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는 손님에게 최고 서비스 제공하라는 회사를 위해 고객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눈물을 뒤로 훔치며 일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왜 비용 절감을 이유로 1년 11개월 차 막내 4명에게 한 달을 남기고 계약 만료 통보하느냐"며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소통하자던 임원진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토로했다.

노조 측은 "현재 랜딩카지노는 노사협의가 전혀 되지 않아 일방적인 유급휴업(고용유지지원금 지급)에 있다"며 "인원 감축이 이유라면 고연봉을 받는 20명 이상의 부장급 이상의 임원을 두고 왜 계약직 말단 사원을 해고하는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145억 원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카지노 딜러들은 굉장히 허탈해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대표이사가 직접 직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데 한마디도 없다. 굉장히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 측은 플로라 랜딩카지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직접 나서 사라진 돈에 대해 밝히고,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기환 민주노총제주본부장은 "랜딩자본이 들어왔을 때 지역민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제주경제 사회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며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본부장은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복리후생, 기업의 지속성을 위해 재투자돼야 할 돈이 비자금으로 조성된 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비정규직으로 기업 운영하겠다는 천박한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은 "노조 측이 도난 사건을 호도의 기회로 삼아 도를 넘는 사실 왜곡과 억지주장을 펼치며 자해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람정 측은 "당사와 신의성실의 원칙 하에 교섭할 수 있는 공식적인 대화의 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어젠다와 전혀 무관한 선정적인 이슈에 편승하여 도를 넘는 흠집 내기를 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은 해고가 아닌, 계약 기간이 종료돼서 만료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지난달 랜딩카지노 VIP 고객 금고에서 현금 145억6,000만 원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현재까지 이 돈의 일부로 추정되는 120여억 원이 발견됐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랜딩카지노 재무 담당자 말레이시아 여성 임모(55세)씨와 30대 외국인 공범 2명을 쫓고 있다. 또 돈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권리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람정 측은 "사라진 돈은 모기업인 홍콩 랜딩인터네셔널의 자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 기업의 돈이 왜 제주에 있는 카지노 고객 개인 금고에 보관돼 있었는지, 자금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수사 중을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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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지노 딜러들 “145억 실체 밝히고 부당해고 철회하라”
    • 입력 2021-01-19 16:12:54
    취재K
19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랜딩카지노 부당해고 철회 촉구 기자회견
'145억 원 행방불명 사건'이 발생한 제주 랜딩카지노 직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고용 유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사라진 돈의 실체를 밝히라며 투명한 경영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제주관광서비스 노동조합 LEK지부는 오늘(19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금고에 보관 중이던 145억 원이 사라져 도민사회가 경악한 가운데 4명의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기한 계약직을 채용해 놓고 경영상의 이유로 2년 만에 해고 통보했다"며 "돈이 없어 출퇴근 셔틀버스 하나도 해줄 수 없다고 하는데 그 많은 수익은 어디 간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20대 카지노 딜러는 "입사 2년이 되면 정규직으로 바뀔 거라는 말을 듣고 회사에 들어왔지만, 2년을 한 달 앞둔 지난 7일 코로나로 상황이 어려워 계약 연장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선배, 간부들 가운데 계약 연장이 안 된 사례가 없어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지노 딜러는 "사측이 카지노 오픈 당시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는 손님에게 최고 서비스 제공하라는 회사를 위해 고객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눈물을 뒤로 훔치며 일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왜 비용 절감을 이유로 1년 11개월 차 막내 4명에게 한 달을 남기고 계약 만료 통보하느냐"며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소통하자던 임원진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토로했다.

노조 측은 "현재 랜딩카지노는 노사협의가 전혀 되지 않아 일방적인 유급휴업(고용유지지원금 지급)에 있다"며 "인원 감축이 이유라면 고연봉을 받는 20명 이상의 부장급 이상의 임원을 두고 왜 계약직 말단 사원을 해고하는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145억 원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카지노 딜러들은 굉장히 허탈해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대표이사가 직접 직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데 한마디도 없다. 굉장히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 측은 플로라 랜딩카지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직접 나서 사라진 돈에 대해 밝히고,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기환 민주노총제주본부장은 "랜딩자본이 들어왔을 때 지역민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제주경제 사회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며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본부장은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복리후생, 기업의 지속성을 위해 재투자돼야 할 돈이 비자금으로 조성된 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비정규직으로 기업 운영하겠다는 천박한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은 "노조 측이 도난 사건을 호도의 기회로 삼아 도를 넘는 사실 왜곡과 억지주장을 펼치며 자해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람정 측은 "당사와 신의성실의 원칙 하에 교섭할 수 있는 공식적인 대화의 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어젠다와 전혀 무관한 선정적인 이슈에 편승하여 도를 넘는 흠집 내기를 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은 해고가 아닌, 계약 기간이 종료돼서 만료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지난달 랜딩카지노 VIP 고객 금고에서 현금 145억6,000만 원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현재까지 이 돈의 일부로 추정되는 120여억 원이 발견됐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랜딩카지노 재무 담당자 말레이시아 여성 임모(55세)씨와 30대 외국인 공범 2명을 쫓고 있다. 또 돈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권리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람정 측은 "사라진 돈은 모기업인 홍콩 랜딩인터네셔널의 자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 기업의 돈이 왜 제주에 있는 카지노 고객 개인 금고에 보관돼 있었는지, 자금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수사 중을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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