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유치원·초1학년은 매일 등교할 수 있을까?

입력 2020.09.21 (14:21) 수정 2020.09.2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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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도권 등교 재개

월요일 아침 승용차로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급히 직장으로 향하는 아버지들, 마스크 잘 쓰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는 신신당부하는 어머니들, 코로나 19 확산으로 힘들었지만, 등교 재개까지 잘 견뎌냈다는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의 반응이 이어집니다.

기대와 우려 속에 전국 학교의 40% 정도에 해당하는 수도권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오늘 일제히 등교를 재개했습니다. 약 7천여 곳입니다. 지난달 26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전면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지 약 한 달 만입니다.

'거리 두기'에 따라 중학교 이하의 경우 전체 학생의 3분의 1,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하로 등교해야 합니다. 등교하지 않는 날은 원격 수업을 병행합니다.

■방역 시스템 정착 눈에 띄어

취재진이 오늘 학교에 가보니 1학기 때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건 학교 방역 시스템의 정착입니다. 학교 밀집도 줄이기와 '거리 두기'에 중점을 둔 건 일단 동일합니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학교들은 등교 시간을 세분화하거나 정문과 후문으로 나눠 등교하기도 합니다.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체온을 재고, 복도에는 한 방향 걷기 표시가 바닥에 표시돼 있습니다. 교실 안에선 책상 간격을 넓혀서 이른바 '짝꿍'이 없어졌고, 책상마다 투명 가림막이 있는 학교도 있습니다. 미술용품 등은 개인별로 따로 씁니다.

점심 급식 때 몰리는 인원을 줄이기 위해 강당을 식당으로 바꾸기도 하고, 4명이 앉던 자리에 1명만 앉히기도 합니다. 방역 보조인력이 수시로 복도 계단 손잡이 등을 소독합니다.

방법이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이제 익숙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학생들도 비교적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진 모습입니다. 7천여 곳 학교 모두를 둘러볼 순 없지만, 공교육 평균을 감안하면 편차는 그리 크지 않을 거라 봅니다.


■유치원·초1 매일 등교 가능할까?

취재를 위해 공립 단설인 서울 양재유치원도 찾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지침이 잘 지켜지는 곳입니다. 이날 110여 명의 원아 가운데 30여 명이 유치원에 등원했습니다. 3분의 1 이하 규정을 지키기 위해 월요일은 맞벌이 부부 등 사정이 급한 가정, 그리고 나머지는 수-금, 화-목 등의 형태로 등원하게 됩니다.

유치원 이야기를 하는 건, 서울의 경우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의 매일 등교를 추진하기 때문입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추석 방역 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12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치원의 경우 돌봄 기능 등을 고려하고, 초등학생은 학교생활 적응과 기초학력을 위해서 매일 등교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현재 3분의 1 이하 지침에선 이들 학년이 매일 등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예외를 적용해달라는 겁니다. 저학년일수록 저출산에 따라 줄어든 반별 인원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거리 두기'도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양재유치원 학부모와 교사들은 유치원생의 경우 등교와 원격을 반복할 경우 적응이 어렵다는 점을 토로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이하의 경우 쌍방향 원격 수업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치원생이나 초1의 경우는 마스크 착용 등 지침을 잘 지키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또 교사의 말을 가장 잘 따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 등을 꼼꼼하게 실행하고 있는 유치원생들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찬바람 부는 시기…가정 방역도 중요
물론, 코로나 19 시대에 다른 학년들의 '학습 격차' 우려도 등교 수업을 재개한 중요한 이유입니다. 학부모들의 우려가 반영됐습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늘(21일) 수도권 등교 재개 현장을 찾아 "학습 격차 해소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학교겠죠. 학교 현장에선 가정 방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원생 한 명이 감기에 걸릴 경우 줄줄이 다른 아이들까지 전염되기 쉽습니다. 초등학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플 경우 등교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방역이라고 합니다.

벌써부터 아침저녁으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독감 등이 함께 유행할 수 있는 계절입니다. 이제 전국에서 모두 등교가 시작됐습니다. 아직까지 원격 수업이 등교를 대체하긴 힘듭니다. 추석 뒤까지 학교와 가정 모두가 방역을 잘 해내 일부 학년이라도 매일 등교로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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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시대, 유치원·초1학년은 매일 등교할 수 있을까?
    • 입력 2020-09-21 14:21:53
    • 수정2020-09-21 14:23:17
    취재K
■오늘 수도권 등교 재개

월요일 아침 승용차로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급히 직장으로 향하는 아버지들, 마스크 잘 쓰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는 신신당부하는 어머니들, 코로나 19 확산으로 힘들었지만, 등교 재개까지 잘 견뎌냈다는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의 반응이 이어집니다.

기대와 우려 속에 전국 학교의 40% 정도에 해당하는 수도권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오늘 일제히 등교를 재개했습니다. 약 7천여 곳입니다. 지난달 26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전면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지 약 한 달 만입니다.

'거리 두기'에 따라 중학교 이하의 경우 전체 학생의 3분의 1,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하로 등교해야 합니다. 등교하지 않는 날은 원격 수업을 병행합니다.

■방역 시스템 정착 눈에 띄어

취재진이 오늘 학교에 가보니 1학기 때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건 학교 방역 시스템의 정착입니다. 학교 밀집도 줄이기와 '거리 두기'에 중점을 둔 건 일단 동일합니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학교들은 등교 시간을 세분화하거나 정문과 후문으로 나눠 등교하기도 합니다.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체온을 재고, 복도에는 한 방향 걷기 표시가 바닥에 표시돼 있습니다. 교실 안에선 책상 간격을 넓혀서 이른바 '짝꿍'이 없어졌고, 책상마다 투명 가림막이 있는 학교도 있습니다. 미술용품 등은 개인별로 따로 씁니다.

점심 급식 때 몰리는 인원을 줄이기 위해 강당을 식당으로 바꾸기도 하고, 4명이 앉던 자리에 1명만 앉히기도 합니다. 방역 보조인력이 수시로 복도 계단 손잡이 등을 소독합니다.

방법이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이제 익숙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학생들도 비교적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진 모습입니다. 7천여 곳 학교 모두를 둘러볼 순 없지만, 공교육 평균을 감안하면 편차는 그리 크지 않을 거라 봅니다.


■유치원·초1 매일 등교 가능할까?

취재를 위해 공립 단설인 서울 양재유치원도 찾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지침이 잘 지켜지는 곳입니다. 이날 110여 명의 원아 가운데 30여 명이 유치원에 등원했습니다. 3분의 1 이하 규정을 지키기 위해 월요일은 맞벌이 부부 등 사정이 급한 가정, 그리고 나머지는 수-금, 화-목 등의 형태로 등원하게 됩니다.

유치원 이야기를 하는 건, 서울의 경우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의 매일 등교를 추진하기 때문입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추석 방역 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12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치원의 경우 돌봄 기능 등을 고려하고, 초등학생은 학교생활 적응과 기초학력을 위해서 매일 등교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현재 3분의 1 이하 지침에선 이들 학년이 매일 등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예외를 적용해달라는 겁니다. 저학년일수록 저출산에 따라 줄어든 반별 인원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거리 두기'도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양재유치원 학부모와 교사들은 유치원생의 경우 등교와 원격을 반복할 경우 적응이 어렵다는 점을 토로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이하의 경우 쌍방향 원격 수업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치원생이나 초1의 경우는 마스크 착용 등 지침을 잘 지키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또 교사의 말을 가장 잘 따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 등을 꼼꼼하게 실행하고 있는 유치원생들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찬바람 부는 시기…가정 방역도 중요
물론, 코로나 19 시대에 다른 학년들의 '학습 격차' 우려도 등교 수업을 재개한 중요한 이유입니다. 학부모들의 우려가 반영됐습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늘(21일) 수도권 등교 재개 현장을 찾아 "학습 격차 해소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학교겠죠. 학교 현장에선 가정 방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원생 한 명이 감기에 걸릴 경우 줄줄이 다른 아이들까지 전염되기 쉽습니다. 초등학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플 경우 등교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방역이라고 합니다.

벌써부터 아침저녁으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독감 등이 함께 유행할 수 있는 계절입니다. 이제 전국에서 모두 등교가 시작됐습니다. 아직까지 원격 수업이 등교를 대체하긴 힘듭니다. 추석 뒤까지 학교와 가정 모두가 방역을 잘 해내 일부 학년이라도 매일 등교로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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