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해운대 ‘무법천지’ 외국인 “코로나19는 가짜야”

입력 2020.07.06 (13:10) 수정 2020.07.0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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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말도 마요! 무법천지였다니까요!"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한 공무원이 한 하소연입니다. 전국 대표 여름 피서지인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었던 걸까요?

지난 4일은 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때아닌 독립기념일 행사가 열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독립기념일은 8월 15일이면 찾아오는 우리의 광복절이 아닙니다. 바로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한 날을 기념하는 독립기념일입니다.

이날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는 수많은 외국인이 사실상 점령하다시피 했습니다. 길거리를 막고 스피커를 들고나와 크게 음악을 틀고, 술에 취한 채 비틀비틀 춤을 춰댔습니다. 술기운이 오르자 너도나도 폭죽을 하늘로 쏘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매캐해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는 게 당시 주변을 지났던 행인의 전언입니다. 이 모습을 본 시민들이 저희 취재진에게 하나같이 했던 말은 바로 이거였습니다.

"왜 자기 나라 독립기념일을 우리나라에서 기념하느냐고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너도나도 조심하는 분위기 속 우리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다수 시민에게는 분명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심지어 외국인들은 주변 건물은 물론 행인들에게까지 불꽃을 쏘아댔습니다. 마스크도 쓰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112로 7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심상치 않은 일임을 직감한 경찰이 순찰차 6대와 형사 1개 팀을 출동시켰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찰을 따라다니며 호루라기를 불어대기도 했습니다. 결국,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폭죽을 쏘아대던 20대 외국인 1명이 붙잡히기는 했지만, 임의동행 형식으로 지구대로 불려간 뒤 풀려났습니다.

그는 주한미군이었습니다. 붙잡힌 남성처럼 대부분이 독립기념일을 맞아 부산을 찾은 주한미군으로 해운대구청 측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소란스러웠던 다음 날 찾은 해운대해수욕장은 차분함을 되찾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그림 찾기처럼 군데군데 보이는 모습이 있었으니, 바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상당수가 외국인이었습니다.

마스크 건네자 돌아온 대답은 "코로나19는 진짜가 아냐"


긴급 소집된 공무원들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심지어 공짜 마스크 2천 장까지 나눠주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주머니에 있다면서도 착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희가 드리는 마스크를 아예 받지도 않으려는 분들도 있습니다”라며 이희정 부산시 해양레저관광팀장은 취재진에게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수도 없다 보니 공무원들이 그저 외국인들에게 하소연하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취재진과 함께 있던 공무원들이 두 외국인 남성에게 마스크를 건네자 “Covid 19 is not real”(코로나19는 가짜)란 말과 함께 거절이 돌아왔습니다.

이들은 한국에서 자신들이 누리는 해변에서의 자유가 주변 누군가의 희생에 따른 것이란 걸 알고 있을까요. 참고로 오늘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넷판 머리기사를 통해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27일 연속 최고치로 증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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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해운대 ‘무법천지’ 외국인 “코로나19는 가짜야”
    • 입력 2020-07-06 13:10:26
    • 수정2020-07-06 13:17:53
    취재후·사건후
"아이고~ 말도 마요! 무법천지였다니까요!"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한 공무원이 한 하소연입니다. 전국 대표 여름 피서지인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었던 걸까요?

지난 4일은 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때아닌 독립기념일 행사가 열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독립기념일은 8월 15일이면 찾아오는 우리의 광복절이 아닙니다. 바로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한 날을 기념하는 독립기념일입니다.

이날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는 수많은 외국인이 사실상 점령하다시피 했습니다. 길거리를 막고 스피커를 들고나와 크게 음악을 틀고, 술에 취한 채 비틀비틀 춤을 춰댔습니다. 술기운이 오르자 너도나도 폭죽을 하늘로 쏘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매캐해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는 게 당시 주변을 지났던 행인의 전언입니다. 이 모습을 본 시민들이 저희 취재진에게 하나같이 했던 말은 바로 이거였습니다.

"왜 자기 나라 독립기념일을 우리나라에서 기념하느냐고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너도나도 조심하는 분위기 속 우리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다수 시민에게는 분명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심지어 외국인들은 주변 건물은 물론 행인들에게까지 불꽃을 쏘아댔습니다. 마스크도 쓰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112로 7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심상치 않은 일임을 직감한 경찰이 순찰차 6대와 형사 1개 팀을 출동시켰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찰을 따라다니며 호루라기를 불어대기도 했습니다. 결국,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폭죽을 쏘아대던 20대 외국인 1명이 붙잡히기는 했지만, 임의동행 형식으로 지구대로 불려간 뒤 풀려났습니다.

그는 주한미군이었습니다. 붙잡힌 남성처럼 대부분이 독립기념일을 맞아 부산을 찾은 주한미군으로 해운대구청 측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소란스러웠던 다음 날 찾은 해운대해수욕장은 차분함을 되찾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그림 찾기처럼 군데군데 보이는 모습이 있었으니, 바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상당수가 외국인이었습니다.

마스크 건네자 돌아온 대답은 "코로나19는 진짜가 아냐"


긴급 소집된 공무원들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심지어 공짜 마스크 2천 장까지 나눠주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주머니에 있다면서도 착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희가 드리는 마스크를 아예 받지도 않으려는 분들도 있습니다”라며 이희정 부산시 해양레저관광팀장은 취재진에게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수도 없다 보니 공무원들이 그저 외국인들에게 하소연하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취재진과 함께 있던 공무원들이 두 외국인 남성에게 마스크를 건네자 “Covid 19 is not real”(코로나19는 가짜)란 말과 함께 거절이 돌아왔습니다.

이들은 한국에서 자신들이 누리는 해변에서의 자유가 주변 누군가의 희생에 따른 것이란 걸 알고 있을까요. 참고로 오늘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넷판 머리기사를 통해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27일 연속 최고치로 증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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