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이 안 쓰는 해외 연수보고서…“공무원이 대필”

입력 2019.12.13 (07:24) 수정 2019.12.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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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의회 의원들이 인터넷 내용을 베껴 연수 보고서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베기끼 조차도 의원들이 아닌 공무원들이 관행적으로 대신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유성 연수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상당수 기초의회가 올해 연수 관련 조례를 강화했습니다.

남해군과 산청군 의회도 마찬가집니다.

연수를 마치면 15일 안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60일 안에 심사를 거쳐 공개 하도록 했습니다.

올해 해외연수를 다녀온 남해·산청군 의원은 모두 14명.

이 가운데 직접 보고서를 쓴 의원은 한 명뿐입니다.

나머지 13명의 보고서는 의원이 아니라 수행한 공무원들이 작성했습니다.

의원들이 연수에 느낀 점이라면서 말로 전달하면 공무원들이 보고서 양식으로 만든 겁니다.

자신의 업무가 아니다 보니 공무원들은 인터넷이나 다른 보고서 등을 그대로 베껴 형식만 갖추면 그만입니다.

보나 마나 한 연수보고서가 되는 이윱니다.

[의회 소속 공무원/음성변조 : "의원님들이 보고서에 문서의 형태로 참여하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간략한 소감들을 말씀해주시면 저희가 같이 다녀온 직원들이 취합해서..."]

공무원들의 이런 보고서 '대필'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기초의회 의원/음성변조 : "요점만 '이렇게 했으니까 이런 식으로 보고서를 써달라'는 이야기는 (직원에게) 하는데, 직접 우리가 보고서를 써서 내는 건 아니고 요점만..."]

기초의회마다 수천만 원의 혈세를 써가며 떠나는 해외연수.

조례까지 바꿔가며 보고서를 철저히 쓰겠단 공언은 헛구호였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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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원이 안 쓰는 해외 연수보고서…“공무원이 대필”
    • 입력 2019-12-13 07:28:55
    • 수정2019-12-13 07: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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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의회 의원들이 인터넷 내용을 베껴 연수 보고서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베기끼 조차도 의원들이 아닌 공무원들이 관행적으로 대신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유성 연수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상당수 기초의회가 올해 연수 관련 조례를 강화했습니다.

남해군과 산청군 의회도 마찬가집니다.

연수를 마치면 15일 안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60일 안에 심사를 거쳐 공개 하도록 했습니다.

올해 해외연수를 다녀온 남해·산청군 의원은 모두 14명.

이 가운데 직접 보고서를 쓴 의원은 한 명뿐입니다.

나머지 13명의 보고서는 의원이 아니라 수행한 공무원들이 작성했습니다.

의원들이 연수에 느낀 점이라면서 말로 전달하면 공무원들이 보고서 양식으로 만든 겁니다.

자신의 업무가 아니다 보니 공무원들은 인터넷이나 다른 보고서 등을 그대로 베껴 형식만 갖추면 그만입니다.

보나 마나 한 연수보고서가 되는 이윱니다.

[의회 소속 공무원/음성변조 : "의원님들이 보고서에 문서의 형태로 참여하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간략한 소감들을 말씀해주시면 저희가 같이 다녀온 직원들이 취합해서..."]

공무원들의 이런 보고서 '대필'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기초의회 의원/음성변조 : "요점만 '이렇게 했으니까 이런 식으로 보고서를 써달라'는 이야기는 (직원에게) 하는데, 직접 우리가 보고서를 써서 내는 건 아니고 요점만..."]

기초의회마다 수천만 원의 혈세를 써가며 떠나는 해외연수.

조례까지 바꿔가며 보고서를 철저히 쓰겠단 공언은 헛구호였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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