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청소노동자 “언제까지 ‘투명 인간’처럼 지하에 있나요?”

입력 2019.11.13 (19:20) 수정 2019.11.13 (19: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8월 서울대의 휴게실에서 한 60대 청소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죠.

이후 정부에서는 국립대 휴게공간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고 열악한 시설은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사립대는 어떨까요?

아직까지 얼마나 열악한지 실태조차 파악이 안 된 상황입니다.

우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사립대의 청소노동자 휴게공간을 둘러봤습니다.

기계실 한켠에 장판을 놓고 휴게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기계 소음을 줄이겠다며 커튼을 설치해줬지만 가뜩이나 네 명이 쓰기에 좁은 공간이 더욱 비좁아보입니다.

이 대학의 또다른 청소노동자 휴게실.

계단 밑 공간을 이용해 만든 이 곳에선 여덟 명이 함께 쉽니다.

옆 건물에서 일하는 노동자까지 이 곳으로 와서 쉬어야 합니다.

["'우당탕탕탕' 소리에 쉬는 시간에 쉴 수가 없어요. (여름에는 여기 냄새, 습기...)"]

교수실에서 쓰다버린 중고 에어컨을 설치한 지도 10년이 넘었고, 창문도 없는데 바로 옆은 학생식당이라 문을 열어둘 수도 없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있는 또 다른 휴게공간입니다.

세 명의 노동자가 함께 쉬는 이 공간은 허리를 숙여야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학생과 청소노동자들의 자체 조사 결과, 교내 휴게실 23곳 가운데 16곳이 지하나 계단 밑 자투리 공간에 있었습니다.

[오종익/동국대 청소 노동자 : "(학교에) 개선요구를 하는데 또 '지하, 지하다' 언제까지 청소노동자가 투명인간처럼 지하에서만 생활을 하고 해야되겠습니까?"]

지난 8월 계단 아래 좁은 공간에서 쉬던 서울대 청소노동자의 사망 뒤로 정부는 올해 안으로 국립대 휴게공간을 개선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153곳에 이르는 전국의 4년제 사립대에 대해선 아직 실태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이달까지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립대 청소노동자 “언제까지 ‘투명 인간’처럼 지하에 있나요?”
    • 입력 2019-11-13 19:24:48
    • 수정2019-11-13 19:31:11
    뉴스 7
[앵커]

지난 8월 서울대의 휴게실에서 한 60대 청소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죠.

이후 정부에서는 국립대 휴게공간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고 열악한 시설은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사립대는 어떨까요?

아직까지 얼마나 열악한지 실태조차 파악이 안 된 상황입니다.

우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사립대의 청소노동자 휴게공간을 둘러봤습니다.

기계실 한켠에 장판을 놓고 휴게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기계 소음을 줄이겠다며 커튼을 설치해줬지만 가뜩이나 네 명이 쓰기에 좁은 공간이 더욱 비좁아보입니다.

이 대학의 또다른 청소노동자 휴게실.

계단 밑 공간을 이용해 만든 이 곳에선 여덟 명이 함께 쉽니다.

옆 건물에서 일하는 노동자까지 이 곳으로 와서 쉬어야 합니다.

["'우당탕탕탕' 소리에 쉬는 시간에 쉴 수가 없어요. (여름에는 여기 냄새, 습기...)"]

교수실에서 쓰다버린 중고 에어컨을 설치한 지도 10년이 넘었고, 창문도 없는데 바로 옆은 학생식당이라 문을 열어둘 수도 없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있는 또 다른 휴게공간입니다.

세 명의 노동자가 함께 쉬는 이 공간은 허리를 숙여야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학생과 청소노동자들의 자체 조사 결과, 교내 휴게실 23곳 가운데 16곳이 지하나 계단 밑 자투리 공간에 있었습니다.

[오종익/동국대 청소 노동자 : "(학교에) 개선요구를 하는데 또 '지하, 지하다' 언제까지 청소노동자가 투명인간처럼 지하에서만 생활을 하고 해야되겠습니까?"]

지난 8월 계단 아래 좁은 공간에서 쉬던 서울대 청소노동자의 사망 뒤로 정부는 올해 안으로 국립대 휴게공간을 개선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153곳에 이르는 전국의 4년제 사립대에 대해선 아직 실태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이달까지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