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장애인 시설서 학대…성폭행 호소도 묵살”

입력 2019.11.13 (19:15) 수정 2019.11.1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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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여성들이 도내 한 생활시설에서 학대를 당한 정황이 확인돼 검찰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성폭행 피해를 호소했는데도 해당 시설 원장은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안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소는 했어요! 청소 열심히 했다고요!"]

지난 7월 이 시설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나자 지나가던 주민이 녹음한 겁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나쁜 큰 소리가 들리길래 (녹음)했죠. 장애인보호시설인데 저런 소리가 들리니깐..."]

지적장애가 있는 10대 A양에 대한 학대 피해가 접수된 건 지난 5월.

특수학교 교사가 A양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40대의 시설 사무국장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A양의 뺨을 때리고 머리를 벽에 밀치는 등 4차례 학대한 정황을 파악해 검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사무국장의 어머니인 시설 원장은 A양 몸에 난 상처는 통학버스에서 다친 것이라며, 학대를 부인합니다.

[해당 시설 원장/음성변조 : "아니죠. 없죠. 전혀. 우리 시설에는. 그럼 제가 20년 경력 이걸 해집니까?"]

그런데 장애인 권익옹호기관이 전수조사를 했더니 "바늘로 얼굴을 찔렀다", "목을 누르며 폭행했다"는 등 또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이 나왔습니다.

[전 입소자 지인/음성변조 : "왜 때리냐고 들어봤더니 일을 시켜서 합격 불합격 해서 벌 세우고 이런단 얘길 들었어요."]

외부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20대 입소자의 호소는 묵살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시설 원장/음성변조 : "우리도 눈으로 안 본 거니까. 일단 내가 약국에 가서 임신 테스트기를 사 왔어요. 내 눈으로 안 본 걸 내가 했다고 하면 아니면 나는 어떻게 돼요?"]

장애인복지법상 사회복지시설장과 종사자들은 장애인 대상 성범죄를 인지하면 바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시설 원장과 사무국장을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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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장애인 시설서 학대…성폭행 호소도 묵살”
    • 입력 2019-11-13 19:19:13
    • 수정2019-11-13 1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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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여성들이 도내 한 생활시설에서 학대를 당한 정황이 확인돼 검찰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성폭행 피해를 호소했는데도 해당 시설 원장은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안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소는 했어요! 청소 열심히 했다고요!"]

지난 7월 이 시설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나자 지나가던 주민이 녹음한 겁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나쁜 큰 소리가 들리길래 (녹음)했죠. 장애인보호시설인데 저런 소리가 들리니깐..."]

지적장애가 있는 10대 A양에 대한 학대 피해가 접수된 건 지난 5월.

특수학교 교사가 A양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40대의 시설 사무국장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A양의 뺨을 때리고 머리를 벽에 밀치는 등 4차례 학대한 정황을 파악해 검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사무국장의 어머니인 시설 원장은 A양 몸에 난 상처는 통학버스에서 다친 것이라며, 학대를 부인합니다.

[해당 시설 원장/음성변조 : "아니죠. 없죠. 전혀. 우리 시설에는. 그럼 제가 20년 경력 이걸 해집니까?"]

그런데 장애인 권익옹호기관이 전수조사를 했더니 "바늘로 얼굴을 찔렀다", "목을 누르며 폭행했다"는 등 또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이 나왔습니다.

[전 입소자 지인/음성변조 : "왜 때리냐고 들어봤더니 일을 시켜서 합격 불합격 해서 벌 세우고 이런단 얘길 들었어요."]

외부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20대 입소자의 호소는 묵살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시설 원장/음성변조 : "우리도 눈으로 안 본 거니까. 일단 내가 약국에 가서 임신 테스트기를 사 왔어요. 내 눈으로 안 본 걸 내가 했다고 하면 아니면 나는 어떻게 돼요?"]

장애인복지법상 사회복지시설장과 종사자들은 장애인 대상 성범죄를 인지하면 바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시설 원장과 사무국장을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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