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검은색 옷…벌의 ‘표적’ 된다

입력 2019.08.18 (07:21) 수정 2019.08.1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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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이 다가오면서 조상들의 묘를 벌초하는 분들 많으시죠.

이 때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는 것이 벌쏘임과 예초기 사고 예방인데요.

특히 복장만 신경써도 벌들의 공격 가능성을 훨씬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성묘를 앞두고 벌초할 때 조심해야할 상황들을 실험을 통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충남 금산의 한 야산에서 79살 손 모 씨가 벌초를 하다가 벌에게 공격을 당했습니다.

머리를 집중적으로 공격당한 손 씨는 응급조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김수민/금산소방서 구급대원 : "머리에 여러 대 벌에 쏘였다고 해서 환자분께서는 아예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보호자가 데리고) 본서로 찾아오셨고요."]

추석을 앞두고 성묘나 벌초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는 바로 벌에 쏘이는 사곤데요.

최근 3년 동안, 벌에 쏘여 치료를 받은 환자는 8월에 만명을 넘었고, 추석 전인, 8~9월에 가장 많았습니다.

[전주성/인천 강화소방서 생활안전구조대 소방장 : "8, 9월은 말벌의 번식기로서 말벌의 식욕이 왕성해지고 공격성이 아주 강해지기 때문에 사람을 공격하는 성향이 아주 강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 벌에 쏘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장수말벌이나 땅벌 등은 먼저 사람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특히 말벌의 독성은 일반 벌의 열다섯 배에 이르고, 연속해서 열 번 이상 침을 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차준권/한림대 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벌에) 쏘인 부위의 통증과 부종 등의 가벼운 증상부터 벌의 독성으로 인한 저산소증, 부정맥, 저혈압 등의 쇼크 증상이 발생하여 심하면 사망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천식, 만성폐질환 같은 호흡기질환이나 고혈압, 심부전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더욱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한꺼번에 스무 번 이상 말벌에 쏘이면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말벌의 공격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네킹을 세워놓고 벌집을 두드리자, 말벌 수십 마리가 순식간에 검은색 머리 쪽으로 몰려듭니다.

여덟 개 색상의 실타래를 걸어 놓고 말벌을 자극했더니, 검은색에만 말벌이 달라붙습니다.

이 때문에 벌초나 성묘를 할 때는 밝은색의 옷을 입고, 모자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주성/인천 강화소방서 생활안전구조대 소방장 : "벌초나 야외활동을 할 때는 자극적인 향수나 화장품, 비누 등의 사용을 금하시고 벌초할 구역을 미리 한 바퀴 돌아보신 다음에 어떤 위험요인이 있진 않은지, 말벌이 있진 않은지 혹은 뱀이 지나가는 길이 있진 않은지 미리 확인하고 나서 장비를 착용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벌초 때는 예초기 사고도 자주 발생하는데요.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예초기 사고는 총 385건.

사고는 추석 전후로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다치는 부위는 하체가 59퍼센트로 가장 많고, 팔과 손, 머리와 얼굴 순이었는데요.

예초기의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

이물질이 튀는 높이와 강도를 확인하기 위해 스티로폼 패널을 세워뒀습니다.

예초기를 돌리기 시작하자 작은 돌이 날아가기 시작하더니 사방으로 튀어 오릅니다.

얼마 뒤 패널 표면에는 돌이 박히거나 많은 구멍이 생겨났습니다.

[서일환/강화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계안전전문관 : "예초기는 엄청난 회전력에 의해서 보통 15~20m 정도의 비산을 하게 됩니다. 작은 돌멩이가 그 정도 날아간다면 근처에서 맞는 사람의 경우에는 상당한 충격이 되기 때문에 예초기 사용 전에는 반드시 주변에 돌멩이, 병, 깡통 등의 위험한 요소를 반드시 먼저 없애야 합니다."]

예초기로 작업할 때는 복장도 잘 갖춰야 합니다.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인 하체를 보호하기 위해 긴 장화나 발목 보호대를 착용하고요. 보호 안경과 모자,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낮엔 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벌초나 성묘 때는 긴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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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8 07:24:15
    • 수정2019-08-19 13: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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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이 다가오면서 조상들의 묘를 벌초하는 분들 많으시죠.

이 때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는 것이 벌쏘임과 예초기 사고 예방인데요.

특히 복장만 신경써도 벌들의 공격 가능성을 훨씬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성묘를 앞두고 벌초할 때 조심해야할 상황들을 실험을 통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충남 금산의 한 야산에서 79살 손 모 씨가 벌초를 하다가 벌에게 공격을 당했습니다.

머리를 집중적으로 공격당한 손 씨는 응급조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김수민/금산소방서 구급대원 : "머리에 여러 대 벌에 쏘였다고 해서 환자분께서는 아예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보호자가 데리고) 본서로 찾아오셨고요."]

추석을 앞두고 성묘나 벌초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는 바로 벌에 쏘이는 사곤데요.

최근 3년 동안, 벌에 쏘여 치료를 받은 환자는 8월에 만명을 넘었고, 추석 전인, 8~9월에 가장 많았습니다.

[전주성/인천 강화소방서 생활안전구조대 소방장 : "8, 9월은 말벌의 번식기로서 말벌의 식욕이 왕성해지고 공격성이 아주 강해지기 때문에 사람을 공격하는 성향이 아주 강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 벌에 쏘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장수말벌이나 땅벌 등은 먼저 사람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특히 말벌의 독성은 일반 벌의 열다섯 배에 이르고, 연속해서 열 번 이상 침을 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차준권/한림대 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벌에) 쏘인 부위의 통증과 부종 등의 가벼운 증상부터 벌의 독성으로 인한 저산소증, 부정맥, 저혈압 등의 쇼크 증상이 발생하여 심하면 사망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천식, 만성폐질환 같은 호흡기질환이나 고혈압, 심부전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더욱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한꺼번에 스무 번 이상 말벌에 쏘이면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말벌의 공격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네킹을 세워놓고 벌집을 두드리자, 말벌 수십 마리가 순식간에 검은색 머리 쪽으로 몰려듭니다.

여덟 개 색상의 실타래를 걸어 놓고 말벌을 자극했더니, 검은색에만 말벌이 달라붙습니다.

이 때문에 벌초나 성묘를 할 때는 밝은색의 옷을 입고, 모자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주성/인천 강화소방서 생활안전구조대 소방장 : "벌초나 야외활동을 할 때는 자극적인 향수나 화장품, 비누 등의 사용을 금하시고 벌초할 구역을 미리 한 바퀴 돌아보신 다음에 어떤 위험요인이 있진 않은지, 말벌이 있진 않은지 혹은 뱀이 지나가는 길이 있진 않은지 미리 확인하고 나서 장비를 착용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벌초 때는 예초기 사고도 자주 발생하는데요.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예초기 사고는 총 385건.

사고는 추석 전후로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다치는 부위는 하체가 59퍼센트로 가장 많고, 팔과 손, 머리와 얼굴 순이었는데요.

예초기의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

이물질이 튀는 높이와 강도를 확인하기 위해 스티로폼 패널을 세워뒀습니다.

예초기를 돌리기 시작하자 작은 돌이 날아가기 시작하더니 사방으로 튀어 오릅니다.

얼마 뒤 패널 표면에는 돌이 박히거나 많은 구멍이 생겨났습니다.

[서일환/강화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계안전전문관 : "예초기는 엄청난 회전력에 의해서 보통 15~20m 정도의 비산을 하게 됩니다. 작은 돌멩이가 그 정도 날아간다면 근처에서 맞는 사람의 경우에는 상당한 충격이 되기 때문에 예초기 사용 전에는 반드시 주변에 돌멩이, 병, 깡통 등의 위험한 요소를 반드시 먼저 없애야 합니다."]

예초기로 작업할 때는 복장도 잘 갖춰야 합니다.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인 하체를 보호하기 위해 긴 장화나 발목 보호대를 착용하고요. 보호 안경과 모자,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낮엔 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벌초나 성묘 때는 긴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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