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밀정 추적 895명…독립운동의 적

입력 2019.08.13 (21:05) 수정 2019.08.13 (22: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KBS탐사보도부의 밀정 추적은 일종의 친일잔재 청산작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밀정이라는, 치명적 친일을 수개월간 추적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일제의 밀정 포섭이 치밀하고 집요했다는 점입니다.

독립운동가를 밀정으로 만들만큼 계획적이고, 체계적이었습니다.

KBS탐사보도부는 일본과 중국 기밀문서를 분석한 결과 900명 가까운 밀정 혐의자를 확인했고, 이들 밀정의 정보가 우리 독립운동을 분열시키고 무너뜨린 점도 확인했습니다.

이재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 탐사보도부는 일본 외무성과 방위성 기밀문서, 중국 공문서 등 모두 5만 장의 문서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밀정의 운용 주체는 크게 보면 세 줄기였습니다.

일본 외무성이 해외 영사관에 파견한 밀정, 조선총독부 경무국이 운용한 밀정, 그리고 조선군사령부 헌병대가 군 차원의 밀정을 따로 뒀습니다.

일제 스스로도 다 파악하기 힘든 방대한 규모였습니다.

[최우석/독립기념관 연구원 : "어떻게 비밀리에 (밀정을) 지켜내는가가 일본 제국 차원에서는 한국의 독립운동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고 생각됩니다."]

밀정들에게 지급한 비용을 표시한 영수증입니다.

밀정의 급수와 맡은 사안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지만, 고정적으로 일하는 밀정은 50엔 안팎의 고액을 받았습니다.

[장신/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50원이라는 월급이 얼마나 큰가 하면 교사 초임이 45원이었습니다. 당대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급여보다 많다는 거죠."]

1910년대 만주에서 활동한 밀정 김재룡이 취득한 '원동기 자격증'입니다.

최말단에서 활동한 밀정에게는 이런 자격증이 첩보 입수의 주요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김광만/KBS 객원 연구원 : "최전방에 있는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의외로 수의사 면허증, 농장원, 삼림 관리원, 이런 것으로 (밀정이) 파견 나가 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지금까지 밀정 혐의가 확인된 895명의 이름을 파악했습니다.

또 밀정의 실제 얼굴이 선명한 사진도 일부 입수했습니다.

[김주용/원광대 교수 : "정말로 발품을 팔아서 수집한 자료들은 면면히 봤을 때 향후 한국독립운동의 이면사, 결국은 한국 독립 운동사를 더 풍부하게 하는 자료들이거든요."]

36년간의 지배.

그 토대에는 독립운동 진영을 분열시키려는 일제의 집요한 공작과, 거기에 포섭된 한국인 밀정들이 있었습니다.

[한시준/교수/단국대 사학과 : "반민족 행위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반민족 행위라는 것을 규정하고 이건 밝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탐사K] 밀정 추적 895명…독립운동의 적
    • 입력 2019-08-13 21:08:48
    • 수정2019-08-13 22:15:19
    뉴스 9
[앵커]

KBS탐사보도부의 밀정 추적은 일종의 친일잔재 청산작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밀정이라는, 치명적 친일을 수개월간 추적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일제의 밀정 포섭이 치밀하고 집요했다는 점입니다.

독립운동가를 밀정으로 만들만큼 계획적이고, 체계적이었습니다.

KBS탐사보도부는 일본과 중국 기밀문서를 분석한 결과 900명 가까운 밀정 혐의자를 확인했고, 이들 밀정의 정보가 우리 독립운동을 분열시키고 무너뜨린 점도 확인했습니다.

이재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 탐사보도부는 일본 외무성과 방위성 기밀문서, 중국 공문서 등 모두 5만 장의 문서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밀정의 운용 주체는 크게 보면 세 줄기였습니다.

일본 외무성이 해외 영사관에 파견한 밀정, 조선총독부 경무국이 운용한 밀정, 그리고 조선군사령부 헌병대가 군 차원의 밀정을 따로 뒀습니다.

일제 스스로도 다 파악하기 힘든 방대한 규모였습니다.

[최우석/독립기념관 연구원 : "어떻게 비밀리에 (밀정을) 지켜내는가가 일본 제국 차원에서는 한국의 독립운동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고 생각됩니다."]

밀정들에게 지급한 비용을 표시한 영수증입니다.

밀정의 급수와 맡은 사안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지만, 고정적으로 일하는 밀정은 50엔 안팎의 고액을 받았습니다.

[장신/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50원이라는 월급이 얼마나 큰가 하면 교사 초임이 45원이었습니다. 당대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급여보다 많다는 거죠."]

1910년대 만주에서 활동한 밀정 김재룡이 취득한 '원동기 자격증'입니다.

최말단에서 활동한 밀정에게는 이런 자격증이 첩보 입수의 주요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김광만/KBS 객원 연구원 : "최전방에 있는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의외로 수의사 면허증, 농장원, 삼림 관리원, 이런 것으로 (밀정이) 파견 나가 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지금까지 밀정 혐의가 확인된 895명의 이름을 파악했습니다.

또 밀정의 실제 얼굴이 선명한 사진도 일부 입수했습니다.

[김주용/원광대 교수 : "정말로 발품을 팔아서 수집한 자료들은 면면히 봤을 때 향후 한국독립운동의 이면사, 결국은 한국 독립 운동사를 더 풍부하게 하는 자료들이거든요."]

36년간의 지배.

그 토대에는 독립운동 진영을 분열시키려는 일제의 집요한 공작과, 거기에 포섭된 한국인 밀정들이 있었습니다.

[한시준/교수/단국대 사학과 : "반민족 행위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반민족 행위라는 것을 규정하고 이건 밝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