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키워놨더니 2년 만에 ‘직영 전환’…아웃도어 업체의 횡포

입력 2019.06.27 (21:35) 수정 2019.06.2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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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공할지 모르는 곳에 대리점을 열어 이익을 내기 시작했는데, 불과 2년 만에 본사가 직영점으로 전환하겠다고 하면 대리점주의 심정은 어떨까요?

국내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사의 한 대리점주가 겪은 일입니다.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동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2010년 윤경석 씨는 여기에 아웃도어브랜드 B사의 대리점을 열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유명 브랜드 의류매장이 들어선 건 처음이었는데, 결과는 예상 밖의 성공이었습니다.

연 매출 30억 원을 넘어서 단숨에 브랜드 내 상위권 점포가 된 겁니다.

[윤경석/B사 전 대리점주 : " 주말 같은 경우는 정말 뛰어다니면서 일하고.."]

그러자 불과 2년 만에 본사는 이 매장을 직영으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휴게소 측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휴게소 운영사 관계자/음성변조 : "갑자기 바뀌니까 투자비는 회수되나 그런 의문이 생겼죠. 5년 정도는 투자비 회수 기간을 산정해 주는데‥"]

그나마 B사가 제시한 전환 조건은 중간관리직.

매장 소유권은 본사가 갖되 윤 씨는 운영만 하고, 대신 수수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수수료율은 대리점 때보다 최대 5%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윤경석/B사 전 대리점주 : "4~5% 정도 깎인 계약서를 받고 그것에 대해서 영업부장한테 몇 번 문의를 했다가 굉장히 봉변을 당했어요. '또 한 번 얘기하면 정말 어떻게 되는지 한번 두고 봅시다..."]

또 계약 기간은 반년으로 줄었고 판매목표와 직원 수도 강제했습니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본사로 불려가야 했습니다.

["상벌 관련된 공문이 와서 매출을 얼마, 목표가 얼마인데. 얼마밖에 못 했다. 뭐 이런 패널티(불이익)를 주겠다."]

윤 씨는 지난해 초 수수료율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중간관리를 그만뒀습니다.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해서 노력해서 좋은 매장으로 성공시켜 놔도 직영매장으로 뺏어 가버리면 저희 같은 개인들이나 소상공인들은 100년을 일해도 돈 한 푼 벌 수 없어요."]

B사 측은 직영전환이 본사 정책에 따른 것이고, 윤 씨와 충분한 협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직영매장은 본사가 직접 쇼핑백과 홍보물을 공급해 불리한 전환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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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리점 키워놨더니 2년 만에 ‘직영 전환’…아웃도어 업체의 횡포
    • 입력 2019-06-27 21:37:38
    • 수정2019-06-27 2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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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공할지 모르는 곳에 대리점을 열어 이익을 내기 시작했는데, 불과 2년 만에 본사가 직영점으로 전환하겠다고 하면 대리점주의 심정은 어떨까요?

국내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사의 한 대리점주가 겪은 일입니다.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동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2010년 윤경석 씨는 여기에 아웃도어브랜드 B사의 대리점을 열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유명 브랜드 의류매장이 들어선 건 처음이었는데, 결과는 예상 밖의 성공이었습니다.

연 매출 30억 원을 넘어서 단숨에 브랜드 내 상위권 점포가 된 겁니다.

[윤경석/B사 전 대리점주 : " 주말 같은 경우는 정말 뛰어다니면서 일하고.."]

그러자 불과 2년 만에 본사는 이 매장을 직영으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휴게소 측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휴게소 운영사 관계자/음성변조 : "갑자기 바뀌니까 투자비는 회수되나 그런 의문이 생겼죠. 5년 정도는 투자비 회수 기간을 산정해 주는데‥"]

그나마 B사가 제시한 전환 조건은 중간관리직.

매장 소유권은 본사가 갖되 윤 씨는 운영만 하고, 대신 수수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수수료율은 대리점 때보다 최대 5%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윤경석/B사 전 대리점주 : "4~5% 정도 깎인 계약서를 받고 그것에 대해서 영업부장한테 몇 번 문의를 했다가 굉장히 봉변을 당했어요. '또 한 번 얘기하면 정말 어떻게 되는지 한번 두고 봅시다..."]

또 계약 기간은 반년으로 줄었고 판매목표와 직원 수도 강제했습니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본사로 불려가야 했습니다.

["상벌 관련된 공문이 와서 매출을 얼마, 목표가 얼마인데. 얼마밖에 못 했다. 뭐 이런 패널티(불이익)를 주겠다."]

윤 씨는 지난해 초 수수료율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중간관리를 그만뒀습니다.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해서 노력해서 좋은 매장으로 성공시켜 놔도 직영매장으로 뺏어 가버리면 저희 같은 개인들이나 소상공인들은 100년을 일해도 돈 한 푼 벌 수 없어요."]

B사 측은 직영전환이 본사 정책에 따른 것이고, 윤 씨와 충분한 협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직영매장은 본사가 직접 쇼핑백과 홍보물을 공급해 불리한 전환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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