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방화 살인현장 ‘의인’…직장 잃고 자비로 치료

입력 2019.06.27 (21:26) 수정 2019.06.2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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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살인방화 현장에서 흉기에 찔리고도 마지막까지 주민들을 대피시킨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입니다.

얼굴 부상만 전치 20주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이 치료끝에 돌아와보니, 관리사무소 일자리를 잃게 생겼습니다.

앞으로 들어갈 추가 치료비도 스스로 부담해야합니다. 두 달 전 있었던 경남 진주의 조현병 환자, 안인득 사건으로 생겨난 일입니다.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불이 난 아파트 건물 계단으로 황급히 뛰어 올라갑니다.

20 여분 후, 다시 1층으로 내려왔을 때는 온몸에 흥건히 피를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두 달 전 일어난 아파트 방화 살인 참사 당시, 범행 현장에 뛰어들어 마지막까지 주민들을 구조하고 대피시켰던 정연섭 씨입니다.

계단에서 피의자 안인득을 맞닥뜨렸고, 안인득이 휘두른 흉기에 얼굴을 크게 다쳤습니다.

피가 쏟아졌지만 경찰, 구조대원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주민들 대피와 병원 이송작업을 도왔습니다.

[정연섭/관리사무소 직원 : "도망가고 싶단 느낌이 딱 드는데 밑에서 딸이 찔렸다는 목소리가 들리더라고요."]

흉기에 찔린 후유증으로 잇몸과 턱이 내려앉았고 얼굴신경 절반이 마비되는 등 전치 20 주의 부상을 당했습니다.

힘들게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얼마전 겨우 업무에 복귀했지만, 범행 현장 근처만 가면 악몽같은 트라우마 증세가 생겨 다시 무급휴가를 써야 했습니다.

[정연섭/관리 사무소 직원 : "견디고 싶어도 안 되더라고요. 자기가 반응해버리니까… 몸이 경직되면서 몸이 아파지더라고요. 근육통도 오고…"]

목숨걸고 주민들을 구조했던 정씨는 이제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집니다.

자신의 빈 자리엔 이미 새로운 직원이 뽑혔고, 계약직인 정 씨는 되돌아 갈 자리가 없어졌습니다.

[정경안/아파트 관리사무소장 : "결과가 이렇게 되니까 많이 마음이 안 좋습니다. 정상적으로 근무가 되면 좋을 뻔했는데…"]

두 달간 못받은 월급대신 일부 위로금과 치료비를 지원받았지만 안면성형 등 추가 치료비용은 이제 자비로 해결해야 될 상황입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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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방화 살인현장 ‘의인’…직장 잃고 자비로 치료
    • 입력 2019-06-27 21:29:25
    • 수정2019-06-27 22:07:53
    뉴스 9
[앵커]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살인방화 현장에서 흉기에 찔리고도 마지막까지 주민들을 대피시킨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입니다.

얼굴 부상만 전치 20주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이 치료끝에 돌아와보니, 관리사무소 일자리를 잃게 생겼습니다.

앞으로 들어갈 추가 치료비도 스스로 부담해야합니다. 두 달 전 있었던 경남 진주의 조현병 환자, 안인득 사건으로 생겨난 일입니다.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불이 난 아파트 건물 계단으로 황급히 뛰어 올라갑니다.

20 여분 후, 다시 1층으로 내려왔을 때는 온몸에 흥건히 피를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두 달 전 일어난 아파트 방화 살인 참사 당시, 범행 현장에 뛰어들어 마지막까지 주민들을 구조하고 대피시켰던 정연섭 씨입니다.

계단에서 피의자 안인득을 맞닥뜨렸고, 안인득이 휘두른 흉기에 얼굴을 크게 다쳤습니다.

피가 쏟아졌지만 경찰, 구조대원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주민들 대피와 병원 이송작업을 도왔습니다.

[정연섭/관리사무소 직원 : "도망가고 싶단 느낌이 딱 드는데 밑에서 딸이 찔렸다는 목소리가 들리더라고요."]

흉기에 찔린 후유증으로 잇몸과 턱이 내려앉았고 얼굴신경 절반이 마비되는 등 전치 20 주의 부상을 당했습니다.

힘들게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얼마전 겨우 업무에 복귀했지만, 범행 현장 근처만 가면 악몽같은 트라우마 증세가 생겨 다시 무급휴가를 써야 했습니다.

[정연섭/관리 사무소 직원 : "견디고 싶어도 안 되더라고요. 자기가 반응해버리니까… 몸이 경직되면서 몸이 아파지더라고요. 근육통도 오고…"]

목숨걸고 주민들을 구조했던 정씨는 이제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집니다.

자신의 빈 자리엔 이미 새로운 직원이 뽑혔고, 계약직인 정 씨는 되돌아 갈 자리가 없어졌습니다.

[정경안/아파트 관리사무소장 : "결과가 이렇게 되니까 많이 마음이 안 좋습니다. 정상적으로 근무가 되면 좋을 뻔했는데…"]

두 달간 못받은 월급대신 일부 위로금과 치료비를 지원받았지만 안면성형 등 추가 치료비용은 이제 자비로 해결해야 될 상황입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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