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쓸모] 우리 안의 난민, 어떻게 볼까

입력 2019.06.27 (08:44) 수정 2019.06.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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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를 통해 우리 삶의 쓸모있는 가치를 찾아보는 코너, 영화의 쓸모 시간입니다.

송형국 기자 나와있습니다.

송 기자, 오늘은 난민과 관련한 영화 이야기 가져오셨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에 세계 난민의 날이 있었죠 이에 즈음해서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우성 배우가 자신의 경험을 쓴 책을 출간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사실 최근 몇해 사이에 칸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무대에 난민과 관련해서 볼만한 영화들이 여러 편 소개되고 있는데 국내에선 많이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영화를 통해 본 난민 이야기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시는 화면은 2017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시상 장면입니다.

'더 스퀘어'라는 작품인데요.

스웨덴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스톡홀름 미술관의 수석큐레이터입니다.

이른바 엘리트죠.

길에서 곤란을 겪는 여성을 도왔는데 소매치기였습니다.

지갑에 중요한 걸 넣어 놓아서 일이 꼬이기 시작하는데요.

영화에서 난민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건 아니고 수많은 난민이나 이민자 유입으로 도시의 풍경이 바뀐 복지국가에서 이를 대하는 상류층의 태도를 엿봅니다.

주인공은 평소 직업적으로도 다양성 보장, 평등, 인권 이런 가치관을 추구하는 인물인데 정작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평소 갖고있던 원칙이나 품위를 어디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실험하듯 질문을 던집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괜찮으세요?"]

["한푼만 주세요."]

["죄송해요, 현금이 없네요."]

["먹을 걸 사드릴 순 있어요."]

["치킨 치아바타."]

이렇게 주인공을 실험해보는 듯한 영화는 난민을 비롯한 이민자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유럽사회 엘리트들의 딜레마를 들춥니다.

스웨덴도 해마다 수만명씩 난민을 받아들여온 관용적인 나라였는데 2015년 한해 16만여 명의 난민신청자가 몰리면서 사회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스웨덴 정부가 여권 검색을 강화하고 난민신청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축소하자,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스웨덴 시민들이 당시 시위를 벌인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인간은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이런 원칙을 갖고 난민을 받아들여왔는데 그 숫자가 많아졌다고 해서 원칙을 저버리면 안된다 이렇게 주장하는 시민들의 시위였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주인공이 자기 삶에 어디까지 손해를 감수하고 타인을 도울 것인가 타인의 인권을 보장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데 내가 편할 때는 원칙을 지키고 아니면 말고 이래도 되는가 이런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영화입니다.

[앵커]

네, 설정이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에 난민 수백명이 들어와서 논란이 일어서, 남의 얘기 같지가 않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영화를 보고 우리라면 어떨까 질문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1년에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씩 난민을 받아들이는 유럽국가들하고 비교가 안되기는 하지만 세계 각국의 난민 인정률이 약 30%에요.

우리나라는 4% 정도고요.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인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포용력이 초라한 수준이다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고요.

이와 관련해서 지난해 난민 논란 속에서 수많은 안티 공세에 시달린 정우성 배우의 견해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내가 확신을 갖기까지 특별한 경험과 시간이 필요했음을 알기에 이런 생각을 섣불리 강요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대화다."

"수많은 댓글을 읽으며, 사람들의 난민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난민 그 자체를 향해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은 자신의 삶에 대한 것이었다. 국가의 역할에 대한 것이었다."

많은 분들이 난민들이 위험할 것이다, 그리고 난민들에게 세금과 일자리를 내주기에는 우리 국민들도 살기 어렵다, 이런 부분을 걱정하는 건데 실제로 난민들이 취업하는 3D업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고 유럽국가들에 난민들이 대거 유입된 이후 전체 범죄율은 줄고 GDP와 세수가 늘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이번엔 2015년, 역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스리랑카 내전을 피해 나온 난민들인데요.

프랑스의 난민 정착 프로그램에 의해 거처도 얻고 아파트 관리인으로 취업도 하게 되는데 여기가 우범지대여서 내국인들의 마약 범죄와 조직간 다툼이 잇따릅니다.

전쟁을 피해온 난민들이 새로운 폭력 상황에 노출되면서 겪는 일들을 보여주는 영화인데 흔한 선입견으로 난민들이 저지를지 모르는 범죄를 걱정하다가 이 영화를 보면 기존에 내국인과 이방인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 바라본 우리의 고정관념에 대해서 돌아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난민들이 어떤 속사정을 갖고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그들이 왜 폭력을 싫어하는지 이런 점을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이 이런 영화를 보는 쓸모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앵커]

네, 이렇게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들 집에서 한번 찾아서 감상해도 좋을 것 같네요.

송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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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의 쓸모] 우리 안의 난민, 어떻게 볼까
    • 입력 2019-06-27 08:46:24
    • 수정2019-06-27 09: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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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우리 삶의 쓸모있는 가치를 찾아보는 코너, 영화의 쓸모 시간입니다.

송형국 기자 나와있습니다.

송 기자, 오늘은 난민과 관련한 영화 이야기 가져오셨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에 세계 난민의 날이 있었죠 이에 즈음해서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우성 배우가 자신의 경험을 쓴 책을 출간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사실 최근 몇해 사이에 칸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무대에 난민과 관련해서 볼만한 영화들이 여러 편 소개되고 있는데 국내에선 많이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영화를 통해 본 난민 이야기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시는 화면은 2017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시상 장면입니다.

'더 스퀘어'라는 작품인데요.

스웨덴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스톡홀름 미술관의 수석큐레이터입니다.

이른바 엘리트죠.

길에서 곤란을 겪는 여성을 도왔는데 소매치기였습니다.

지갑에 중요한 걸 넣어 놓아서 일이 꼬이기 시작하는데요.

영화에서 난민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건 아니고 수많은 난민이나 이민자 유입으로 도시의 풍경이 바뀐 복지국가에서 이를 대하는 상류층의 태도를 엿봅니다.

주인공은 평소 직업적으로도 다양성 보장, 평등, 인권 이런 가치관을 추구하는 인물인데 정작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평소 갖고있던 원칙이나 품위를 어디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실험하듯 질문을 던집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괜찮으세요?"]

["한푼만 주세요."]

["죄송해요, 현금이 없네요."]

["먹을 걸 사드릴 순 있어요."]

["치킨 치아바타."]

이렇게 주인공을 실험해보는 듯한 영화는 난민을 비롯한 이민자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유럽사회 엘리트들의 딜레마를 들춥니다.

스웨덴도 해마다 수만명씩 난민을 받아들여온 관용적인 나라였는데 2015년 한해 16만여 명의 난민신청자가 몰리면서 사회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스웨덴 정부가 여권 검색을 강화하고 난민신청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축소하자,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스웨덴 시민들이 당시 시위를 벌인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인간은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이런 원칙을 갖고 난민을 받아들여왔는데 그 숫자가 많아졌다고 해서 원칙을 저버리면 안된다 이렇게 주장하는 시민들의 시위였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주인공이 자기 삶에 어디까지 손해를 감수하고 타인을 도울 것인가 타인의 인권을 보장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데 내가 편할 때는 원칙을 지키고 아니면 말고 이래도 되는가 이런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영화입니다.

[앵커]

네, 설정이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에 난민 수백명이 들어와서 논란이 일어서, 남의 얘기 같지가 않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영화를 보고 우리라면 어떨까 질문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1년에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씩 난민을 받아들이는 유럽국가들하고 비교가 안되기는 하지만 세계 각국의 난민 인정률이 약 30%에요.

우리나라는 4% 정도고요.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인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포용력이 초라한 수준이다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고요.

이와 관련해서 지난해 난민 논란 속에서 수많은 안티 공세에 시달린 정우성 배우의 견해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내가 확신을 갖기까지 특별한 경험과 시간이 필요했음을 알기에 이런 생각을 섣불리 강요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대화다."

"수많은 댓글을 읽으며, 사람들의 난민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난민 그 자체를 향해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은 자신의 삶에 대한 것이었다. 국가의 역할에 대한 것이었다."

많은 분들이 난민들이 위험할 것이다, 그리고 난민들에게 세금과 일자리를 내주기에는 우리 국민들도 살기 어렵다, 이런 부분을 걱정하는 건데 실제로 난민들이 취업하는 3D업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고 유럽국가들에 난민들이 대거 유입된 이후 전체 범죄율은 줄고 GDP와 세수가 늘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이번엔 2015년, 역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스리랑카 내전을 피해 나온 난민들인데요.

프랑스의 난민 정착 프로그램에 의해 거처도 얻고 아파트 관리인으로 취업도 하게 되는데 여기가 우범지대여서 내국인들의 마약 범죄와 조직간 다툼이 잇따릅니다.

전쟁을 피해온 난민들이 새로운 폭력 상황에 노출되면서 겪는 일들을 보여주는 영화인데 흔한 선입견으로 난민들이 저지를지 모르는 범죄를 걱정하다가 이 영화를 보면 기존에 내국인과 이방인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 바라본 우리의 고정관념에 대해서 돌아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난민들이 어떤 속사정을 갖고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그들이 왜 폭력을 싫어하는지 이런 점을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이 이런 영화를 보는 쓸모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앵커]

네, 이렇게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들 집에서 한번 찾아서 감상해도 좋을 것 같네요.

송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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