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① 삼성물산 견적 부풀리기…사라진 혈세 100억

입력 2019.04.30 (21:20) 수정 2019.04.3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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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탐사K, 오늘(30일)은 국내건설부문 1위인 삼성물산의 불법과 사라진 국가예산 100억 원을 고발합니다.

2013년 서남쪽 해안가에 대규모 세금이 투입된 방파제 공사가 시작됩니다.

이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이 공사비를 빼돌리기 위해 사실상 조작에 가까운 수준으로 견적서를 부풀린 내역이 KBS 탐사보도부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정부 예산을 다 쓴 것처럼 보이기 위해 견적 금액을 부풀렸고, 사라진 예산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

사기죄, 국고손실죄에 해당하는 불법적 행태입니다.

이세중 기자가 보도합니다.

[연관기사] [탐사K]② 삼성물산, 특허기술 정보 빼낸 뒤 ‘토사구팽’

[리포트]

대한민국에서 가장 서남쪽에 위치한 섬 가거도.

초대형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1,200억 원 규모의 이른바 '슈퍼방파제' 공사가 2013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공사를 맡은 곳은 삼성물산.

그런데 삼성물산은 2015년 바닷속 연약지반이 발견됐다며 추가 공사비를 요구했고 430억 원이 더 배정됩니다.

이때부터 삼성물산은 430억 원 추가 예산이 다 필요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견적서를 부풀리기 시작합니다.

'청문건설'이라는 한 중소업체에 공사를 주겠다며 견적 금액을 계속 부풀리도록 압력을 넣는 식이었습니다.

[김응수/청문건설 前 대표 :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금액이 너무 작다. 더 올리는 방안을 찾아서 더 올려달라. 청문건설은 공사를 하기 위해서 삼성의 지시를 거부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KBS가 입수한 삼성물산과 청문건설 사이 견적서입니다.

맨 처음 견적금액은 190억 원, 그러나 수차례 조정을 거쳐서 258억, 334억 원으로 치솟다가 최종 315억 원으로 맞춰집니다.

이런 식으로 최소 100억 원 이상 견적이 올라갔습니다.

별다른 근거 없이 갑자기 해상장비 비용이 대폭 올라가는 등 사실상 조작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신영철/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장 : "다른 나라 가서 (공사를) 하는 게 아니고 바로 이따가 며칠 뒤 견적을 제출했는데 갑자기 백 몇십억 원이 증액됐다는 부분은 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견적 액수 끝자리를 0으로 통일하면 어색하다며 원 단위까지 기입해달라는 세밀한 요구까지 있었습니다.

[김응수/청문건설 전 대표 : "315억에 그냥 딱 맞춘다는 게 누가 봐도 좀 의문을 가질 수 있으니까 그래서 바꿔 달라고 한 거죠."]

이렇게 백억 원 이상 부풀려지면서 간접비까지 포함된 최종 견적금액은 추가 예산 430억 원과 대략 맞아 떨어집니다.

[김남근/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 "부풀린 견적서를 가져온 것들을 받아 줘서 공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있어서는 국고손실죄가 성립할 수 있고, 상대방을 기망해서 공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공사 발주처는 해양수산부 산하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견적서가 부풀려진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들이 어떻게 썼는지를 우리가 요구할 수도 없고,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 업체든 시공업체든 다 문제가 되죠. 그것은 세금도 문제가 될 뿐더러 결국은 공문서를 위조한 거잖아요."]

삼성물산은 서면답변에서 청문건설에서 견적서를 받아본 일은 있지만 부풀리기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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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① 삼성물산 견적 부풀리기…사라진 혈세 100억
    • 입력 2019-04-30 21:25:52
    • 수정2019-04-30 22:03:48
    뉴스 9
[앵커]

탐사K, 오늘(30일)은 국내건설부문 1위인 삼성물산의 불법과 사라진 국가예산 100억 원을 고발합니다.

2013년 서남쪽 해안가에 대규모 세금이 투입된 방파제 공사가 시작됩니다.

이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이 공사비를 빼돌리기 위해 사실상 조작에 가까운 수준으로 견적서를 부풀린 내역이 KBS 탐사보도부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정부 예산을 다 쓴 것처럼 보이기 위해 견적 금액을 부풀렸고, 사라진 예산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

사기죄, 국고손실죄에 해당하는 불법적 행태입니다.

이세중 기자가 보도합니다.

[연관기사] [탐사K]② 삼성물산, 특허기술 정보 빼낸 뒤 ‘토사구팽’

[리포트]

대한민국에서 가장 서남쪽에 위치한 섬 가거도.

초대형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1,200억 원 규모의 이른바 '슈퍼방파제' 공사가 2013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공사를 맡은 곳은 삼성물산.

그런데 삼성물산은 2015년 바닷속 연약지반이 발견됐다며 추가 공사비를 요구했고 430억 원이 더 배정됩니다.

이때부터 삼성물산은 430억 원 추가 예산이 다 필요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견적서를 부풀리기 시작합니다.

'청문건설'이라는 한 중소업체에 공사를 주겠다며 견적 금액을 계속 부풀리도록 압력을 넣는 식이었습니다.

[김응수/청문건설 前 대표 :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금액이 너무 작다. 더 올리는 방안을 찾아서 더 올려달라. 청문건설은 공사를 하기 위해서 삼성의 지시를 거부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KBS가 입수한 삼성물산과 청문건설 사이 견적서입니다.

맨 처음 견적금액은 190억 원, 그러나 수차례 조정을 거쳐서 258억, 334억 원으로 치솟다가 최종 315억 원으로 맞춰집니다.

이런 식으로 최소 100억 원 이상 견적이 올라갔습니다.

별다른 근거 없이 갑자기 해상장비 비용이 대폭 올라가는 등 사실상 조작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신영철/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장 : "다른 나라 가서 (공사를) 하는 게 아니고 바로 이따가 며칠 뒤 견적을 제출했는데 갑자기 백 몇십억 원이 증액됐다는 부분은 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견적 액수 끝자리를 0으로 통일하면 어색하다며 원 단위까지 기입해달라는 세밀한 요구까지 있었습니다.

[김응수/청문건설 전 대표 : "315억에 그냥 딱 맞춘다는 게 누가 봐도 좀 의문을 가질 수 있으니까 그래서 바꿔 달라고 한 거죠."]

이렇게 백억 원 이상 부풀려지면서 간접비까지 포함된 최종 견적금액은 추가 예산 430억 원과 대략 맞아 떨어집니다.

[김남근/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 "부풀린 견적서를 가져온 것들을 받아 줘서 공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있어서는 국고손실죄가 성립할 수 있고, 상대방을 기망해서 공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공사 발주처는 해양수산부 산하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견적서가 부풀려진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들이 어떻게 썼는지를 우리가 요구할 수도 없고,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 업체든 시공업체든 다 문제가 되죠. 그것은 세금도 문제가 될 뿐더러 결국은 공문서를 위조한 거잖아요."]

삼성물산은 서면답변에서 청문건설에서 견적서를 받아본 일은 있지만 부풀리기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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