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마음으로 그려요”…시각 장애 화가의 열정

입력 2019.04.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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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뿌리를 내린 나무 한 그루.

초록빛 싱싱한 이파리가 자태를 뽐냅니다.

바위 틈새로 쏟아지는 폭포수 곁에는 봄을 알리는 분홍빛 꽃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캔버스에 덧붙여진 실이며 흙, 나무껍질이 입체감을 더합니다.

모두 시각장애인 화가 박환 씨의 작품입니다.

박환 씨는 20살 무렵 처음 붓을 잡은 뒤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수차례 입선하는 등 촉망받던 화가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교통사고로 시력을 모두 잃었습니다.

[박환/시각장애인 화가 : "극복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없었던 거 같아요. 뭘 할 수 있는 게 진짜 없는 거예요."]

절망도 잠시, 빛조차 구분할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이 됐지만 사고 9개월 만에 다시 캔버스 앞에 앉았습니다.

마음의 눈으로 구도를 잡은 뒤 연필 대신 실을 붙여 스케치를 합니다.

이어 눈 대신 손 끝의 감각으로 수없이 선과 색채를 매만져 가며 그림을 그려 냅니다.

절망의 늪에서 그를 일으켜 세운 건 헌신적인 가족들의 노력이었습니다.

[박수희/박환 화가 여동생 : "그림도 한번 해 봐 그랬더니 안 된대요. 글씨도 되는데 그냥 한번 해 봐 그러면서. 캔버스를 가져와 보라고. 물감을 캔버스에 대고 막 짜더라고요."]

화려한 색감의 풍경화는 절망을 넘어선 희망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박환/시각장애인 화가 : "지금 쓰러져 간다 하더라도 희망을 향해서 가게끔 제 작품을 보고 느끼게끔 그런 것을 제가 표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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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2 11: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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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뿌리를 내린 나무 한 그루.

초록빛 싱싱한 이파리가 자태를 뽐냅니다.

바위 틈새로 쏟아지는 폭포수 곁에는 봄을 알리는 분홍빛 꽃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캔버스에 덧붙여진 실이며 흙, 나무껍질이 입체감을 더합니다.

모두 시각장애인 화가 박환 씨의 작품입니다.

박환 씨는 20살 무렵 처음 붓을 잡은 뒤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수차례 입선하는 등 촉망받던 화가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교통사고로 시력을 모두 잃었습니다.

[박환/시각장애인 화가 : "극복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없었던 거 같아요. 뭘 할 수 있는 게 진짜 없는 거예요."]

절망도 잠시, 빛조차 구분할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이 됐지만 사고 9개월 만에 다시 캔버스 앞에 앉았습니다.

마음의 눈으로 구도를 잡은 뒤 연필 대신 실을 붙여 스케치를 합니다.

이어 눈 대신 손 끝의 감각으로 수없이 선과 색채를 매만져 가며 그림을 그려 냅니다.

절망의 늪에서 그를 일으켜 세운 건 헌신적인 가족들의 노력이었습니다.

[박수희/박환 화가 여동생 : "그림도 한번 해 봐 그랬더니 안 된대요. 글씨도 되는데 그냥 한번 해 봐 그러면서. 캔버스를 가져와 보라고. 물감을 캔버스에 대고 막 짜더라고요."]

화려한 색감의 풍경화는 절망을 넘어선 희망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박환/시각장애인 화가 : "지금 쓰러져 간다 하더라도 희망을 향해서 가게끔 제 작품을 보고 느끼게끔 그런 것을 제가 표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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