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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먹어도 굶는 병”…8살 소년의 작은 꿈
입력 2019.04.22 (11:03) 수정 2019.04.22 (11:04) 취재후
소장이 짧은 희귀질환 '단장증후군'…소화·흡수장애 일으켜 영양실조 위험
중심 정맥 주사로 체내 영양분 공급…주사부위 감염 생길까 '노심초사'
"수영하고 싶어요" 8살 소년의 간절한 꿈
[취재후] “먹어도 굶는 병”…8살 소년의 작은 꿈
"수영하고 싶어요."

푸른 바다가 펼쳐진 강원도 동해. 이곳에 사는 8살 강인이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수영을 해보는 겁니다. 물장구치고 헤엄치며 물속에서 노니는 것. 또래 친구들에겐 평범한 일상이지만 강인이에겐 간절한 소망입니다. 강인이 가슴에는 365일 주사가 꽂혀 있습니다. 주사와 긴 주사 줄 때문에 한 번도 물에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강인이는 미숙아로 태어났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33주 만에 1.69kg으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한 달을 지냈습니다. 퇴원 후 이틀 만에 변이 나오지 않고 배가 심하게 불러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장이 썩어들어가는 희귀병 '급성 괴사성 장염'이었습니다. 강인이의 경우 3, 4일 만에 빠르게 장이 썩어 들어가 소장의 90%를 잘라내야 했습니다.


고비는 넘겼지만, 후유증이 남았습니다. 강인이의 남은 소장 길이는 20㎝ 남짓. 다른 사람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해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게 어려워졌습니다. 음식을 먹어도 흡수를 하지 못하고 영양분과 수분, 전해질 등이 그대로 배출됩니다. 먹어도 몸은 굶주리고 영양실조에 빠져 외부에서 영양분을 공급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정맥에 영양주사…밥 대신 영양제로 살아가

치료법은 하나뿐입니다. 정맥에 주사를 꽂아 영양제를 공급하는 '총정맥영양법(TPN)'.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직접 주입해 영양실조를 막습니다. 강인이도 오른쪽 빗장뼈 아래 정맥 주사를 꽂고 긴 주사 줄을 이용해 밥 대신 영양제를 맞고 있습니다.

하루에 맞는 영양제는 500㎖.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이 들어가면 몸에 부담이 올 수 있어 소량 나눠 맞아야 합니다. 1시간에 50㎖씩 맞는데 10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강인이 엄마는 밤잠을 포기할 때가 많습니다. "연결한 줄이 꼬일 수도 있고 약이 터질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니까 계속 수시로 깨서 확인도 해 줘야 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죠."


주사 부위가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은 더 어렵습니다. 주사 부위가 충격을 입어도, 물에 닿아서도 안 됩니다. 매일같이 주사 부위를 소독하지만, 세균에 노출될까 늘 걱정입니다. "계속 교육을 해요. 항상 물 묻지 않게, 오염물질 묻지 않게 조심하고 혹시 친구들이 만지려고 하면 나 아파서 하고 있는 거기 때문에 만지지 말라고 얘기하고 그러니까 본인도 조심하려고 해요."

"혈관이 망가지면 주사를 맞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굶어 죽게 되는 거잖아요."

감염으로 혈관이 다치면 주사를 다른 정맥으로 옮겨야 합니다. 고농축 특수 영양제이다 보니 중심 정맥을 통해서만 주입할 수 있는데, 사람 몸에 중심 정맥은 많아야 4개뿐입니다. 이들 혈관이 모두 손상되면 주사조차 맞을 수 없습니다.

최근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소식에 희망을 품기도 했었습니다. 장의 소화를 돕는 약으로 주사를 완전히 끊은 환자도 있다고 해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금세 마음을 접어야 했습니다. 1년 약값이 2억 원을 넘어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절망적이었죠. 저희가 그냥 애 보면서 아 어떻게 해야 하나 앞으로 또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걱정들이 많이 머릿속에 막 스치는데…."

강인이에겐 생명줄과 다름없는 주사 줄. 언제 끊길지 모를 주사 줄을 갖고 강인이와 가족은 오늘도 살아갑니다.
  • [취재후] “먹어도 굶는 병”…8살 소년의 작은 꿈
    • 입력 2019.04.22 (11:03)
    • 수정 2019.04.22 (11:04)
    취재후
소장이 짧은 희귀질환 '단장증후군'…소화·흡수장애 일으켜 영양실조 위험
중심 정맥 주사로 체내 영양분 공급…주사부위 감염 생길까 '노심초사'
"수영하고 싶어요" 8살 소년의 간절한 꿈
[취재후] “먹어도 굶는 병”…8살 소년의 작은 꿈
"수영하고 싶어요."

푸른 바다가 펼쳐진 강원도 동해. 이곳에 사는 8살 강인이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수영을 해보는 겁니다. 물장구치고 헤엄치며 물속에서 노니는 것. 또래 친구들에겐 평범한 일상이지만 강인이에겐 간절한 소망입니다. 강인이 가슴에는 365일 주사가 꽂혀 있습니다. 주사와 긴 주사 줄 때문에 한 번도 물에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강인이는 미숙아로 태어났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33주 만에 1.69kg으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한 달을 지냈습니다. 퇴원 후 이틀 만에 변이 나오지 않고 배가 심하게 불러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장이 썩어들어가는 희귀병 '급성 괴사성 장염'이었습니다. 강인이의 경우 3, 4일 만에 빠르게 장이 썩어 들어가 소장의 90%를 잘라내야 했습니다.


고비는 넘겼지만, 후유증이 남았습니다. 강인이의 남은 소장 길이는 20㎝ 남짓. 다른 사람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해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게 어려워졌습니다. 음식을 먹어도 흡수를 하지 못하고 영양분과 수분, 전해질 등이 그대로 배출됩니다. 먹어도 몸은 굶주리고 영양실조에 빠져 외부에서 영양분을 공급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정맥에 영양주사…밥 대신 영양제로 살아가

치료법은 하나뿐입니다. 정맥에 주사를 꽂아 영양제를 공급하는 '총정맥영양법(TPN)'.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직접 주입해 영양실조를 막습니다. 강인이도 오른쪽 빗장뼈 아래 정맥 주사를 꽂고 긴 주사 줄을 이용해 밥 대신 영양제를 맞고 있습니다.

하루에 맞는 영양제는 500㎖.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이 들어가면 몸에 부담이 올 수 있어 소량 나눠 맞아야 합니다. 1시간에 50㎖씩 맞는데 10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강인이 엄마는 밤잠을 포기할 때가 많습니다. "연결한 줄이 꼬일 수도 있고 약이 터질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니까 계속 수시로 깨서 확인도 해 줘야 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죠."


주사 부위가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은 더 어렵습니다. 주사 부위가 충격을 입어도, 물에 닿아서도 안 됩니다. 매일같이 주사 부위를 소독하지만, 세균에 노출될까 늘 걱정입니다. "계속 교육을 해요. 항상 물 묻지 않게, 오염물질 묻지 않게 조심하고 혹시 친구들이 만지려고 하면 나 아파서 하고 있는 거기 때문에 만지지 말라고 얘기하고 그러니까 본인도 조심하려고 해요."

"혈관이 망가지면 주사를 맞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굶어 죽게 되는 거잖아요."

감염으로 혈관이 다치면 주사를 다른 정맥으로 옮겨야 합니다. 고농축 특수 영양제이다 보니 중심 정맥을 통해서만 주입할 수 있는데, 사람 몸에 중심 정맥은 많아야 4개뿐입니다. 이들 혈관이 모두 손상되면 주사조차 맞을 수 없습니다.

최근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소식에 희망을 품기도 했었습니다. 장의 소화를 돕는 약으로 주사를 완전히 끊은 환자도 있다고 해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금세 마음을 접어야 했습니다. 1년 약값이 2억 원을 넘어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절망적이었죠. 저희가 그냥 애 보면서 아 어떻게 해야 하나 앞으로 또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걱정들이 많이 머릿속에 막 스치는데…."

강인이에겐 생명줄과 다름없는 주사 줄. 언제 끊길지 모를 주사 줄을 갖고 강인이와 가족은 오늘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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