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단독] 임정 ‘숨은 주역’ 한곳에…200명 초기 사진 발굴

입력 2019.04.11 (21:14) 수정 2019.04.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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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시는 이 사진들은, 1919년부터 45년까지 임시정부를 이끈 인물들입니다.

국권회복과 국민주권이라는 목표로, 낯선 땅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세우고 27년 동안 독립투쟁을 주도한,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임시정부 수립 뒤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수많은 선열들의 피땀이 녹아 있습니다.

지금 KBS가 단독 보도할 사진도 임시정부 기초를 닦은, 숨은 주역들의 모습입니다.

임시정부 출범 직후 찍은 사진으로, 등장하는 인물만 2백여 명. 임정 초기 사진으로는 유일합니다.

KBS 탐사보도부가 일본 현지에서 단독 발굴했습니다. 무슨 사진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먼저 이재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취재진은 일본군 자료가 한데 모여 있는 방위성 산하 방위연구소를 찾았습니다.

백년 전 작성된 일본 육군성 보고 자료.

두꺼운 보고서 더미 속에 기다란 흑백 사진이 첨부돼있습니다.

1919년 당시 일본 측이 입수한 상해임시정부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KBS가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와 공동 취재한 결과 이 사진은 임정 수립 직후인 1919년 7월 일본 조선군참모장이 육군차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고서는 사진 속 인물에 대해 "상하이에 있는 조선인 간부와 결사자 2백여 명"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우석/독립기념관 연구원 : "1919년에서 1921년 하반기까지 3.1운동에서부터 비롯된 국내외의 독립운동에 관해서 정리해놓은 문서철입니다."]

사진 속에는 남성 178명, 여성과 아이들 47명 등 모두 225명이 등장합니다.

중앙에 앉아있는 이 남성, 임시의정원 2대 의장을 지낸 손정도 선생입니다.

상해교민단장과 의정원 상임위원을 맡았던 김홍서 선생.

훗날 임시정부 주석이 된 김구 선생을 옆에서 늘 보좌했던 엄항섭 선생도 확인됩니다.

해방 이후 국회의장을 하고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도 했던 신익희 선생의 젊은 모습도 보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선명도는 떨어지지만 김구 선생의 40대 초반 모습과, 독립운동의 또 다른 거두가 되는 여운형 선생의 얼굴도 희미하게나마 확인됩니다.

학계 전문가들 분석을 거쳐 지금까지 26명의 독립운동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임정 수립 직후인 4월 30일, 지금의 국회의장 격인 의정원 의장으로 손정도 목사가 새로 선출되는데 이날 전후로 촬영한 걸로 분석됩니다.

[김광재/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실장 : "손정도가 주인공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하고요. 공원에 가서 축하 모임을 갖고 사진관 기사를 불러 촬영한 게 아닌가 추정합니다."]

임시정부 수립 직후 촬영된 초기 사진으로는 이 사진이 유일합니다.

2백 명이 넘는 단체사진이라, 우리가 기억하는 유명인사들 말고도 임정 초기 '숨은 주역'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사진 오른쪽을 보면 상대적으로 더 선명해서 누군지 식별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역사에서 잊힌 '이름 없는 주역'들입니다.

임시정부가 출발하는 데 궂은일을 도맡았던 젊은 실무자들이자, 특히 초기 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던 사람들도 상당수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시준/단국대 사학과 교수 : "몇몇 지도자들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 기반이 바로 이분들이구나 하는 것을 이름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사진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KBS는 원본에 있는 자국과 흠집을 제거하고 보정 작업을 거친 사진을 KBS 뉴스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임시정부 수립 초기 2백여 명 단체 사진 내려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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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4-11 22: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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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시는 이 사진들은, 1919년부터 45년까지 임시정부를 이끈 인물들입니다.

국권회복과 국민주권이라는 목표로, 낯선 땅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세우고 27년 동안 독립투쟁을 주도한,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임시정부 수립 뒤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수많은 선열들의 피땀이 녹아 있습니다.

지금 KBS가 단독 보도할 사진도 임시정부 기초를 닦은, 숨은 주역들의 모습입니다.

임시정부 출범 직후 찍은 사진으로, 등장하는 인물만 2백여 명. 임정 초기 사진으로는 유일합니다.

KBS 탐사보도부가 일본 현지에서 단독 발굴했습니다. 무슨 사진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먼저 이재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취재진은 일본군 자료가 한데 모여 있는 방위성 산하 방위연구소를 찾았습니다.

백년 전 작성된 일본 육군성 보고 자료.

두꺼운 보고서 더미 속에 기다란 흑백 사진이 첨부돼있습니다.

1919년 당시 일본 측이 입수한 상해임시정부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KBS가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와 공동 취재한 결과 이 사진은 임정 수립 직후인 1919년 7월 일본 조선군참모장이 육군차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고서는 사진 속 인물에 대해 "상하이에 있는 조선인 간부와 결사자 2백여 명"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우석/독립기념관 연구원 : "1919년에서 1921년 하반기까지 3.1운동에서부터 비롯된 국내외의 독립운동에 관해서 정리해놓은 문서철입니다."]

사진 속에는 남성 178명, 여성과 아이들 47명 등 모두 225명이 등장합니다.

중앙에 앉아있는 이 남성, 임시의정원 2대 의장을 지낸 손정도 선생입니다.

상해교민단장과 의정원 상임위원을 맡았던 김홍서 선생.

훗날 임시정부 주석이 된 김구 선생을 옆에서 늘 보좌했던 엄항섭 선생도 확인됩니다.

해방 이후 국회의장을 하고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도 했던 신익희 선생의 젊은 모습도 보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선명도는 떨어지지만 김구 선생의 40대 초반 모습과, 독립운동의 또 다른 거두가 되는 여운형 선생의 얼굴도 희미하게나마 확인됩니다.

학계 전문가들 분석을 거쳐 지금까지 26명의 독립운동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임정 수립 직후인 4월 30일, 지금의 국회의장 격인 의정원 의장으로 손정도 목사가 새로 선출되는데 이날 전후로 촬영한 걸로 분석됩니다.

[김광재/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실장 : "손정도가 주인공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하고요. 공원에 가서 축하 모임을 갖고 사진관 기사를 불러 촬영한 게 아닌가 추정합니다."]

임시정부 수립 직후 촬영된 초기 사진으로는 이 사진이 유일합니다.

2백 명이 넘는 단체사진이라, 우리가 기억하는 유명인사들 말고도 임정 초기 '숨은 주역'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사진 오른쪽을 보면 상대적으로 더 선명해서 누군지 식별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역사에서 잊힌 '이름 없는 주역'들입니다.

임시정부가 출발하는 데 궂은일을 도맡았던 젊은 실무자들이자, 특히 초기 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던 사람들도 상당수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시준/단국대 사학과 교수 : "몇몇 지도자들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 기반이 바로 이분들이구나 하는 것을 이름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사진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KBS는 원본에 있는 자국과 흠집을 제거하고 보정 작업을 거친 사진을 KBS 뉴스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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