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IS 신부의 귀환

입력 2019.02.21 (20:36) 수정 2019.02.2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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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주한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최근에 한 영국 여성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에 빠져 시리아로 향했던 19살의 샤미마 베굼인데요.

최근 시리아 현지에서 셋째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그녀의 가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영국내 여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오늘의 키워드 'IS 신부의 귀환'입니다.

베굼 가족의 변호인은 지난 17일 트위터에 "샤미마가 아이를 출산했으며 둘 다 건강하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가족 성명을 올렸습니다.

샤미마는 15살이었던 2015년, 같은 학교 여학생 2명과 함께 IS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시리아에 건너간지 3주 만에 네덜란드 출신 IS 전사와 결혼해 2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모두 영양실조로 숨졌습니다.

셋째를 출산한 샤미마는 현재 시리아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데요.

아기와 함께 귀국할 수 있다면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샤미마 베굼/英 출신 IS 대원 : "여기서 평생 살 수 없습니다. 이 캠프에서 아이를 키울 수가 없어요. 여기서 지내다가는 아이가 죽을 수도 있어서 불안해요."]

[앵커]

그런데 베굼의 조국인 영국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은 모양이에요.

[기자]

무슬림계인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의 발언이 상징적으로 영국 여론을 대변하고 있는데요.

"IS에 참여했던 이들이 돌아오는 것을 막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지드 자비드/영국 내무장관 : "우리는 영국을 떠나 시리아나 이라크 분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영국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에 더해 귀환하는 IS 가담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650년 된 반역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의 반역법은 군주의 죽음을 모의하거나 왕의 적들에 가담하는 자들을 처벌하도록 돼 있는데 이 조항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며 강화를 해야 할 필요성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 스카이 뉴스 여론조사에서도 영국민의 76%가 "그녀가 돌아와선 안된다"고 답했습니다.

이같은 부정적 기류에는 그녀의 인터뷰가 한몫했습니다.

[샤미마 베굼 : "후회하지는 않아요. 저를 바꿨거든요. 영국에서는 만나지 못할 사람을 만나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어요. 그곳에서 잘 지냈어요."]

반면,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은 "영국 시민을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수용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앵커]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독일의 예를 한번 살펴볼까요?

현재 시리아에서 붙잡혀 구금된 IS 전투원 가운데 독일 여권을 갖고 있는 사람은 40여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독일 정부는 이 가운데 18명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발부했고요.

독일 정부는 이 사람들이 귀국하려고 한다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경우에만 데려간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특히 중대 범죄를 저지른 전직 IS 전투원의 경우엔 체포영장이 발부돼야만 데려갈 수 있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프랑스도 자국 포로들을 최근 데려오고 있지만 야당의 반발이 큰 상황입니다.

프랑스는 IS 전사가 귀국하면 일단 감옥으로 보내 사회와 격리시킵니다.

[앵커]

IS에 가담한 사람들의 신병 처리를 놓고 유럽 국가들이 골머리를 앓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를 통해 "유럽 동맹국이 IS 포로 8백명을 데려가지 않으면 그들을 풀어주겠다. 데려가 재판에 회부하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결정하면서 쿠르드 민병대는 시리아 내 포로 수용소에 억류중인 유럽 출신 IS 포로들을 출신 국가에서 데려가라고 꾸준히 요구해 왔습니다.

국제법에 따르면 국가 간 전쟁을 마치면 포로들은 출신국으로 송환됩니다.

하지만 IS는 국제사회가 인정한 정식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IS와의 전쟁을 내전으로 보느냐, 국제전쟁으로 보느냐에 따라 포로 송환문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범죄 혐의가 뚜렷한 전투원과 달리 단순 가담자에 불과한 여성과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고민거립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미군이 철군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생겼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무질서를 유럽에 퍼뜨렸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IS에 가담했다가 이를 후회하고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길 희망한 미국인 여성 호다 무타나의 입국이 현지시간 20일 거부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호다 무타나는 미국 시민이 아니며, 미국에 입국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무타나 입국 차단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판 '내로남불'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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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IS 신부의 귀환
    • 입력 2019-02-21 20:35:45
    • 수정2019-02-21 20:52:28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주한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최근에 한 영국 여성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에 빠져 시리아로 향했던 19살의 샤미마 베굼인데요.

최근 시리아 현지에서 셋째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그녀의 가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영국내 여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오늘의 키워드 'IS 신부의 귀환'입니다.

베굼 가족의 변호인은 지난 17일 트위터에 "샤미마가 아이를 출산했으며 둘 다 건강하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가족 성명을 올렸습니다.

샤미마는 15살이었던 2015년, 같은 학교 여학생 2명과 함께 IS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시리아에 건너간지 3주 만에 네덜란드 출신 IS 전사와 결혼해 2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모두 영양실조로 숨졌습니다.

셋째를 출산한 샤미마는 현재 시리아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데요.

아기와 함께 귀국할 수 있다면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샤미마 베굼/英 출신 IS 대원 : "여기서 평생 살 수 없습니다. 이 캠프에서 아이를 키울 수가 없어요. 여기서 지내다가는 아이가 죽을 수도 있어서 불안해요."]

[앵커]

그런데 베굼의 조국인 영국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은 모양이에요.

[기자]

무슬림계인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의 발언이 상징적으로 영국 여론을 대변하고 있는데요.

"IS에 참여했던 이들이 돌아오는 것을 막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지드 자비드/영국 내무장관 : "우리는 영국을 떠나 시리아나 이라크 분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영국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에 더해 귀환하는 IS 가담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650년 된 반역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의 반역법은 군주의 죽음을 모의하거나 왕의 적들에 가담하는 자들을 처벌하도록 돼 있는데 이 조항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며 강화를 해야 할 필요성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 스카이 뉴스 여론조사에서도 영국민의 76%가 "그녀가 돌아와선 안된다"고 답했습니다.

이같은 부정적 기류에는 그녀의 인터뷰가 한몫했습니다.

[샤미마 베굼 : "후회하지는 않아요. 저를 바꿨거든요. 영국에서는 만나지 못할 사람을 만나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어요. 그곳에서 잘 지냈어요."]

반면,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은 "영국 시민을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수용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앵커]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독일의 예를 한번 살펴볼까요?

현재 시리아에서 붙잡혀 구금된 IS 전투원 가운데 독일 여권을 갖고 있는 사람은 40여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독일 정부는 이 가운데 18명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발부했고요.

독일 정부는 이 사람들이 귀국하려고 한다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경우에만 데려간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특히 중대 범죄를 저지른 전직 IS 전투원의 경우엔 체포영장이 발부돼야만 데려갈 수 있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프랑스도 자국 포로들을 최근 데려오고 있지만 야당의 반발이 큰 상황입니다.

프랑스는 IS 전사가 귀국하면 일단 감옥으로 보내 사회와 격리시킵니다.

[앵커]

IS에 가담한 사람들의 신병 처리를 놓고 유럽 국가들이 골머리를 앓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를 통해 "유럽 동맹국이 IS 포로 8백명을 데려가지 않으면 그들을 풀어주겠다. 데려가 재판에 회부하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결정하면서 쿠르드 민병대는 시리아 내 포로 수용소에 억류중인 유럽 출신 IS 포로들을 출신 국가에서 데려가라고 꾸준히 요구해 왔습니다.

국제법에 따르면 국가 간 전쟁을 마치면 포로들은 출신국으로 송환됩니다.

하지만 IS는 국제사회가 인정한 정식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IS와의 전쟁을 내전으로 보느냐, 국제전쟁으로 보느냐에 따라 포로 송환문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범죄 혐의가 뚜렷한 전투원과 달리 단순 가담자에 불과한 여성과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고민거립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미군이 철군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생겼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무질서를 유럽에 퍼뜨렸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IS에 가담했다가 이를 후회하고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길 희망한 미국인 여성 호다 무타나의 입국이 현지시간 20일 거부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호다 무타나는 미국 시민이 아니며, 미국에 입국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무타나 입국 차단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판 '내로남불'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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