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연간 14톤 탄소배출…‘탄소중립’ 어디로?

입력 2021.04.23 (06:52) 수정 2021.04.2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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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젯밤, 각국 정상들이 기후 회담을 열었습니다.

화두는 단연 '탄소 배출'이었는데요.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탄소배출량은 여전히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습니다.

우리나라 탄소 배출의 실태를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내가 배출하는 탄소량은 얼마나 될까?

아침에 눈을 떠 세수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상당량의 전기 사용을 통해 탄소가 배출됐습니다.

약 16km의 출근길엔 탄소를 1.6kg이나 썼습니다.

점심 한 끼는 더 합니다.

소고기 햄버그스테이크 반찬 하나에 탄소 4kg, 점심 한 끼 탄소량이 오전에 쓴 탄소의 2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이렇게 하루 동안 혼자 배출한 탄소량은 13kg입니다.

1년으로 계산하면 5.2톤 정도 되는데요.

한국의 탄소배출량은 2018년 기준 7억 2천만 톤.

국민 한 명당 14.1톤을 배출하는 셈입니다.

개인이 이런 생활 속 탄소 배출을 줄이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안준관/기후변화 컨설팅사 상무/탄소 배출량 계산 : "실질적으로 개인이 많이 써서 증가했기보다는 우리가 산업에서 배출한 양이 많기 때문에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배출량이 증가한 겁니다."]

그렇다면 2050년 탄소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정부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기본 방향은 석탄 발전을 과감하게 감축하겠다는 것이지만, 정작 발전 설비 계획에는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지어 30년간 가동한다는 방침입니다.

[윤세종/기후솔루션 변호사 :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탈석탄에도 명확한 정책 목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 국가 주요 산업의 체질개선도 더딘 상황.

지난 30년 동안 유럽 국가들은 탄소 배출을 23% 줄인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동안 140% 넘게 늘었습니다.

[조천호/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 "전혀 반대되는 길을 걸어 버렸어요. 지금 현재 재생에너지 전환을 너무 해놓지 않아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후진적인 (국가예요)."]

10년 뒤 24% 넘게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정부, 이대로라면 탄소 중립은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류재현 최석규/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홍윤철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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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당 연간 14톤 탄소배출…‘탄소중립’ 어디로?
    • 입력 2021-04-23 06:52:25
    • 수정2021-04-23 06:57:22
    뉴스광장 1부
[앵커]

어젯밤, 각국 정상들이 기후 회담을 열었습니다.

화두는 단연 '탄소 배출'이었는데요.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탄소배출량은 여전히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습니다.

우리나라 탄소 배출의 실태를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내가 배출하는 탄소량은 얼마나 될까?

아침에 눈을 떠 세수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상당량의 전기 사용을 통해 탄소가 배출됐습니다.

약 16km의 출근길엔 탄소를 1.6kg이나 썼습니다.

점심 한 끼는 더 합니다.

소고기 햄버그스테이크 반찬 하나에 탄소 4kg, 점심 한 끼 탄소량이 오전에 쓴 탄소의 2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이렇게 하루 동안 혼자 배출한 탄소량은 13kg입니다.

1년으로 계산하면 5.2톤 정도 되는데요.

한국의 탄소배출량은 2018년 기준 7억 2천만 톤.

국민 한 명당 14.1톤을 배출하는 셈입니다.

개인이 이런 생활 속 탄소 배출을 줄이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안준관/기후변화 컨설팅사 상무/탄소 배출량 계산 : "실질적으로 개인이 많이 써서 증가했기보다는 우리가 산업에서 배출한 양이 많기 때문에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배출량이 증가한 겁니다."]

그렇다면 2050년 탄소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정부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기본 방향은 석탄 발전을 과감하게 감축하겠다는 것이지만, 정작 발전 설비 계획에는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지어 30년간 가동한다는 방침입니다.

[윤세종/기후솔루션 변호사 :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탈석탄에도 명확한 정책 목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 국가 주요 산업의 체질개선도 더딘 상황.

지난 30년 동안 유럽 국가들은 탄소 배출을 23% 줄인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동안 140% 넘게 늘었습니다.

[조천호/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 "전혀 반대되는 길을 걸어 버렸어요. 지금 현재 재생에너지 전환을 너무 해놓지 않아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후진적인 (국가예요)."]

10년 뒤 24% 넘게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정부, 이대로라면 탄소 중립은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류재현 최석규/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홍윤철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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