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풍자’ 해외 전시회 후원도 취소…자민당 외압 의혹

입력 2019.11.08 (08:48) 수정 2019.11.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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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본 내 분위기가 이젠 해외 전시회까지 향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 등을 풍자한 해외 작품 전시회에 대한 후원을 끊었는데 그 배경에 집권 자민당 의원들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아베 총리로 분장한 인물이 침략 전쟁과 식민 지배를 사과하는 동영상.

방호복 일장기에서 핏물이 떨어지는 이 작품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풍자했습니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당시 히로히토 일왕을 사진에서 지워버린 작품도 있습니다.

일본과 오스트리아 국교 1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전시회에 일본 정부가 후원을 철회했습니다.

[전시회 기획자 : "누군가를 모욕하려는 의도의 작품이 아닙니다. '금기시'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후원 취소 배경에 정치권 입김이 있었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집권 자민당 내에선 전시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나가오 다카시/일본 중의원/지난 2일/인터넷TV '문화인' : "속내를 감춘 채 예술이라는 형태로 모독을 계속하는, 완전한 정치적 선동에 불과해요."]

특히 후원 철회 전날에는 "작품 전시를 방치해 왔다"며 정부 대응을 요구하는 모임도 열렸습니다.

도쿄신문은 "압력을 받은 외무성이 정치권 눈치를 보며 알아서 후원을 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질문을 받은 일본 정부 대변인은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외무성이 판단한 일이니까 외무성에 직접 물어보세요."]

이번 일을 두고 일본 언론들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불관용적인 태도가 해외에까지 파급된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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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아베 풍자’ 해외 전시회 후원도 취소…자민당 외압 의혹
    • 입력 2019-11-08 08:51:00
    • 수정2019-11-08 08: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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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본 내 분위기가 이젠 해외 전시회까지 향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 등을 풍자한 해외 작품 전시회에 대한 후원을 끊었는데 그 배경에 집권 자민당 의원들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아베 총리로 분장한 인물이 침략 전쟁과 식민 지배를 사과하는 동영상.

방호복 일장기에서 핏물이 떨어지는 이 작품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풍자했습니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당시 히로히토 일왕을 사진에서 지워버린 작품도 있습니다.

일본과 오스트리아 국교 1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전시회에 일본 정부가 후원을 철회했습니다.

[전시회 기획자 : "누군가를 모욕하려는 의도의 작품이 아닙니다. '금기시'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후원 취소 배경에 정치권 입김이 있었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집권 자민당 내에선 전시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나가오 다카시/일본 중의원/지난 2일/인터넷TV '문화인' : "속내를 감춘 채 예술이라는 형태로 모독을 계속하는, 완전한 정치적 선동에 불과해요."]

특히 후원 철회 전날에는 "작품 전시를 방치해 왔다"며 정부 대응을 요구하는 모임도 열렸습니다.

도쿄신문은 "압력을 받은 외무성이 정치권 눈치를 보며 알아서 후원을 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질문을 받은 일본 정부 대변인은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외무성이 판단한 일이니까 외무성에 직접 물어보세요."]

이번 일을 두고 일본 언론들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불관용적인 태도가 해외에까지 파급된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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